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20) 31

연말연시 나들이

연말연시 나들이(2020.12.31.~2021.1.2.) '코로나 19’로 인해 5인 이상의 만남이 금지된 가운데 연말연시를 맞았다. 손주들도 만나지 못하는 조치가 고약하게 여겨졌지만, 건강을 위한 일이니 어쩔 수 없었다. 나이 들어 집에만 머무는 것도 건강에 좋지 않을 테니, 오후엔 방역기준을 지키며 외야 나들이를 했다. 방아머리해변과 탄도항(2020.12.31.) 시화방조제를 지날 즈음 가는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다. ‘시화나래공원’과 휴게소는 방역을 위해 출입이 금지된 상태였다. ‘방아머리항 여객선터미널’로 이어지는 방파제에 잠깐 들렀다. 눈은 오는 둥 마는 둥 그쳤지만 멀리 해변은 하얀 설경을 이루고 있었다. 그 동안 지나다니기만 하던 ‘방아머리 해변’으로 걸어 나가보았다. 해변에서 바라본 주변 경..

경자년 해넘이

경자년(庚子年) 해넘이 (2020.12.25.) 또 한 해가 저물어 간다. 해넘이를 조망하며 지난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근년 들어서는 일몰 감상을 위해 강화 ‘동검도’에 있는 미술 카페를 자주 찾았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 19’로 인해 야외에서 해넘이를 지켜보기로 했다. 날짜는 휴일 중 맑은 날, 장소는 강화 ‘장화리 해넘이 마을’로 정했다. 크리스마스 저녁 강화지역은 날씨가 쾌청하고 포근한 것으로 예보되었다. 일몰시간은 5시 20분경이지만 드라이브를 즐길 겸 2시경 집을 나섰다. 올림픽대로와 김포한강로의 교통이 원활해 쉽게 강화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러나 한강로에서 국도 48호선 연결도로에 진입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차선 수가 줄어들고 조류독감 예방약액 분사 때문인지 극심한..

남산 둘레길 단풍

남산 둘레길 단풍 (2020.11.21.) 하늘정원의 월동준비가 시작되었으니 계절은 가을의 끝자락이자 겨울의 초입에 들어섰나 보다. 본격적인 추위가 몰려오기 전에 남산 둘레길을 산책하며 바람을 쐬기로 했다. ‘하얏트호텔’ 건너편에서 시작하여 숲속 오솔길을 지나 남산공원길과 합류하는 코스를 택했다. 초입에 빨간 단풍나무 몇 그루가 보이긴 했지만 대부분 낙엽지고 단풍철은 지난 듯했다. 전국의 소나무를 옮겨 심어놓았다는 숲을 지날 때는 철갑(?)을 두른 수령이 오랜 소나무가 우거져있었다. 송림을 지나 오솔길로 접어들자 낙엽활엽수들은 잎을 떨군 채 앙상한 나목으로 겨울을 맞고 있었다. 한적한 만추의 숲길을 걸으니 사각사각 낙엽 밟는 소리만 들려왔다. 계곡에 설치된 아치형 목재다리를 건너고 나무에 매달린 새집을 ..

화양구곡

화양구곡(華陽九曲) (2020.10.16.) 괴산의 화양구곡. 두어 번 방문한 것 같은데, 아름다운 경치에 대한 기억은 나지 않는다. 오늘은 금요일이지만 회사휴무니 가을 나들이에 그만이다. 출근시간을 살짝 넘겨 집을 출발했더니 원활하게 괴산 관내로 들어섰다. 길가에 간간이 핀 하얀 억새꽃이 가을을 알려주고 있었다. 어디서 본 듯한 저수지가 나타나더니 멀리 노란 은행나무 숲이 시야에 들어왔다. 작년 ‘산막이 옛길’을 찾아왔을 때 잠깐 들렀던 문광저수지 옆 ‘은행나무길’이었다. 온 김에 차를 세우고 잠깐 단풍구경을 했다. 단풍이 절정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제법 노랗게 물든 은행잎이 저수지에 비쳐 운치를 더해가고 있었다. 화양구곡 넓은 주차장에 들어서자 차는 몇 대 있지만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점심때라 준비해..

가평 잣향기 푸른숲

가평 잣향기 푸른숲 (2020.10.10.) 이번 연휴엔 하늘정원 화단정리와 분갈이 작업을 해야 할 시기다. 꽃 가꾸기가 취미라지만 3일 연속 같은 일을 되풀이하면 재미도 없을 뿐만 아니라 체력도 감당이 안 된다. 그래서 연휴 첫째, 셋째 날은 정원사 일을 하고 둘째 날은 가을 나들이에 나서기로 했다. 나들이는 ‘코로나’ 감염 우려가 적고 몸과 마음을 편히 쉴 수 있는 산림휴양 공간을 찾았다. 가평에 있는 ‘경기도 잣향기 푸른숲’은 수령(樹齡) 80년 이상의 잣나무가 국내에 가장 많이 분포한다고 한다. 피톤치드 가득하고 쾌적한 잣나무 숲에서 산책과 휴식의 여유를 즐기기로 했다. ‘잣향기 푸른숲’ 진입로에 들어서자 길가에 차들이 길게 주차되어 있었다. 웬일인가 했더니 주차장이 만차되어 임시방편으로 주차해 ..

