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16) 10

인천 차이나타운, 동화마을, 자유공원

인천 차이나타운, 동화마을, 자유공원 (2016.10.9.) 어제 하늘정원 분갈이를 한 탓인지 자고 일어나니 온몸이 찌푸둥했다. 이럴 때 집에서 빈들거리면 자칫 몸살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산책을 하며 몸도 풀어주고 기분도 전환하면 좋을 것 같다. 그간 말로만 듣던 인천 차이나타운 구경도 하고 인근 자유공원을 산책하기로 했다. 서초역으로 가는 반포대로에는 ‘서리풀 페스티벌’의 ‘서초강산퍼레이드’를 구경나온 구민들로 가득했다. 다른 지역에 사는 분들은 이곳으로 구경 오고, 우리는 다른 곳으로 구경을 가는 셈이 되었다.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신도림역에서 1호선으로 환승하여 인천역으로 향했다. 종착역에 가까워지자 객차내 승객은 몇 명 남지 않았고 문이 열릴 때마다 불어오는 찬바람에 몸이 움츠러들었다. 주위를 살..

울산 대왕암과 간절곶

울산 대왕암과 간절곶(추석 연휴) (2016.9.13.) 올해는 추석 연휴가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5일간 길게 이어진다. 추석 귀성을 할 때는 선영 성묘도 하니 승용차를 몰고 가야 하는데 연휴 첫날부터 고속도로는 정체되기 십상이다. 정체도 피하고 차례음식도 장만하려면 연휴 전날(화요일) 저녁쯤 어머님이 계시는 마산에 도착하면 좋지만 회사에 별도 휴가를 얻어야하는 과제가 남는다. 나는 가능하겠지만 딸아이는 젊으니 연휴에 추가휴가를 내려다 직장에 밉보이는 일은 피해야한다. 장기간 숙고 끝에 추석 한 달여 전에 딸에게 “아빠도 이제 나이가 드니 고속도로가 정체되면 운전하기 힘들고 차례음식도 장만하려면 연휴전날 저녁 무렵 할머니 댁에 도착하면 좋은데, 네가 휴가 얻는 것이 걱정이구나. 휴가를 얻을 수 있으면 아..

세미원

세미원 (2016년 여름) 주말에 집에서 빈둥거리고 있자니 더위가 극성을 부린다. 에어컨 필터를 씻고 가동준비는 마쳤지만 에어컨 바람을 좋아하지 않으니 가급적 참아내야 한다. 집사람이 양수리에 연꽃구경 가지 않겠느냐고 제안을 했다. 해거름에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도록 출발시간을 맞추었다. 올림픽도로에 약간의 정체가 있었지만 큰 불편 없이 양수리 세미원에 도착했다. 세미원이 넓은 연 밭과 잘 가꾸진 정원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오늘 처음 와봤다. 입장권을 사고 배다리를 건너며 주위를 둘러보니 넓은 강변에 연잎은 무성했으나 연꽃이나 연밥은 눈에 띄지 않았다. 개화시기가 아직 멀었나 생각하며 세한정으로 들어갔다. 담 너머 보이는 연 밭에 연꽃도 간혹 보이고 연밥이 많이 보였다. 연꽃의 절정기를..

백운호수

백운호수 (2016년 여름) 동해로 가는 영동고속도로는 물론이고 전국 고속도로가 피서객들로 넘쳐나 정체가 심하다는 뉴스가 계속 나왔다. 피서는 시원한 곳으로 가서 더위를 피한다는 말이지만 실상은 더위를 찾아가는 경우가 많다. 젊은이나 어린자녀들은 사람들이 많이 모여 왁자지껄한 곳을 좋아하니 발생하는 연례행사다. 우리가족은 말 그대로 피서를 가기로 했다. 딸의 제안으로 저녁 무렵에 백운호수로 향했다. 작년에도 왔던 매운탕 집을 찾아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창가에 자리를 잡았다. 실내는 에어컨이 나왔지만 창가의 마루에는 선풍기만 돌아갔다. 해가 서산에 기우니 더위도 한풀 꺾였고 피서를 왔으니 창문을 열고 호수바람을 쐬는 것이 제격이리라. 노를 저어 한가롭게 보트를 타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보이고 모터보트를 탄 사..

소래포구 단상

소래포구 단상 (2016.6.12.) 내가 소래포구를 처음 찾았을 때는 부근에 어시장과 횟집, 어물전이 있었지만 한적한 어촌 포구란 인상을 받았다. 꼬불꼬불 이어진 시골길을 따라 어딘지도 모르고 한참을 지인 차에 실려 들어왔다. 멀지 않은 곳에는 넓은 염전과 드문드문 낡은 소금창고가 보여 신기하기만 했다. 서해안 고속도로가 갓 착공되었을 무렵이니 1990년경이었나 보다. 그 후 가끔 찾아오면 부근에 새로운 도로가 뚫리고 아파트와 건물이 들어섰지만 눈여겨보지 않았다. 승용차 편으로 소래포구에 와서 재래 어시장을 둘러보고 해물이나 먹고 갔으니 동네 변화엔 별 관심이 없었다. 수인선 협궤철도가 폐쇄된 후, 한 때는 포구를 가로지르는 철도교량 상판 양편에 각종 노점들이 들어서 좋은 구경꺼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

