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장산전망대와 화석정, 이이 유적지
(2020.4.15.)
아침에 국회의원선거 투표를 마치고 오후에는 가까운 교외에 바람쐬러가기로 했다. 장소는 비교적 가깝고 야외이며 관광객이 붐비지 않을 만한 곳을 찾았다. 파주 장산전망대를 중심으로 한 인근 유적지를 선정했다. 자유로를 타고 북상하다가 당동IC에서 국도 37호선을 갈아타고 접근했다. 주차장에서 10분정도 비포장길을 걸어 전망대로 가는데 군사지역이라 곳곳에 ‘벙커’가 보였다. 말이 전망대이지 야산 언덕에 벤치 몇 개, 낡은 망원경 그리고 간이정자와 운동기구가 시설의 전부였다. 그런데도 젊은이들이 쳐놓은 텐트가 몇 개 있고 단체로 구경나온 아줌마 팀도 있었다. 언덕 아래엔 임진강이 둘로 갈라졌다가 합쳐지면서 강 가운데 생겨난 커다란 초평도가 보였다. 안내도에 멀리 개성공단과 송악산, 대성동 마을까지 보이는 것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날씨는 맑았지만 먼지 탓인지 시야가 흐릿하여 북한 쪽이 보이지 않는 것이 아쉬웠다.
부근에 있는 화석정(花石亭)을 찾았다. 임진강이 산과 평야사이를 굽이쳐 흐르는 풍광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야트막한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었다. 율곡 이이가 제자들과 함께 시를 짓고 학문을 논하던 곳이라 한다. 파주 임진팔경 가운데 ‘화석정의 봄’이 제1경이라고 했다. 마침 봄이 무르익고 있으니 이번에 임진팔경의 정취를 제대로 감상하는 셈이다. 다만 강변을 따라 개설된 도로와 도로변 전깃줄이 눈에 거슬리는 것이 ‘옥에 티’였다.
말로만 듣던 ‘파주 이이 유적’을 찾았다. 율곡 선생과 신사임당을 비롯한 가족묘, 선생의 위패를 모신 ‘자운서원’, 신도비 등이 있다고 했다. 율곡기념관 옆 잔디밭에는 율곡과 신사임당의 큼직한 상이 세워져 있었다. 동상이 모자(母子)간이면서 서로 떨어져 앞만 쳐다보고 서있으니 왠지 어색한 느낌이 들었다. 서울 사직공원에 건립돼 보존되던 것을 이곳으로 이전 복원했다고 한다. 묘역은 율곡 선생의 명성에 비해 소박하고 검소한 묘제 형식이었지만 잘 관리되고 있었다. 율곡 선생과 형의 묘가 부모 묘보다 위쪽에 자리하고, 부인의 묘가 옆에 있지 않고 아래위로 인접한 점이 특이했다. 자운서원은 최근에 복원되었지만 강인당(講仁堂) 양쪽에 서있는 두 그루의 노거수가 옛 사연들을 간직하고 있는 듯했다.
율곡과 신사임당 하면 먼저 강릉에 있는 오죽헌을 떠올렸는데, 파주 율곡리가 선생의 고향이며 ‘호’가 마을 이름에서 유래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관람객들이 많지 않아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면서, 율곡 선생에 대한 이해력을 높이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장산전망대)
(화석정)
(이이 선생 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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