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25)

용문계곡 피서와 촌장골

돌샘 2025. 8. 25. 11:37

용문계곡 피서와 촌장골

(2025.8.16.)

한여름을 맞아 준모네, 소민이네와 피서를 하려고 했지만, 바쁜 일정과 선약으로 우리 부부만 용문계곡을 찾게 되었다. 아직 운전을 하고 계곡을 걸어 오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경험상 차량이 덜 붐빌 것으로 예상되는 시간대에 집을 나온 결과, 별 어려움 없이 용문사주차장에 도착했다. 용문산 관광지 입구에 있는 하천을 지나 숲속 계곡 쪽으로 걸었다. 손주들과 함께 왔다면 물놀이하기 편한 하천변에 자리를 잡아야 되겠지만, 영감 할멈만 왔으니 시원한 계곡으로 향했다.

 

비 온 후 며칠 지나지 않아 맑은 계곡수가 세찬 물소리를 내며 흘러내리고 있었다. 먼저 온 피서객들과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 거리를 둔 위치에 돗자리를 펴고 짐을 올려놓았다. 울창한 계곡의 숲속 전체가 찬 시냇물로 냉각된 듯 시원하게 느껴졌다. 물가 작은 바위에 걸터앉아 흐르는 물속에 발을 담그니 그야말로 천연 냉방 시설이 된다. 마음을 내려놓고 흐르는 물살을 지그시 바라보다가 어느새 물멍에 빠져들었다. 한참 시간이 지난 후에야 물소리가 들려오고 바위에 쌓아 놓은 작은 돌탑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시장기도 느껴졌다.

 

계곡 피서를 마치고 별미인 황토구이약오리찜을 먹으러 촌장골을 찾았다. 촌장골은 가게를 세 번 이사하는 동안에도 인연을 이어온 30년 단골 음식점이다. 주인장도 대를 이은 듯 요즘은 옛 주인의 사위와 딸이 주로 손님을 맞는다. 음식점에 들어서니 상차림이 되어 있었고 바로 황토구이약오리찜이 나왔다. 오리찜의 독특한 풍미는 물론이고 밑반찬의 정갈한 솜씨도 변함이 없었다. 음식점 밖에 작은 정자 건물이 있었는데, 전면으로 향한 두 개의 기둥에 주련(柱聯)이 달려 있었다. 무슨 내용인지 살펴보니 용문산 경치에 잘 어울리는 한시 구절이라 나름대로 뜻을 풀이해 보았다. 자연 속에서 은둔 생활을 하는 늙은 선비의 삶이 상상되었다.

 

<주련의 내용>

龍門山色碧綾坡(용문산색벽릉파)

老鶴獨棲松嶺月(노학독서송령월)

 

<해문>

용문산 풍경은 푸른 비단 언덕 같은데

늙은 학은 홀로 소나무 고개 달빛 속에 깃든다.

 

(용문계곡)

 

 

 

 

(촌장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