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연정/현판, 편액, 주련 13

거연정제영첩 이야기

거연정제영첩(居然亭題咏帖) 이야기 (2021.5월) 거연정 편액에 써 있는 원운(原韻)과 차운(次韻)은 앞서 얘기한 바와 같이 백촌 김창현님이 해석해 주셨다. 차운을 해석하는 과정에 ‘거연정제영첩(居然亭題咏帖, 1943년 발간, 卞仁燮 編)’이라는 목판 인쇄본의 존재와 국립중앙도서관 ‘고문헌실’에 보관되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도서관 고문헌실에 연락해 물어보니, 고문서 보존을 위해 복사는 어렵지만 열람은 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해당 도서는 디지털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라 작업을 위해 외부기관에 나가 있었다. 디지털작업이 완료된 후에 예약을 하고 도서관을 방문해 제영첩(題咏帖)을 인쇄해 왔다. 제영첩 인쇄본에는 서문, 원운과 차운 182수, 거연정기, 상량문, 거연정명, 동화록서(同話錄序), 언지..

거연정 편액 차운 이야기

거연정(居然亭) 편액 차운(次韻) 이야기 (2021.5) 거연정 건물 안쪽에 걸려있는 편액(扁額)은 모두 8개이고, 그중에 차운시(次韻詩)가 적혀 있는 편액은 3개다. 편액마다 2편씩 총 6편의 시가 적혀 있다. 차운시는 원운(原韻)의 운자(韻字)를 따서 지은 한시로 화운(和韻)이라 부르기도 한다. 원운은 ‘거연정(居然亭) 원운(原韻) 이야기’에서 밝힌 바와 같이 거연정을 건축하신 증조부님(諱 卞相瑢)께서 읊으신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측기식 칠언 율시로서 운자는 이다. 시는 검정색 바탕의 판목에 흰색 글씨로 쓰여 있으며 편액 테두리가 장식되어 있다. 차운 편액은 거연정 오른쪽(건물 기준) 누마루 측면(朴憲脩, 金駿永), 정자 오른쪽 방문 위(權載奎, 南昌熙)와 왼쪽 방문 위(李忠鎬, 李大源)에 걸려있다..

거연정 상량문 이야기

거연정(居然亭) 상량문(上樑文) 이야기 (2021.5) 2015년 가을 거연정명(居然亭銘)에 대한 어설픈 해석을 내놓으며, 나머지 편액들도 뜻있는 후손이나 한문 식자(識者)에 의해 해석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여러 가지 편액사진들을 블로그에 올려놓았다. 상량문의 경우, 편액 사진을 올린 지 5년여 만인 2021년 초에 인쇄체로 옮긴 원문을 블로그에 다시 실었다. 시간이 날 때마다 번역을 하려고 시도해 봤지만, 문장 중간 중간에 나오는 고사와 성어 및 어려운 비유법에서 문맥이 막히곤 했다. 꿈은 포기하지 않으면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별 진전이 없어 애태우던 차에, 백촌 김창현님이 블로그에 들러 도움을 주시더니 해문(解文)을 작성해 주셨다. 정말 고마운 일이었다. 상량문 편액은 거연정 좌측(건물 기준)..

거연정 원운 이야기

거연정(居然亭) 원운(原韻) 이야기 거연정의 현판(懸板)과 주련(柱聯)은 뜰에서 볼 수 있도록 바깥을 향해 걸려있다. 그러나 거연정명, 거연정기(2), 거연정상량문, 거연정원운 및 차운(3)이 적힌 편액 8개는 기둥사이 안쪽 위에 올려져있다. 따라서 아무리 급해도 축담을 거쳐 마루 위에 올라서야 내용을 읽을 수 있다. 그중 거연정원운(居然亭原韻)은 정자를 건축하신 증조부님(諱 卞相瑢)께서 읊으신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편액은 검정색 바탕의 판목에 흰 글씨를 쓰고, 색칠과 무늬가 그려진 테두리로 장식되어 있다. 걸린 위치는 정자 왼쪽 편(건물 기준) 첫 번째 기둥과 가운데 기둥 사이다. 많은 시인들이 원운의 운자(韻字)를 차운(次韻)해 차운시(次韻詩)를 지었으며, 그중 6편은 3개의 편액에 2편씩 나누어 ..

거연정 주련 이야기

거연정(居然亭) 주련(柱聯) 이야기 거연정 관리 동을 지나 대문을 들어서면 전면 기둥 5개와 좌측(건물 기준) 기둥 2개, 우측 기둥 1개, 총 8개의 기둥에 주련이 걸려있다. 좌측 기둥의 주련 2개는 10자, 그 외 주련은 7자씩 검정색 바탕 판목에 흰색의 한자가 적혀있다. ‘주련(柱聯)’이란 기둥(柱)마다 시구를 연달아 걸었다는 뜻에서 나왔다고 한다. 주련은 한자 자체가 미적 요소를 지니고 있어 기둥에 걸어 두는 것만으로도 장식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주련의 시문 내용을 아는 사람이 보면 정서적인 분위기를 일으켜 건물의 격을 높이는 역할도 할 것이다. 주련에 오언과 칠언의 한시(漢詩)가 적혀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뜻을 알 수가 없으니 답답하기만 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어르신들 살아계실 때 주련에 대..

거연정(居然亭)과 현판(懸板) 이야기

거연정(居然亭)과 현판(懸板) 이야기 정자의 정식이름은 ‘거연정’이지만 어릴 때부터 ‘산정’이라 불러왔다. 산에 있는 정자란 뜻으로 그렇게 불렀던 모양이다. ‘居然’이라는 한자의 뜻이 무엇일까 궁금해 찾아보았더니 1) 슬그머니, 쉽사리, 갑자기 2) 평안하고 조용한 상태 3) 자연 속에 머문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거연정기(居然亭記)와 거연정명(居然亭銘)에 의하면 ‘거연’이라는 현판은 주자(朱子)의 시(詩)에서 취했다고 한다. 주자의 어떤 시인지 찾아보았더니 무이정사잡영(武夷精舍雜詠) 12수 중 첫 번째 시 정사(精舍)의 마지막 구(句)인 ‘거연아천석(居然我泉石)’을 이르는 말이었다. 이 시는 주자가 중국의 무이산(武夷山)에 올라 전경을 보고 감탄하여 지었다고 한다. 시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琴書..

거연정기(居然亭記)

거연정기(居然亭記) (2018.12) 11월 초 어느 날, 밤이 이슥할 무렵 딸아이가 카톡으로 ‘이 블로그에 아빠 블로그 글 참고했네요.’하는 문자와 함께 블로그 주소를 보내주었습니다. 뭔가 하고 보았더니 거연정 관련 사항이라 관심을 가지고 내용을 읽어 내려가던 중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내 블로그 글을 참고한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마산문화원에서 발행한 마산문화지(2004)에 수록된 거연정기(居然亭記) 2편이 수록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거연정에는 상량문, 거연정명, 거연정기, 원운과 차운 등의 편액과 주련들이 많이 걸려있습니다. 한문능력이 일천하여 제대로 해석하지 못함을 한탄하며, 거연정명(居然亭銘)에 대한 어설픈 해석과 바램을 블로그에 올린 적(2015.10.31.)이 있습니다. 그 뜻이 부분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