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정원 70

하늘정원 꽃모종 심기

하늘정원 꽃모종 심기 (2024.4월) 하늘정원에 봄이 찾아오면 추운 겨울을 넘긴 다년생 야생화와 나무들이 차례로 꽃을 피운다. 돌단풍, 명자나무, 자두나무로 시작해 동백꽃, 매발톱꽃, 보리수나무꽃 그리고 철쭉과 영산홍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화사한 봄맞이를 하려면 야생화만으로는 조금 부족한 느낌이 든다. 4/4일 현장에 출장을 갔다가 일이 일찍 끝난 덕분에 과천화훼단지에 원예용 거름과 비료를 사러 갔다. 마음에 드는 꽃모종이 눈에 띄어 주말에 심을 요량으로 거름과 함께 사 왔다. 토요일에는 손주들과 부천으로 꽃놀이를 가는 바람에 일요일 이른 아침부터 꽃모종을 심기로 했다. 꽃의 종류는 다알리아, 페라고늄, 사피니아, 임파첸스, 칼란디바, 버베나, 사계국화, 데이지 등이다. 먼저 꽃이 자라날 크기와 색깔을..

봄이 오는 하늘정원의 바쁜 일상

봄이 오는 하늘정원의 바쁜 일상 (2024.2~3월) 이른 봄이 되면 하늘정원의 일상은 바빠진다. 해빙기를 거쳐 봄이 오는 과정에 하늘정원에서 일어났던 주요 일들을 기록해 보았다. 해마다 월동을 끝내고 봄맞이 준비를 할 때, 이 기록을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월동을 일찍 끝내면 자칫 동해를 입기 쉽고, 늦게까지 과보호(?)하면 화초가 웃자라는 피해를 입게 된다. 옛사람들은 24절기를 이용해 각종 농사시기를 결정했는데, 요즘은 중기 일기예보를 참조하면 큰 도움이 된다. 2월 22일, 어제 저녁 퇴근 무렵부터 진눈깨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아침에 일어나 하늘정원에 올라가 보니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하고 장독대에 눈이 소복이 쌓여 있다. 진눈깨비가 밤새 함박눈으로 변한 모양이다. 아파트 정원의 나무들도 하얀 옷으..

긴기아난과 군자란 꽃

긴기아난과 군자란 꽃 (2024.3.30.) 지난주에는 난방을 하지 않은 뒷방에서 한겨울을 보낸 화분들을 바깥에 내놓았다. 그중 작은 꽃망울이 송골송골 맺힌 긴기아난과 꽃대가 올라온 군자란은 실내 2층 복도에 두었다. 금방 온몸으로 따뜻한 온도를 감지한 듯 꽃망울이 하루가 다르게 커져갔다. 주말 아침에 눈을 뜨니 예상치 못한 감미로운 꽃향기가 코끝을 스쳤다. 가녀리고 하얀 긴기아난 꽃이 피기 시작한 것이다. 군자란은 꽃봉오리가 한층 더 커져 주황색을 띠었다. 꽃을 제대로 피우지 못한 해의 실패를 통해, 긴기아난은 동해를 입지 않는 범주 내에서 겨울을 좀 춥게 나야 꽃이 잘 핀다는 사실을 터득했다. 그 후로는 해마다 추운 겨울을 지나 이른 봄이 와야 화분을 따뜻한 복도 쪽으로 옮겨 놓는다. 야생이 아닌 원..

국립중앙박물관 석조물정원 산책

국립중앙박물관 석조물정원 산책(2024.2.12.)설 연휴 마지막 날에 국립중앙박물관을 방문했다. 봄 날씨처럼 포근한 오후라 박물관 야외정원을 거닐며 석탑과 석조물들을 둘러보았다. 연못가 ‘청자정’을 거쳐 석탑이 보이는 곳으로 들어서니 제법 높은 탑이 나타났다. ‘남계원 칠층석탑’이었는데 11세기 고려시대 탑으로 국보로 지정돼 있었다. 옆에 있는 ‘갈항사 동서 삼층석탑’은 통일신라시대 탑으로 역시 국보로 지정돼 있었다. 두 탑을 번갈아 바라보니 신라시대와 고려시대 탑의 특징이 뚜렷이 구별되는 듯했다. 그 외 고달사 쌍사자 석등(10세기 고려시대, 보물), 홍제동 오층석탑(11세기 고려시대, 보물), 천수사 오층석탑 1기와 삼층석탑 1기(고려시대), 영전사 보제존자 사리탑(14세기 고려시대, 보물), 안흥..

동절기 하늘정원에 있었던 일

동절기 하늘정원에 있었던 일 (2023.12) 기온이 영하로 오르내리기 시작해 내년 봄을 기약하며 월동 준비에 들어갔다. 화분을 월동용 비닐과 보온용 매트로 덮어씌운 뒤 찬바람이 들지 않도록 채비했다. 월동준비는 아마추어 정원사에게 가장 힘든 일거리 중 하나다. 월동준비가 끝나면 날씨가 추워지고 특별한 일도 없으니, 하늘정원에 올라가는 일이 뜸해진다. 날씨가 따뜻해지거나 곤두박질칠 때, 보온용 매트를 벗기고 다시 씌우느라 잠시 들릴 뿐이었다. 추위가 본격적으로 계속되면서 나무는 잎새를 모두 떨어뜨리고 나목이 되었다. 가지치기에 알맞은 시기가 된 것이다. 날씨가 포근한 휴일을 잡아 웃자란 보리수 나뭇가지와 포도덩굴 전지 작업을 했다. 전지한 나뭇가지는 다시 작게 잘라 쓰레기봉투에 담아 처리해야 한다. 2차..

