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20)

보광사, 파주 삼릉, 용미리 마애이불입상

돌샘 2020. 4. 24. 22:15

보광사, 파주 삼릉, 용미리 마애이불입상

(2020.4.19.)

오후에 파주 쪽으로 나들이나 갈까했는데 늦게 비가 온다고 한다. 일정을 취소하느냐 일찍 나갔다가 비오기 전에 돌아오느냐 선택의 기로에 섰다. 할 일없이 집에 있는 것도 고역일 테니 소풍가듯 나들이에 나서기로 했다. 목적지는 지난번 ‘화석정’ 나들이 때 봐두었던 파주 동남쪽 지역으로 정했다. 고양시에서 언덕 하나를 넘으니 파주 ‘보광사’가 나왔다. 주차장 옆 숲속엔 식당과 카페들이 많았지만 적막감만 감돌았다. 마스크를 쓰느냐 마느냐 갈등이 생겼지만 착용을 하고 길을 나섰다. ‘해탈문’을 지나 언덕길을 조금 오르자 사찰건물과 부속시설들이 나타났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큰 절인 듯했다. ‘불이문’에는 “마스크를 착용후 출입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객기를 부리지 않고 모범(?)시민답게 마스크를 쓰기 다행이었다. ‘대웅보전’은 근래 보수한 흔적이 보였지만 상당히 오래된 목조건물인 듯했다. 법당 앞뜰에 빼곡히 매달린 연등을 보니 부처님 오신 날이 가까웠나 보다. ‘범종각’과 절 위쪽에 조성된 대형 ‘석조미륵불’ 그리고 담장을 따라 흐드러지게 핀 봄꽃들을 천천히 구경했다.

 

파주 삼릉은 공릉, 순릉, 영릉이 있는 곳으로 공릉은 예종의 첫 번째 왕비, 순릉은 성종의 첫 번째 왕비 묘이다. 능의 주인공은 당대의 세도가였던 ‘한명회’의 딸로 자매간인 점이 흥미로웠다. 영릉은 영조의 맏아들인 효장세자(사도세자의 형) 부부의 묘인데, 정조가 즉위할 때 왕(진종)으로 추존되어 ‘릉’이란 명칭이 붙었다고 한다. 왕릉으로서의 기본적인 묘제는 갖추고 있었으나 석물들은 간소해 보였다. 능과 능 사이는 다소 거리가 있었지만 보행로와 주변 숲이 산뜻하게 정비되어 산책하기에 알맞았다. 관람객들이 간간이 보이긴 했지만 고즈넉한 숲속 분위기가 이어져 좋았다.

 

용미리 마애불을 찾아 나섰다. 야산 언덕에 있을 것으로 짐작했는데 ‘장지산 용암사’라는 사찰 우측 언덕에 자리하고 있었다. 언덕은 토사로 구성돼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었는데, 마애불 주변에만 큰 바위가 노출되어 있었다. 마애불의 몸통부위는 바위에 음각하고 두상 부위는 입체적으로 조각하여 붙인 형태였다. ‘안동 제비원 마애불’과 같은 형식이었다. 마애불은 2구로 왼쪽(보는 사람 기준)은 둥근 갓, 오른쪽은 사각형 갓을 쓰고 있었다. 정확한 명칭은 ‘파주 용미리 마애이불입상’이었다. 마침 보수공사를 하는 듯, 인부들이 중장비로 들어 올린 자재들을 계단 위로 옮기고 있어 번잡했다. 잔뜩 찌푸리고 있던 하늘은 우리의 구경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비를 뿌리기 시작했다.

 

(보광사)

 

 

 

 

 

 

 

 

 

 

 

 

 

 

 

 

 

 

 

(파주 삼릉)

 

 

 

 

 

 

 

(용미리 마애이불입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