경자년(庚子年) 해넘이
(2020.12.25.)
또 한 해가 저물어 간다. 해넘이를 조망하며 지난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근년 들어서는 일몰 감상을 위해 강화 ‘동검도’에 있는 미술 카페를 자주 찾았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 19’로 인해 야외에서 해넘이를 지켜보기로 했다. 날짜는 휴일 중 맑은 날, 장소는 강화 ‘장화리 해넘이 마을’로 정했다. 크리스마스 저녁 강화지역은 날씨가 쾌청하고 포근한 것으로 예보되었다. 일몰시간은 5시 20분경이지만 드라이브를 즐길 겸 2시경 집을 나섰다. 올림픽대로와 김포한강로의 교통이 원활해 쉽게 강화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러나 한강로에서 국도 48호선 연결도로에 진입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차선 수가 줄어들고 조류독감 예방약액 분사 때문인지 극심한 교통정체가 일어났다. 준비해 온 커피를 마시며 지루함을 달랬다. 강화대교를 건너자 정체는 풀렸지만 어느덧 겨울 해는 뉘엿뉘엿 서산으로 향하고 있었다.
한 시간이상 지체되었지만 일찍 출발한 덕분에 해넘이를 볼 수 있었다. 석양이 서쪽 하늘을 한창 물들이고 있을 즈음 ‘장화리’에 도착했다. 일몰을 구경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해안가를 찾아 발길을 옮겼다. 하늘은 이미 황금빛 노을로 물들었고 개벌은 금빛으로 빤짝이었다. 붉은 해가 수평선으로 접근해가자 하늘은 물론 갯골까지 벌겋게 달아올랐다. 아름다운 해넘이의 장관은 바라보는 이의 마음을 황홀하게 만들었다. 이윽고 불덩이로 변한 석양은 점점 빠른 속도로 떨어지듯 수평선 너머로 모습을 감추었다. 멀리 작은 섬들이 꺼져가는 화면에 실루엣처럼 희미하게 시야에 들어왔다. 땅거미가 쏟아져 내리자 주위가 금방 어둑어둑해졌다. 힘든 한 해였지만,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니 한편으론 서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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