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다산 둘레길을 걸으며
(2013.3.31)
오늘은 마산중학교 16회 동창생들이 다산 둘레길을 걷기로 약속한 날이다.
한 달에 한 번씩 있는 동창회 모임은 주로 평일 저녁 강남역 부근의 식당에서 개최하였는데
이번 달에는 봄을 맞이하여 야외에서 모임을 갖기로 하였다.
부부동반 여부는 각자 자유의사에 맡기는데 보통 서너 사람 중 한명 정도는 부부동반을 한다.
팔당역 광장에서 만나 7km 정도의 거리인 다산 정약용 선생의 유적지까지 걸은 후에 그곳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계획하였다.
몇 년 전부터는 집사람도 가끔 동창회에 참석해왔는데 요사이는 월요일부터 2~3일간 손자를 돌보러
새벽에 집을 나서야 하기에 일요일은 집에서 편히 쉬도록 하고 오늘은 혼자 모임에 참석하였다.
교대역에서 3호선 지하철을 타고 옥수역으로 가서 팔당역으로 가는 전철을 갈아탔는데
전철 안에는 온통 원색의 등산복을 입은 사람들과 자전거를 싣고 헬멧을 쓴 사람들로 가득 찼다.
전철 안을 쭉 둘러보니 젊은 사람들도 간혹 있기는 하였지만 중년의 아저씨와 아줌마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 같다.
팔당역에서 다산 유적지로 가는 길은 옛 중앙선 철도가 이설되면서 남은 폐 철길을 자전거도로로 조성하고
한쪽은 보행자가 걸을 수 있도록 보도가 마련되어 있었다.
다산 둘레길을 걸으며 아래쪽을 내려다보니 유유히 흐르는 한강 물살이 아침햇빛을 받아 반짝이고 위쪽을 올려다보면
산기슭 여기저기에 진달래가 피어있어 일상을 떠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한가하게 걷기에 알맞은 둘레길인 것 같다.
서울근교에 경치가 좋고 잘 가꾸어진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으니 자전거를 타는 사람과 산책을 하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반쯤 걸어가니 팔당 호반에 ‘봉주르’라는 유명한 카페가 나타났다.
몇 년 전 연말 무렵 겨울에 집사람, 딸아이와 함께 와서 놀다가 간 기억이 난다.
이윽고 자전거도로와 분리되어 호수 주변으로 난 호젓한 오솔길을 걸으며 다산 유적지에 다다랐는데
유적지 주변이 복원 및 정비되고 전망대, 공원 등이 잘 조성되어 있었다.
이곳 둘레길은 처음 걸어보았지만 다산 유적지에는 여러 번 다녀갔던 기억이 난다.
아버님과 어머님을 모시고 왔던 적도 있었고 미국에 있는 큰형님 내외분과 함께 왔던 적도 있으며
주말에 집사람과 드라이브를 오거나 모처럼 매운탕을 먹으러 왔던 적도 있었다.
막걸리를 곁들려 점심식사를 마치고는 차를 타고 일찍 돌아가는 팀, 팔당역까지 다시 둘레길을 걷는 팀,
한적한 오솔길을 걷다가 자전거 도로와 합쳐지는 지점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팀 등 세 팀으로 나누어졌는데
나는 인원이 제일 많은 마지막 팀과 합류하여 집으로 돌아왔다.
모처럼 둘레길을 10km 정도 걷고 전철과 지하철을 타고 1시간가량 선 채로 집에 돌아오니 다리가 뻐근한 느낌이 들었다.
올해는 50년 지기 중학교 동창들과 경치 좋고 공기 맑은 다산 둘레길을 걸으며 봄맞이를 했으니
친구들 모두 오래오래 건강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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