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들의 아파트 하늘정원 눈놀이
(2024.11.30.)
11월 마지막 주 초에 엄청나게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출근길에 가로수가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부러진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습니다. 나이가 드니 눈이 오면 즐겁기보다 길이 미끄럽고 교통 정체가 생기는 등 불편한 점이 더 많습니다. 그러나 이번 주말에는 손주들이 놀러올 예정이라 아파트 옥상에 눈놀이할 만한 눈이 남아 있을지 마음이 쓰였습니다. 하루 전까지 옥상 하늘정원 장독대와 바닥에 눈이 제법 쌓여 있는 것을 보고, 손주들 장갑과 눈놀이용 기구를 준비해 오도록 연락했답니다.
준모네가 먼저 도착했는데 준모는 친구와 ‘체스’ 선약이 있어 지우만 동행했습니다. 외갓집 농장에 들렀다며 쌀과 채소랑 과일을 많이 가져 와 한참을 날랐습니다. 짐 정리가 끝나 갈 무렵에 소민이네도 도착해 사촌끼리 오랜만에 반갑게 만났습니다. 할애비가 손주들이 좋아하는 책을 선물하고 나서, 조부모와 손주들만의 ‘루미큐브’ 게임을 벌였습니다. 지우는 게임 도중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책을 읽는 여유를 보였으며, 소민이는 실력이 늘자 자신감이 생긴 듯 장난을 치기도 했습니다.
게임이 끝나자, 지우와 소민이는 “눈놀이 하러 가자!”며 앞을 다투어 옥상 하늘정원으로 올라갔습니다. 눈이 녹아내리는 상태라 방금 온 눈처럼 부드럽지는 않았지만, 양은 놀이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였습니다. 소민이가 준비해 온 눈 뭉치는 기구 2개와 하늘정원에 있던 플라스틱 그릇과 부삽을 이용하니 크고 작은 눈덩이를 여럿 뭉칠 수 있었습니다. 지우와 소민이는 뭉쳐놓은 눈덩이를 서로 합쳐서 다양한 형상의 눈 조형물을 만들어 냈습니다. 감기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강조한 까닭에, 괴성과 웃음이 터져 나오는 눈싸움은 벌어지지 않았답니다.
눈놀이를 끝내고 거실로 내려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지우는 “할아버지! 할아버지~”부르며 다정하게 조손간 얘기를 주도해 나갔습니다. 틈만 나면 독서하는 좋은 습관도 여전해 마음이 흡족했습니다. 아빠, 엄마의 일정이 있어 아쉽지만 먼저 집으로 돌아가고, 소민이는 할아버지와 공놀이, 아빠와 카드놀이를 하며 더 놀았습니다. 오늘따라 무슨 일인지 자꾸 배가 고프다 하여 평소보다 조금 일찍 저녁을 먹었습니다. 식사 후에는 조부모 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어 박수를 많이 받았답니다. 자라면서 자기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어른들의 말을 새겨듣는 태도가 생겨 더욱 귀여웠습니다.
(게임과 재롱)
(하늘정원 눈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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