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유릉 답사
(2020.3.22.)
남양주시에 있는 홍유릉을 찾았다. 조선 26대 고종의 홍릉, 27대 순종의 유릉이 있는 곳이다. 조선 왕릉 중에서 독특한 격식을 갖춘 능이라는 얘기를 듣고 예전부터 한번 구경하고 싶었다. 초봄에 ‘능’을 찾는 상춘객이 많지 않을 테니 사회적 거리두기(2m)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화창한 봄 날씨. 강북강변도로를 타고 한강을 한참 거슬러 오르다가 네비게이션이 안내하는 낯선 길을 따라 들어가니 멀지 않은 곳에 홍유릉이 나타났다.
능의 관람 순서는 동선의 편리상 홍릉(洪陵)과 영원(英園) 그리고 유릉(裕陵)의 순으로 정했다. 안내문에 따르면 “홍릉은 대한제국 1대 ‘고종태황제’와 ‘명성태황후’ 민씨의 능이다. 홍릉은 기존 조선 왕릉의 형식과 다른 대한제국 ‘황제릉’의 형식으로 조성되었다. 이는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 한 후 명나라의 황제릉을 인용하고 기존의 조선왕릉을 계승하여 개혁한 형식이다.”고 설명되어 있었다. “영원은 의민황태자(영친왕)와 황태자비의 합장 원(園)”이며 원침과 석물, 제향공간은 일반 왕릉 수준이었다. “유릉은 대한제국 2대 ‘순종효황제’와 첫 번째 황후 ‘순명효황후’ 민씨와 두 번째 황후 ‘순정효황후’ 윤씨의 능이다. 유릉은 합장릉의 형태로 한 봉분 안에 세 분을 같이 모신 동봉삼실 합장릉의 형태다.”라고 설명되어 있었다.
안내문 내용을 읽고 보니 ‘고종’, ‘순종’ 하면 흔히 조선 26대, 27대 왕으로 알고 있지만 엄연히 대한제국 1대, 2대 황제이다. 홍유릉은 황제릉으로 기존의 조선 왕릉과 다른 점은 첫째, ‘정자각’대신 일자형 건물인 ‘침전’이 세워져 있었다. 둘째로는 능침공간에 있던 석물이 침전 앞으로 이동 배치되고 석물의 종류가 문무석인, 기린석, 코끼리석, 사자석, 해태석, 낙타석, 석마 등으로 다양해졌다는 점이다. 그런데 홍릉과 유릉의 석물 조각품을 쭉 둘러보고 나니 문외한의 눈에도 홍릉 석물을 조각한 석공의 솜씨가 좀 서툴다는 느낌이 들었다. 단순히 선정된 석공의 조각기술 차이 때문인지 다른 연유가 있는지 궁금했다. 고종의 장례일을 계기로 3.1 운동이 일어났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
오늘 홍유릉을 찾은 사람들은 주로 가족단위로 나들이 나온 것으로 보였다. 예상대로 방문객이 많지 않아 띄엄띄엄 거리두기를 하면서 둘러볼 수 있어 다행이었다. 덕분에 우리나라 근대사를 돌아보며 봄나들이도 즐긴 셈이다.
(홍릉)
(영원)
(유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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