강원북부 여행(2020)

강원북부 여행 둘째 날(영금정, 울산바위, 홍천 팔봉산) (2020.10.5.) 금빛 아침 햇살이 빤짝이는 ‘영금정’ 바닷가를 찾았다. 돌다리인 ‘동명해교’를 걸어 영금정으로 들어갔다. 해돋이로 유명한 곳이지만 싱그러운 아침바다도 좋았다. 가을이 되니 바닷물은 한결 푸르고 맑아진 듯했다. 어제 속초해변을 찾았을 때 육안으로 보는 조도와 사진에 나타난 모양이 사뭇 달라서 어리둥절했는데, 영금정에서 바라본 조도의 모양이 사진과 비슷했다. 영금정 오른쪽 언덕 위에도 정자가 보이고 비탈엔 억새가 피어나 가을 정취를 자아내었다. 정자 이름이 궁금했는데 그곳에도 ‘영금정(靈琴亭)’이란 현판이 걸려있었다. 영금정의 유래는 본래 정자 이름이 아니라 파도가 바위에 부딪혀 나는 소리가 마치 거문고 소리처럼 오묘하고 아름다..

강원북부 여행(2020)

강원북부 여행 첫째 날(건봉사, 청간정, 바다향기로, 속초해변) (2020.10.4.) 추석연휴 마지막 날 강원북부 여행을 떠났다. 내일은 회사 공동연차니 교통 혼잡이나 숙소를 고려할 때 여행하기 좋은 날이다. 첫 여행지인 고성 ‘건봉사’로 향했다. 미시령과 진부령 갈림길에 이르자 높다란 언덕 위에서 인공폭포 물줄기가 세차게 쏟아져 내렸다. 바람이 불어와 폭포수가 흩날리는 모습이 장관을 이루었다. 겨울에 이곳을 지나며 폭포가 꽁꽁 얼어붙은 모습은 보았어도 물이 쏟아지는 장쾌한 광경은 처음이다. 진부령을 지나며 보니 산 정상부에 울긋불긋 단풍이 들기 시작했다. 금강산 건봉사에 도착하니 고즈넉한 분위기가 마음에 와 닿았다. 큰 소나무 그늘에 자리를 잡고 가을소풍을 나온 듯 점심을 먹었다. 맑은 공기와 산 내..

팔당호수 한 바퀴

팔당호수 한 바퀴 (2020.9.30.) 추석을 앞두고 귀향길에 나서지 않으니 잡생각만 떠올랐다. 교통체증을 감안해 오후에 팔당호수를 시계 반대 방향으로 한 바퀴 돌기로 했다. 팔당댐을 거쳐 광주 남종면 ‘팔당전망대’에 이르러 호숫가에서 잠시 바람을 쐬었다. 날씨가 좋고 시야가 맑게 트인 상태라 팔당댐 상부 구조물은 물론 건너편 다산생태공원 전망대도 한눈에 들어왔다. 사진사들이 단체로 출사를 나와 새들이 비상하는 장면을 촬영하는 모습도 보였다. 올여름 처음으로 들렀던 ‘팔당물안개공원’으로 향했다. 공원의 넓은 팔당호 수면은 온통 연잎으로 뒤덮였다. 가을이 되니 잎이 초록색의 싱그러움을 잃고 누렇게 변해있었다. 연인이나 가족끼리 다인용 자전거를 타고 호수주위를 둘러보는 모습이 정겨웠다. 꽃밭엔 쑥부쟁이가 ..

연천 가을 나들이

연천 가을 나들이 (2020.9.26.) 고구려 옛 성인 ‘호로고루’ 일대에 해바라기 꽃이 피어 장관을 이루었다고 한다. 임진강변에 있는 유적지로 올봄 준모네 가족이 다녀와 사진을 블로그에 올렸던 기억이 난다. 주말 오전에 가을소풍 가는 기분으로 호로고루를 비롯한 연천 나들이에 나섰다. 차장 너머로 보이는 길옆 넓은 논밭은 황금들판을 이루었다. 가을 들녘은 보는 이의 마음마저 풍성하게 해 주었다. 좁은 농로를 따라 유적지로 진입하자, 넓은 해바라기 꽃밭과 멀리 성벽 위 관광객들의 조그만 형상이 시야에 들어왔다. 방문객은 유모차를 탄 유아에서부터 부축을 받으며 걷는 노인에 이르기까지 연령층이 다양했다. 유적지 입구에 가꾸어진 해바라기 꽃밭과 노랗고 하얀 바람개비가 돌아가는 잔디밭 그리고 ‘솟대’ 동산이 구..

강화도 연미정

강화도 연미정(燕尾亭) (2020.9.5.) 요즘은 나들이할 곳을 찾을 때 사람이 적게 모일 만한 장소를 선호하게 된다. 그렇다고 아무 곳에나 갈 수도 없는 노릇이니, ‘구경하기 좋으면서 사람이 적게 모이는 곳’이라는 이율배반적인 조건이 붙는다. 그간 강화도를 여러 번 여행하면서 북쪽 해변은 유적지도 별로 없고 군사지역이라 관심을 두지 않았다. 요즘 같은 시기에 ‘딱’이다 싶어 혹시 구경할 만한 곳이 있는지 찾아보았다. 바닷가에 ‘연미정’이란 정자가 있는 것으로 검색되었다. 오후에 드라이브 겸 강화도 북쪽 해안 나들이에 나섰다. 강화대교를 건너기 직전 오른쪽에 있는 김포‘문수산성’에 잠깐 들렀다. 성문인 희우루(喜雨樓)에 오르니 턱 아래 강화대교가 보이고 김포와 강화사이의 바닷길이 강처럼 길게 펼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