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20)

서남해안 여행(첫째 날)

돌샘 2020. 5. 30. 18:12

서남해안 여행

첫째 날(천안 산소, 보령 성주사지, 충남수영성, 대천 해수욕장)

 

모처럼 긴 연휴를 맞았다. 장모님 기일이 다가오니 천안공원묘원에 들러 성묘를 하고 ‘서남해안 여행’에 오르기로 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종결되지 않은 상태지만, 스스로 여행할 수 있는 건강과 체력을 감안하면 미루는 게 능사는 아니리라. 일찍 집을 나섰지만 교통체증으로 묘원까지 4시간이나 걸렸다. 부처님 오신 날이자 연휴 첫날이니 차량의 이동이 무척 많은 모양이다. 석재 화병에 새로운 조화를 꽂고 준비해간 음식을 진설, 헌주하고 절을 올렸다. 이른 더위가 찾아와 햇볕이 따가웠다. 묘원 일대는 제철을 만나 흐드러지게 핀 철쭉과 산소마다 꽂혀있는 조화들로 꽃동산을 이루었다. 그늘 막에 앉아 점심식사를 하는데, 고인과 관련된 옛일들이 떠올랐다.

 

이번 여행지는 평소 다녀오기 힘든 지역을 선정했다. 첫 방문지인 보령 ‘성주사지’로 출발했다. 한참을 달려 보령호가 보이기 시작하더니 다시 고개를 하나 더 넘자 목적지가 나타났다. 넓은 잔디밭에 탑과 비석, 석불 그리고 금당터 등의 유물과 유적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국보와 보물급 문화재를 관리하고 있었지만 폐사지라 그런지 휑하고 쓸쓸한 느낌이 묻어났다. 보물로 지정된 5층 석탑과 3층 석탑 3기, 국보로 지정된 ‘낭혜화상탑비’ 그리고 석불입상을 차례로 둘러보았다. 석불입상으로 다가갔을 때는 웬 강아지 2마리가 나타나 그중 한마리가 큰소리로 짖어대었다. 새끼를 보호하려는 본능으로 짐작되었지만 마치 석불을 지키려는 것처럼 보여 묘한 여운이 남았다.

 

대천해수욕장 부근에 숙소를 정하고 ‘충청수영성’ 구경에 나섰다. 시가지를 벗어나 들판에 이르자 노랗게 활짝 핀 넓은 유채 꽃밭이 나타났다. 꽃밭 한쪽에 차를 세우니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는 젊은이들이 보였다. 한적한 시골 아스팔트길을 한참 달려 바닷가 언덕길을 오르자 돌로 축조된 충청수영성이 보였다. 성 안으로 들어서니 높은 곳에 자리한 ‘영보정(永保亭)’이란 큰 정자가 시야에 들어왔다. 성 위에서 내려다보는 옥빛 바다는 호수같이 잔잔했고, 만으로 유입된 지형과 주변 산세 그리고 바다에 떠있는 배들이 절묘하게 조화되어 절경을 이루고 있었다. 영보정에는 예로부터 많은 시인 묵객들이 찾아와 경치를 즐기며 시문을 남겼다고 한다.

 

저녁엔 대천해수욕장에 나가 바람을 쐬었다. 가족이 이곳 백사장으로 해수욕을 와 수영을 하고 하룻밤을 지냈던 옛 추억이 새로웠다. 해변 음식점들은 뜻밖에 관광객들로 넘쳐났고, 백사장에선 폭죽과 불꽃이 연이어 터지며 하늘로 솟아오르고 있었다. ‘코로나’ 전염을 우려해 마스크를 계속 쓰고 산책했지만 스쳐지나가는 관광객들 중에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젊음의 열기가 타오르자 ‘코로나’에 대한 걱정이 사라져버렸나 보다.

 

(보령 성주사지)

 

 

(충청수영성)

 

 

(대천 해수욕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