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의 일상사/어머님 14

어머님 생신 가족모임

어머님 생신 가족모임 (2022.5.7.) 어머님 생신을 축하드리기 위해 5남매(미국 계시는 큰형님 제외)가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정말 오랜만이다. 유교적 가풍과 대가족을 이룬 집안의 종부로 시집오셔서 집안 어른들 모시고 6남매 키우는 사이, 세월이 어느새 흘러 올해 아흔 일곱 번째 생신을 맞이하신다. 요즘은 거동이 자유롭지 못하시다 보니 자식들과 함께 자동차를 타고 시원스럽게 드라이브 나가시는 것을 좋아하신다. 5남매가 어머님을 모시고 두세 시간 가량 바닷가 나들이를 하고 생신 축하연을 가지기로 했다. 목적지는 일명 ‘콰이강의 다리’라 불리는 ‘저도연육교’ 부근으로 정했다. 어머님이 그간 몇 번 다녀오신 곳으로 주변 풍광이 좋고 잔잔한 다도해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곳이다. 바다를 가로지르는 주황색 철재..

추석 나들이(2016년)

추석 나들이(진해 해변공원) (2016.9.15.) 추석차례를 지내고 아침을 먹고 나자 형님과 동생 가족은 각자 집으로 돌아가고 우리 가족과 어머님만 남았다. 어머님께 점심을 들고 진해 바닷가 바람 쐬러가자고 여쭈었더니 “내일 또 장거리 운전할 텐데 그냥 집에서 쉬거라.”고 하셨다. 어머님은 허리가 불편하시어 아파트 노인정에나 혼자 다녀오시는 정도이니, 자식들이 모시고 나가지 않으면 외출하시기 어렵다. “어머님! 밤에 자고 나면 괜찮습니다.”며 말씀드려 진해 해변공원으로 모시고 갔다. 처음 와보는 곳이지만 공원에는 가족 나들이를 나온 인파가 제법 많았고 ‘진해루’ 아래에는 돗자리를 깔고 낮잠을 즐기는 사람도 있었다. 공원 주변에는 큼직한 정자와 각종 벤치, 아이들 놀이터, 보터 타는 곳, 소공연장 등 많..

2016년 세배와 차례

세배와 차례(2016년 설날) (2016.2.8) 아침 일찍 일어나 음식을 제기에 담고 차례를 지내기 전에 어머님께 세배를 올렸다. 국내에 사는 삼형제 가족들이 설빔을 차려입고 어머님 앞에 둘러서니 거실이 가득 차는 듯했다. 자식들 부부가 먼저 세배를 드리고 어머님의 덕담을 들은 후에 손주들과 손부가 세배를 드리고 덕담을 들었다. 준모와 지우는 증손주이지만 지우는 아직 세배를 할 수 없으니 준모는 아빠 엄마와 함께 세배를 올렸다. 어머님께서 세뱃돈 외에 올해 회갑을 맞는 셋째 며느리와 첫돌을 맞는 증손녀에게는 손수 지으신 예쁜 주머니에 축하금과 돌돈을 넣어주셨다. 세배를 마친 후에는 모두 기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한 해의 건강과 풍요를 기원하며 조상님께 차례를 지냈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가족들이 둘러앉아..

2015년 우포늪 나들이

우포늪 나들이(2015년 추석) (2015.9.27) 추석 차례를 지내고 아침을 먹고 나니 형제들은 서둘러 집으로 돌아갔다. 어머님과 우리 세 식구만 남았다. 요즘은 명절이라도 인사 오는 사람들이 별로 없으니 점심식사하고 바람 쐬러 드라이브를 가면 어떻겠느냐고 어머님께 여쭈었다. 처음에는 내일 새벽에 장거리 운전할 텐데 그냥 쉬라고 하셨지만 거듭된 청에 허락을 하셨다. 창녕 우포늪이 유명하지만 가까이 있어도 가보지 못한 터라 이번기회에 들리기로 했다. 추석이라 고속도로 진입로부터 정체가 심하여 북면온천 쪽으로 난 지방도로를 경유하여 우포늪에 도착하였다. 입구는 전시관과 조형물 등으로 단장되어 있었지만 안으로 들어가니 습지보호를 위하여 인공적인 시설은 최소화되어 있었다. 어머님은 많이 걸어가실 수가 없으니..

생신 가족 나들이

구순 생신 가족 나들이 (2015.5.24) 어제 어머님 구순 생신에 모인 6남매 중 특별한 개인사가 없는 사람들은 어머님을 모시고 당일 여행을 하기로 했다. 모두 아홉 명이 승용차 두 대에 나누어 탔다. 먼저 남해 창선대교로 향했다. 대교 휴게소 전망대에서 바라본 다도해는 호수처럼 잔잔하고 점점이 늘어선 섬들은 그림 같았다. 남해에 왔으니 최근 유명세를 타고 있는 독일마을을 구경하기로 하였다. 연휴라 교통정체가 극심하고 이른 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독일마을 아래 바닷가에 있는 물건리 방조어부림으로 들어갔다. 숲속 평상위에 돗자리를 펴고 온가족이 둘러앉았다. 앞에는 전망 좋은 바다가 펼쳐져 있고 시원한 숲 바람이 불어오니 별천지 같았다. 점심때가 되었으니 싸온 음식을 펼쳐놓고 간단하게 식사를 하였다. 독..

