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 이야기/2017년 이야기

고모 어디 갔어요?, 어린이책미술관

돌샘 2017. 10. 1. 22:55

고모 어디 갔어요?, 어린이책미술관

(2017.9.24.)

어제 딸아이 결혼식을 마치고나서 긴장이 풀렸는지 몸이 축 쳐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돈께서 보내주신 음식을 전하러 아범이 오는 편에 준모와 지우도 온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우리 집 보물이 온다는 소식에 벌떡 일어나 허겁지겁 정리를 하고 엘리베이터 앞에 나가 맞았습니다.

준모는 인사를 하고 현관으로 뛰어 들어 할머니에게 가고 지우는 내게 덥석 안겼습니다.

활력이 넘치는 손주들이 집에 도착하니 차분하게 가라앉았던 집안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거실에서 과자를 먹으며 잠시 귀여움과 애교를 부린 후에 2층 하늘정원으로 몰려나갔습니다.

준모는 분무기에 지우는 물뿌리개에 물을 넣어 장난감처럼 건네주었습니다.

할애비표(?) 장난감으로 재미있게 잘 노나 했는데 얼마 안 있어 싫증을 내었습니다.

물확 부근에 장식된 돌을 들어 물속에 넣었다가 다시 들어 올리며 신나게 장난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돌을 발등에 떨어뜨릴까봐 만류를 하였지만 남매가 앞뒤에서 일을 벌이니 감당이 안 되었습니다.

돌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을 금지시키자 준모는 분사기로 화분에 물을 세차게 분사시켜 흙이 튀어 오르게 하고

지우는 모종삽을 들고 이쪽 화분의 흙을 파서 저쪽 화분으로 옮기느라 바닥에도 흙을 많이 흘렸습니다.

나 혼자서는 두 아이를 안전하게 보살필 수가 없어 아범에게 긴급 협조를 요청하였답니다.

 

준모는 고모 방에 들어가 보더니 할머니에게 ‘고모 짐 아직 다 안 치웠네요.’하며

방이 완전히 비워지기를 바랐다고 합니다.

지우는 ‘하부지! 고모 어디 갔어요?’하고 고모의 행선지를 물었습니다.

준모는 고모가 결혼을 했으니 할머니 집에서 생활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는 것 같고,

지우는 아직 그런 변화를 인식하기에는 이른 나이이지요.

조카들을 좋아해서 잘 놀아주기도 하고 사진과 동영상을 많이 찍어주었는데...

식탁에 둘러앉아 점심을 먹는데 준모는 나이답지 않게 호박전, 나물과 같은 채소류도 잘 먹었습니다.

남매지만 지우는 식성이 조금 다른 모양입니다.

식사를 마치자 준모가 농구대를 내어 달라하여 공을 던지며 ‘슛!, 골인!’ 놀이를 하였습니다.

어느 정도 놀고는 골대 높이를 직접 조정하고 낮추어 지우에게 ‘슛’을 하도록 권했습니다.

지우는 공을 던져 넣지 않고 두 손으로 들고 가 링에 직접 넣었습니다.

공을 링에 넣을 때 그 방법이 더 확실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조부모는 어제 결혼식 후유증이 남아 쉬고 싶은 생각이지만

준모는 여러 가지 놀이를 하며 더 놀고 싶은 모양입니다.

아범이 ‘준모야! 오늘 박물관에 가기로 했는데 안 갈 거니?’하자 그제야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새아기가 저녁 늦게 사진을 보내왔는데 오후에 가족이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있는 ‘어린이책미술관’에 다녀왔다고 하였습니다.

평소에도 새아기가 손주들 사진 보내주면 좋아하지만,

오늘은 준모가 더 놀려는 것을 놀아주지 못해 마음에 걸리던 참이라 더욱 반가웠습니다.

준모와 지우 모두 어린이책미술관에서 체험하는 것을 좋아하는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책을 가까이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은 성장을 하면서도 좋은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남매의 취향이 다르면 두 아이의 요구를 동시에 들어주기 힘들 텐데 유사하니 더욱 좋습니다.

야외에 풍선을 만들어 주는 곳이 있어 한참 줄을 서서 기다린 끝에

준모는 총모양 풍선을 받고 지우는 하트모양 풍선을 받았다고 합니다.

오늘 사진 찍을 때 준모가 엄마에게 뽀뽀를 해주었다고 새아기가 자랑을 했습니다.

지우는 마음이 내키면 뽀뽀를 잘 해주지만 준모는 크면서 어지간해서는 뽀뽀를 안 하는 스타일인데

엄마가 아들을 감동시킬 만한 수고를 아끼지 않은 모양입니다.

마지막 사진은 어제 가족이 양평에 나들이 가서 찍은 사진이라는데

양쪽에 아들, 딸의 손을 잡은 엄마의 마음은 가을 들녘보다 더 풍성할 것 같습니다.

 

준모야! 지우야! 아빠 엄마랑 ‘어린이책미술관’에 가서 잘 놀았다니 좋았겠구나.

이제 열흘 후면 추석이란다.

풍성한 가을을 맞이하면서 조상님께도 감사드리자구나.

안녕~ 우리 도련님! 공주님!

 

(고모 어디 갔어요?)

 

 

 

 

 

 

 

 

 

 

 

 

 

 

 

 

 

 

 

 

 

 

 

 

 

 

 

 

 

 

 

 

 

 

 

 

 

 

 

(어린이책미술관)

 

 

 

 

 

 

 

 

 

 

 

 

 

 

 

 

 

 

 

 

 

 

 

 

 

 

 

 

 

 

 

 

(양평 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