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25) 25

우면산 무장애 숲길

우면산 무장애 숲길(2025.6.21.)우면산은 도심에 있는 나지막한 야산으로 가벼운 등산을 하며 약수터에 들리기 좋다. 한때는 예술의 전당 쪽에서 대성사를 거쳐 우면산 소망탑에 올랐다가, 하산길에 약수터에 들러 목을 축이곤 했다. 세월이 흘러 요즘은 산비탈에 설치된 계단을 오르자면 무릎에 부담이 간다는 이유(?)로 산을 오르지 않고 바라만 본다. 차를 타고 남부순환로를 지날 때 우면산에 ‘무장애 숲길’이 조성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무관심 속에 차츰 잊혀갔다. 무심코 창밖을 바라보는데 멀리 녹음이 한창 우거진 우면산이 시야에 들어왔다. 장마철이라 하늘은 흐리지만 당장 비가 올 것 같지는 않았다. 유모차와 휠체어도 오를 수 있다는 우면산 무장애 숲길이 떠올랐다. 가벼운 차림에 운동화를 신고 예술..

여름에 다녀온 봄꽃 축제

여름에 다녀온 봄꽃 축제(2025.6.14.)봄에는 꽃구경 하고 가을에는 단풍구경 가는 것이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우리네 삶의 문화인데, 요즘은 많이 달라진 듯하다. 한여름을 방불케 하는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봄꽃 축제가 열리는 곳이 있다고 한다. 꽃의 종류와 파종시기, 일조 시간을 이용해 개화 시기를 조절하는 원예 기술 덕분인가 보다. 주말에 바람을 쐴 겸 교외로 나가 드라이브를 하고 봄꽃 축제가 열리는 철원 고석정 꽃밭에도 다녀오기로 했다. 고석정 일대는 꽃 축제뿐만 아니라 고석정 국민관광지, 주상절리길, 물윗길과 얼음 트레킹, 한탄강 뱃놀이, 세계지질공원 등으로 유명한 곳이다. 고석정 꽃밭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땡볕으로 나오니 한낮의 열기로 숨이 턱 막히는 듯했다. 꽃밭 입구에 준비된 ..

양구 한반도섬과 파라호 꽃섬

양구 한반도섬과 파라호 꽃섬(2025.6.3.)속초에서 양구로 가는 길에 미시령 옛길을 이용해 울산바위 전망대와 미시령 정상에 들렀다. 울산바위는 언제 어느 방향에서 봐도 웅장하고 기묘하게 생긴 암반봉우리가 마음을 사로잡는다. 어제 권금성에 올랐을 때도 울산바위가 보였지만 이곳 미시령 전망대에서 보는 자태만은 못했다. 미시령 고갯길을 힘들게 올라 정상에 도착하니 예전 휴게소와 주차장 자리는 자연 상태로 복원되었고 ‘미시령 탐방지원센터’만 남아 있었다. 미시령에서 속초 시가지 쪽을 바라보면 바다와 함께 펼쳐지는 경치가 좋은데, 오늘은 옅은 안개로 희미하게 보였다. 양구 ‘한반도섬’으로 들어가는 데크 교량 옆에 차를 세웠다. 교량 입구에는 방문객들의 편의를 위해 빌려주는 원색의 양산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

양양 의상대와 낙산사

양양 의상대와 낙산사(2025.6.2.)이번 낙산사 방문은 산불로 인한 화재 피해를 입은 후 두 번째이다. 바닷가 높다란 절벽 위에 자리한 의상대(義湘臺)부터 찾았다. 바닷가에 있는 정자나 누각이 대부분 그러하듯 주변 자연과 어우러진 경치가 빼어났다. 주변 솔숲도 좋았지만 지붕 위로 우뚝 솟은 멋진 소나무의 자태가 으뜸이었다. 홍련암으로 가는 해변 비탈길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한곳을 주시하고 있었다. 궁금한 마음에 뭐를 구경하는지 살펴보았다. 제대로 날지 못하는 두 마리의 어린 독수리(?)가 바위에 앉아 있는 모습이었다. 독수리를 보기도 쉽지 않을 테고, 바닷가 바위에 둥지를 트는 일이 흔치 않으니 구경거리가 된 모양이다. 홍련암은 낙산사 부속 암자로 해안가 가파른 바위에 자리하여 경치가 무척 좋은 곳이..

설악산 권금성과 영랑호 전망대

설악산 권금성과 영랑호 전망대(2025.6.2.)오랜만에 케이블카를 타고 권금성에 올라 설악산 일대의 절경을 감상하기로 했다. 설악산은 종종 방문해 왔지만 권금성에 올라 경치를 구경한 지는 꽤 오래된 것 같다. 방문객들이 아침부터 몰려들었지만 평일이라 주차와 케이블카 탑승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케이블카를 탑승하고 권금성으로 오를 때 유리창 너머로 바라보이는 설악산 봉우리들은 웅장하면서도 아기자기한 느낌이 들었다. 푸른 산기슭에 신흥사의 기와지붕이 보이고, 그 앞쪽으로 두 개의 계곡이 만나 하천을 이룬 모습이다. 하천의 경사가 완만해진 곳에서 폭이 갑자기 넓어졌는데, 하얀 자갈밭이 대부분이고 물길은 끊어질 듯 겨우 이어졌다. 장마 전 가뭄을 타고 있는 모양이다. 탑승장에서 내려 철제계단과 돌계단을 제법 ..