종묘

종묘(宗廟) (2016.5.8.) 오늘은 나흘 연휴의 마지막 날이자 어버이날이다. 아침 일찍 어머님께 전화로 문안인사를 드리고 오후에는 고궁관람에 나섰다. 경복궁으로 갈까 종묘로 갈까 조금 망설이다 아직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종묘를 구경하기로 했다. 지하철 종로 3가역에서 종묘입구로 접어드니 예전에 광장이었던 곳이 나무와 꽃이 심어진 아담한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었다. 이번 연휴에는 고궁들이 무료로 개방된다고 한다.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관람하기 위해 따가운 햇살을 피해 그늘에서 잠시 쉬면서 기다렸다. 정해진 시간이 되자 주위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종묘 제례와 제례 때 곁들여지는 기악과 노래, 춤으로 구성된 종묘 제례악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록되자 일반인들의 관심이 더 높아진..

몽마르뜨공원과 서리풀공원

몽마르뜨공원과 서리풀공원 (2016.5.7.) 햇살이 수그러들기를 기다려 저녁 무렵 가벼운 산책길에 나섰다. 1시간 남짓하면 다녀올 수 있는 몽마르뜨공원으로 향했다. 길게 이어지는 서리풀공원의 중앙부에 위치하고 ‘누에다리’와 연결되어 몇 번 지났던 곳이다. 대법원 옆길로 들어서자 도열하듯 늘어선 쭉 뻗은 가로수가 시원스럽게 보였다. 공원 초입에 이르니 바람결에 어디선가 향긋한 냄새가 코끝을 스친다. 주위를 둘러보니 여기저기 아카시아 꽃이 활짝 피어있었다. 노랫말에 아카시아가 등장하는 동요 ‘과수원길’이 생각났다. 아들, 딸들이 어릴 때 외식을 하던 날 노래방에 가면 함께 자주 불렀던 노래다. 공원이름인 ‘몽마르뜨’나 ‘서리풀’이라는 단어가 어딘지 생소하였다. 공원 안으로 들어가니 ‘몽마르뜨공원’ 명칭 유..

백석동천/백사실 계곡

백석동천/백사실 계곡 (2016.5.5.) 작년 늦가을 인왕산 자락길을 걷고는 서울근교에 이렇게 경치 좋고 호젓한 산책길이 남아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다. 이번에는 자락길이 끝나던 윤동주 문학관에서 시작하여 창의문(자하문), 백사실 계곡을 거쳐 세검정, 홍지문에 이르는 산책에 나섰다. 지하철 경복궁역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창의문 입구에서 내렸다. 창의문 안내문을 읽고 사진을 한 장 찍으려니 외국인관광객들이 다양한 포즈를 취하며 번갈아 사진을 찍느라 다른 사람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창의문을 지나 백석동천과 북악스카이웨이 가는 길로 접어드니 아담하게 단장한 카페와 갤러리들이 눈길을 끌었다. 젊은 연인들과 가족들이 나들이 나온 모습도 제법 눈에 띄었다. 완만한 언덕길을 올라 ‘산모퉁이’라는 카페에 이르자..

겨울 동해안 여행(2)

겨울 동해안 북부 여행(2) (2016.2.29) 어제 오후부터 밤늦게까지 내린 눈으로 설악산은 아름다운 설경으로 변해 있었다. 겨울바다 구경을 왔다가 눈 구경을 덤으로 얻었다. 아침식사는 속초의 별미인 물곰탕으로 하였다. 동해안을 여행하면서 곰치국은 몇 번 먹어보았지만 물곰탕은 처음이다. 시원한 국물과 야들야들한 생선 맛이 해장국으로도 좋았다. 부근에 있는 영금정에 오르니 멀리 설악산의 설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수평선으로 이어지는 검푸른 바다, 우렁찬 파도소리, 바위에 부딪혀 하얗게 부서지는 포말, 바람에 날리는 물보라... 답답하던 가슴이 탁 트이는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청초호를 가로지르는 금강대교와 설악대교를 건너 양양 낙산사로 향했다. 낙산비치호텔이 방계회사일 때 다녀갔으니 이십년 가까운 ..

겨울 동해안 여행(1)

겨울 동해안 북부 여행(1) (2016.2.28) 나흘 연휴를 맞이하니 불현 듯 겨울바다가 보고 싶어졌다. 젊은 날엔 절제하며 살았지만 이젠 자유로워질 나이가 된 것 같다. 툭 트인 바다와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부서지는 파도를 보려면 동해가 제격이리라. 교통상황이 원활할 것으로 예상되는 일요일 아침에 홀가분한 마음으로 길을 나섰다. 양평과 홍천 인제를 거침없이 지나고 한적한 진부령을 넘어 화진포로 향했다. 운전석과 조수석에 앉은 두 사람은 추억을 회상하기도 하고 새롭게 만드느라 여념이 없었다. 점심 땐 막국수와 명태 식해가 맛있는 음식점을 찾았다. 막국수에서 대단한 맛이 나올 수야 없겠지만 확실히 다른 집보다는 한수 위였다. 화진포의 한적한 해안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향하니 단체 트레킹 하는 일행들이 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