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정원/2022년 하늘정원 4

하늘정원에 핀 가을꽃과 월동준비

하늘정원에 핀 가을꽃과 월동준비 (2022.12) 하늘정원에 피는 가을꽃은 봄과 여름철에 비해 화려하지는 않지만 수수해서 좋다. 화단과 화분에 국화꽃이 피기 시작하면 가을이 온 줄 안다. 이제 우리집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아 여러 색깔의 국화가 이곳저곳에서 핀다. 샛노란 빛깔의 산국, 하얀 설악초, 청초한 모습의 ‘나도 샤프란’도 계절을 놓친 적이 없다. 나팔꽃, 란타나, 족두리꽃(풍접초)은 여름부터 부지런히 꽃을 피우고, 엔젤트럼펫은 계절을 가리지 않는다. 또한 남천의 붉은 열매는 꽃보다 더 아름답다. 계절을 착각해 가을에 피는 덩굴장미는 하늘정원의 귀한 손님 같다. 하늘정원 월동준비는 우리집의 가장 큰 행사 중 하나다. 기온과 식물의 생육상태 그리고 내 컨디션을 감안해 계획을 세운다. 올해는 허리 통증..

하늘정원의 여름

하늘정원의 여름 (2022.9) 며칠 사이에 하늘이 훌쩍 높아지고 매미 우는 소리가 뜸해졌다. 머잖아 들판엔 황금물결이 일렁이고 저마다 땀 흘려 이룬 결실을 거두어들이겠지. 아침, 저녁으로 하늘정원에 올라 꽃들의 상태를 살피고 물을 주던 일이 엊그제 같은데... 꽃들이 피었던 자리에는 벌써 꽃씨가 영글어 가는 모습이 엿보인다. 무더위 속에서 꽃을 피우는 모습을 대견스럽게 바라보던 일은 이제 추억이 되었나 보다. 여름철 하늘정원에 핀 꽃들 중에 향기로는 문주란, 야래향, 란타나, 엔젤트럼펫이 뛰어났다. 그 중에서 꽃 모양은 문주란, 향기의 은은함은 야래향이 으뜸이었다. 예전부터 익숙하게 보아왔던 봉선화, 채송화, 원추리, 나리꽃, 나팔꽃, 도라지꽃과 목본류인 능소화, 수국이 피었다. 풍접초(쪽두리꽃), 풍..

하늘정원의 봄과 초여름

하늘정원의 봄과 초여름 (2022.6) 하늘정원의 봄은 긴 기다림 끝에 오지만 떠날 때는 가고 난 후에야 알게 된다. 보내고 싶지 않은 마음이 큰 까닭이리라. 긴 겨울을 함께 보낸 꽃들이 피어날 때마다 느끼는 마음을 모아 계절일기에 남겨 놓는다. 보라색 ‘매발톱꽃’이 피고나자 동백꽃 봉오리가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유난히 많이 맺힌 꽃망울이 피지도 못한 채 떨어질까 봐 걱정했는데, 차례차례 붉은 꽃을 활짝 피워 기쁨을 주었다. 다양한 철쭉꽃들이 뒤따라 피어났다. 종류마다 독특한 이름을 가졌지만 그냥 철쭉이라 불러도 좋을 것이다. 베란다 꽃밭에 하얀 은방울꽃이 송이송이 피어나고, 봄이 한층 무르익어 갔다. ‘샤스타 데이지’가 무리지어 피어 바람결에 살랑대는 모습이 정겹다. ‘디기탈리스’와 ‘섬초롱꽃’이 ..

실내외 새봄맞이

실내외 새봄맞이 (2022.4.5.) (실내에 핀 꽃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하더니 복도에 활짝 핀 ‘긴기아난’꽃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뒷방에서 겨울을 보내고 함께 있던 꽃들을 바깥으로 내보낼 때 향기를 탐해 복도에 두었던 꽃이다. 복도엔 동양란 하나, 양란 하나, 군자란 둘, 긴기아난 넷 등 모두 8개의 화분이 서로 경쟁하듯 꽃들을 활짝 피웠다. 꽃 모양은 보는 사람마다 느낌이 다를 수 있겠지만, 향기는 ‘긴기아난’이 완전 압권인 듯하다. 2주 전 어느 날 새벽 눈을 떴을 때 감미로운 향기로 내 마음을 들뜨게 하며 피어났다. 퇴근이나 외출에서 돌아올 때면 독특한 향기로 반겨주곤 했다. 향기 속에 겨울을 견뎌낸 꿋꿋함이 느껴져 더욱 좋았다. 세상만사 모든 것이 인연 따라 만나고 헤어진다더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