어머님 구순

어머님 구순 (2015.5.23) 올해 우리 어머님은 구순이 되신다. 타국으로 객지로 멀리 떨어져 사는 육남매들이 한 자리에 모이기 편리한 연휴 첫째 날 저녁에 조촐한 생신모임을 가지기로 했다. 미국에 사시는 큰형님내외분은 행사를 위해 며칠 전에 귀국하셨다. 친인척들과 이웃 분들도 초청하고 잔치를 해야 할 기쁜 일이지만 어머님이 간곡하게 만류하시어 직계가족만 모이도록 계획하였다. 어머님 생신에 대한 예(禮)도 갖추고 간단한 여흥이라도 즐기려면 음식점은 제약이 많아 출장뷔페를 이용하였다. 6남매 부부와 손자, 손녀가 순서대로 만수무강을 축원하며 절을 올리고 술을 권해드리니 어머님께서 덕담을 해주셨다. 생신 케이크에 촛불을 붙이고 축하노래를 부른 후에는 식사를 하며 반주를 곁들였다. 우리 6남매는 같은 부모..

어머님과 함께한 연말연시

어머님과 함께한 연말연시 (2014.12.31~2015.1.1) 올 12월 31일은 음력 11월 10일 조부모님 기일(忌日)입니다. 돌아가신 해는 다르지만 날짜는 같은 날이지요. 종무식이 있는 날이지만 회사에 이야기를 하고 마산으로 향했습니다. 성남(분당) 터미널에서 전화를 드리니 못 오는 줄 알고 계셨던 어머님의 밝은 목소리가 퍼져 나왔습니다. 선산 휴게소에 도착하니 제법 눈이 내려 주변이 온통 하얗게 덥혀있었습니다. 집에 도착하여 어머님께 문안인사를 올리니 무척 반가워하시며 며느리와 손부의 전화가 왔고 준모하고는 세 번이나 통화했는데 정말 똑똑하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머님 곁에서 문어오리는 모습을 지켜보는 가운데 저녁이 깊어갔습니다. 형님과 조카를 기다리다 혼자서 병풍을 치고 제상에 제수를 진설하니..

추석 귀성 및 성묘(2013년)

2013년 추석 귀성과 성묘 (2013.9.18~9.20) 귀성차량이 조금이라도 덜 붐비는 시간대를 택하려고 새벽 3시에 일어나 4시전에 출발하였는데도 고속도로 정체가 심하여 보통 때 같으면 4시간 반 정도 걸리던 길을 오늘은 9시간 정도 길에서 보냈다. 어머님께 인사를 올리고 아범과 어멈, 준모가 올 추석에 오지 못하게 된 사정을 소상히 설명해드렸다. 새아기는 직장근무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니 설명이 간단하였는데 아범과 준모가 올 수 없었던 사정을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자연히 이야기가 길어졌다. 어머님은 증손자를 작년 추석에 보고 그 동안 보시지 못하였으니 무척이나 보고 싶어 하셨을 텐데 준모가 아파서 부득이 어제 계획을 바꿀 수밖에 없었던 일이다. 어머님 얼굴에 실망하시는 표정이 순간적으로 스쳐지나갔지..

어머님 미수(米壽)

어머님 미수(米壽) (2013.5.19) 올해는 어머님 생신이 5월 19일(음력 4월 10일)로 3일 연휴의 마지막 날입니다. 연세가 여든 여덟이시니 미수(米壽)가 되십니다. ‘미수’라는 말은 한자의 쌀 미(米) 자(字)가 88의 한자 ‘八十八’을 모은 것과 같은 데에서 유래하였습니다. 미수가 되는 해 생신날에는 미수연(米壽宴)이라는 잔치를 베풀고 축수(祝壽)를 하는 것이 자식된 도리이겠지요. 당초 계획은 미국에 계시는 큰형님 내외분도 귀국하고 직계 자손들이 한자리에 모두 모여 미수연(米壽宴)을 개최하기로 계획하였으나 어머님께서는 작은 형수 건강이 좋지 않아 마음이 편치 않으시다며 미수연 개최를 한사코 반대하십니다. 미수연 개최여부는 최종적으로 어머님의 뜻에 따라야 하겠지만 자식 된 도리를 다하지 못하면..

문안 전화

문안 전화 어머님께 드리는 문안 전화 (2013.3.2) 토요일 아침에 어머님께 문안 전화를 올리니 밝고 환한 목소리가 전화기에서 퍼져 나옵니다. 평소에는 주중 오전에 회사에서 근무 중에 시간을 내어 전화를 드렸는데 금주에는 출장과 삼일절이 끼여 있어 주말에야 전화를 드렸습니다. 오전에는 집에 계시고 오후에는 외출을 하시기에 오전에 전화를 드려야 통화가 원활하게 이루어집니다. 핸드폰을 가지고 계시지만 집에 두고 외출하실 때가 많기 때문에 오전에 전화를 드렸는데 전화를 받지 않으시는 날에는 은근히 걱정이 되어 저녁에 다시 전화를 드려 잘 계시는지 확인을 하게 됩니다. 70년대와 80년대 중반까지만 하여도 전화기 보급률이 높지 않았고 시외 장거리 전화의 경우에는 요금도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어 무소식이 희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