고성 하늬라벤더팜과 통일전망대

고성 하늬라벤더팜과 통일전망대(2025.6.1.)동해안 최북단에 자리한 고성 통일전망대를 방문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 여행은 목적지도 중요하지만 오가며 느끼는 즐거움도 적지 않아 국도를 이용했다. 속초로 넘어가는 미시령과 고성으로 향하는 진부령 갈림길에 들어섰을 때 멀리 ‘매바위 인공폭포’의 하얀 물줄기가 시야에 들어왔다. 길 건너편 ‘백골병단 전적비’ 아래에 잠시 차를 세우고 쉬어가기로 했다. 이등변삼각형 모양의 암벽에서 떨어지는 인공폭포의 물줄기가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다. 벌써 초여름이라 시원한 느낌으로 물줄기를 한참 바라보았다. 진부령 고갯길을 지나 인터넷에 소개된 ‘하늬라벤더팜’에 들리기로 했다. 광활한 꽃밭을 가득 메운 채 바람에 물결치는 보랏빛 라벤더 꽃송이를 상상했다. 막상 농장에 들어서니..

중랑 서울장미축제

중랑 서울장미축제(2025.5.25.)5월 하순에 들어서자 장미꽃 축제가 전국 각지에서 열린다는 소식이다. 주말에 대중교통을 이용해 방문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아보니, ‘중랑 서울장미축제’가 가장 편리할 것 같다. 자동차를 타고 의정부나 동두천 방면으로 가기 위해 동부간선도로를 지날 때면 중랑천 고수부지와 둑방을 따라 장미가 심어진 모습이 보이곤 했는데, 아마 그곳에서 장미꽃 축제가 열리는 모양이다. 일요일 오후 서너 시쯤 집을 나서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지하철 6, 7호선 ‘태릉입구역’ 8번 출구로 나와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으로 따라가니 하천 주변에 장미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묵동천과 중랑천이 합쳐지는 수변 공간에는 장미공원, 중랑천 하류 방향 둑길에는 장미꽃 터널이 조성돼 있었다. 장미공원에는 ..

영주 무섬마을과 영주호

영주 무섬마을과 영주호 (2025.5.5.)부산에서 상경하면서 영주 ‘무섬마을’과 ‘영주호’ 전망대, 용마루공원에 들리기로 했다. 점심때가 되었을 무렵에 무섬마을을 들어섰는데, 마을이 많이 변한 모습이다. 십여 년 전 초여름에 이곳을 방문했을 때는 한적한 시골마을이었는데, 오늘은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와 주차안내원도 보였다. 마을에 한 곳뿐인 식당은 손님으로 붐벼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무섬마을의 유래를 비롯해 만죽재 고택, 해우당 고택 등에 대한 내용은 안내판에 잘 설명해 놓아 좋았다.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니 가옥을 보수해 유지, 관리하고 있었는데 카페나 민박집으로 활용되는 주택도 많았다.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제방 위에 오르니 ‘내성천’에 설치된 외나무다리가 옛 모습을 간직한 채 제자리를 지키고 있..

해운대 블루라인파크 해변 열차 탑승

해운대 블루라인파크 해변 열차 탑승(2025.5.4.)하동 플라이웨이 케이블카 탑승을 마치고 부산 송정으로 향했다. 재작년 초겨울 해운대를 방문했을 때 블루라인 해변 열차를 타려고 했지만 승차권이 매진돼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번엔 주차 편리성까지 고려해 송정역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저녁 시간대에 예매를 했다. 시간적인 여유가 생겨 기장에 있는 ‘죽성 성당 드림세트장’에 잠시 들렀다. 건물 보수공사 중이라 실내에는 들어가지 못했지만 바다와 주변 경치를 즐겼다. 기장에서 송정역으로 가는 길은 연휴를 맞아 극심한 정체를 나타내었다. 블루라인 파크는 해운대 ‘미포’에서 ‘송정’에 이르는 4.8km 구간의 동해남부선 옛 철도시설을 친환경적으로 재개발하여, 해안 절경을 따라 해변열차와 스카이캡슐을 운행하고 있다. ..

하동 플라이웨이 케이블카 탑승

하동 플라이웨이 케이블카 탑승(2025.5.4.)어제 오후에 플라이웨이 케이블카를 탑승하러 갔는데, 산과 바다 쪽에 안개가 자욱해 탑승을 포기했다. 아침에 일어나 쾌청한 날씨를 보니 미련이 남아 다시 탑승장을 찾았다. 케이블카가 서서히 언덕 위로 오르자 멀리 남해안의 다도해가 보이기 시작했다. 옅은 해무가 살짝 끼었지만 경치를 구경하는 데는 지장이 없었다. 노선이 상당히 길었으며, 아래 정류장에서 보이던 언덕을 훨씬 넘어간 정상 정류장에 도착했다. 전망대에 올라서니 멀리 삼천포대교에서부터 사량도, 노량대교 타워, 남해읍이 아스라이 시야에 들어왔다. 바다에는 꽃을 뿌려놓은 듯 크고 작은 섬들이 아름답게 흩어져 있었다. 전망대 부근에 ‘짚 라인’을 타는 곳이 있어 구경했다. 탑승자들은 출발 때 대부분 비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