하늘정원의 가을

하늘정원의 가을 (2023.9~10월) 하늘정원에 피는 가을꽃은 화사하기보다 야생화처럼 청초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다. 봄철엔 월동한 초목에다 꽃모종까지 사다 심어 놓으니, 화려한 꽃들이 앞을 다투어 피어난다. 그러나 가을이면 주로 봄에 파종한 토종 꽃씨가 싹을 틔워 꽃을 피우니, 소박한 느낌이 드는 것은 오히려 당연할 것이다. 어쩌면 가을엔 단아하고 청초한 꽃들이 계절에 맞을 것 같다. 하늘정원의 대표 가을꽃은 풍접초(쪽두리꽃)와 국화(흰색, 자색) 그리고 노란 산국이다. 여름철부터 끊임없이 피고 지는 금송화와 나팔꽃, 안개꽃, 엔젤트럼펫, 베고니아도 빼놓을 수 없다. 완연한 가을인데 울타리엔 봄에 피는 붉은 덩굴장미 몇 송이가 피었다.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계절을 잊었나 보다. 가을철 하늘정원을 아..

하늘정원의 어느 금요일 저녁

하늘정원의 어느 금요일 저녁 (2023.9.8.)직장생활을 하다보면 금요일 저녁이 일주일 중 가장 편안하고 여유로운 시간이 된다. 한더위도 물러났으니 이번 금요일에는 하늘정원에서 분위기(?) 있는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다. 전날 밤에 테이블 주변을 정리하고 깨끗이 닦는 등 준비를 해 두었다. 퇴근하자마자 하늘정원에 올라 테이블 주위에 모기향을 피우고, 휴대용 가스레인지와 음식들을 날랐다. 야외에서 노을을 보며 식사하는 자리니, 기분 좋게 반주도 한잔하기로 했다. 석양이 서리풀 공원을 넘어가자, 하늘은 연분홍 노을로 빛나고 울타리 너머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 왔다. 어느새 하늘정원의 싱그러운 꽃향기는 고기 굽는 냄새로 바뀌어 갔다. 마주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어 보면 부부사이는 나이가 들수록 이야깃거리가 ..

하늘정원의 봄과 여름

하늘정원의 봄과 여름 (2023.4~8월) 잔일거리를 마치고 밤늦게 잠자리에 들었는데, 한낮 더위에 축 쳐져 있던 꽃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냥 잘까 하다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정원사(?)의 순간적인 망설임이 꽃들의 생명을 좌우한다는 생각이 들자 정신이 번쩍 났다. 아파트 외등을 켜고 화분에 넘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물을 주었다. 불빛과 분사기 물줄기에 놀란 모기들이 일제히 날아올랐다. 한낮의 더위는 가셨지만 모기들의 전방위 공격이 대단했다. 화단과 화분에 물을 듬뿍 주고 거실로 내려오니 새벽 한 시가 넘었다. 늦었지만 할 일을 하고 나니 기분이 좋았다. 하늘정원에 피었던 꽃들의 멋진 모습도 서둘러 정리해야겠다. 봄단장을 마친 후 저마다 지닌 개성대로 피어난 꽃들의 아름다운 자태를 봄과 여름으로 구..

하늘정원 꽃단장

하늘정원 꽃단장 (2023.4.9.) 봄이 오면 산과 들로 꽃구경을 다니기도 하지만 하늘정원 꽃단장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월동한 초목들이 꽃을 피울 즈음 화사하게 핀 화원의 꽃들을 데려와 정원을 예쁜 꽃동산으로 가꿔야 한다. 4월 8일(토) 오전에 미리 보아 두었던 꽃시장에 들러 마음에 드는 꽃을 골라 왔다. 오후에는 손주들을 만나 즐거운 주말을 보내느라 꽃 심는 일은 내일로 미루었다. 일요일 이른 아침부터 꽃의 크기와 색상에 어울리는 화분을 골라 정성스레 옮겨 심었다. 날이 어둑해질 때까지 종일 작업을 하고 나니 허리와 온몸이 쑤셔와 남은 꽃모종은 다음 주말에 심기로 했다. 플라스틱 포트에 심어져 있던 꽃들을 예쁜 화분에 옮겨 심어 놓으니 한결 근사해 보였다. 연장을 정리한 후 물을 듬뿍 주고 바..

봄이 오는 하늘정원에서

봄이 오는 하늘정원에서 (2023.3) 포근한 봄바람이 불어오면 봄이 하늘로 오는 것 같은데, 새싹이 흙을 뚫고 올라오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땅속에 숨어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하늘정원에 봄이 찾아올 때쯤이면 우리 집 정원사(?)의 몸과 마음도 바빠진다. 큰 추위가 지나면 노지 월동용 보온덮개를 벗기고, 영상의 기온이면 비닐도 걷어 내야 한다. 또한 꽃샘추위가 올 것을 감안해 실내에서 월동한 화분들을 하늘정원에 옮길 시기를 정하고 실행해야 한다. 이른 봄 하늘정원에는 명자나무, 자두나무, 보리수나무, 동백꽃과 돌단풍이 앞다투어 꽃을 피운다. 꽃망울이 봉긋봉긋 돋아 2층 복도에 둔 ‘긴기아난’이 하얀 꽃을 활짝 피우자 온 집안이 향기로 가득하다. 아침, 저녁으로 싱그러운 향기를 맡으면 지난겨울의 노고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