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24) 8

한양도성 유적 탐방과 남산공원길 산책

한양도성 유적 탐방과 남산공원길 산책 (2024.4.13.) 신록의 계절을 맞아 남산공원길 산책에 나섰다. 버스를 타고 남산도서관 앞에 내려 안중근 의사 동상이 있는 쪽으로 걸었다. 동상 건너편에는 성(城)을 따라 길게 한양도성 유적전시관이 들어서 있었다. 예전에 발굴조사를 하며 가설 담장을 둘러쳐 놓았던 곳이다. 마침 해설사가 유적에 관한 설명을 하는 듯, 한 무리의 관람객들이 모여 있었다. 한양도성은 종종 접하는 유적이니 이번 기회에 해설을 들어 놓으면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야외 유적을 바라보며 중년 여성 해설사의 설명에 귀를 기우렸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참여자의 수효가 늘어났다. 성을 쌓고 크게 보수한 시기와 특징, 성을 축조할 사람들의 동원과 관리 방법, 조선신궁 배전(拜殿) 터, 분수대, 방공..

석촌호수 산책

석촌호수 산책 (2024.4.10.) 오전 일찍 국회의원 선거 투표를 마치고, 하늘정원에 올라가 포트에 든 꽃모종을 화분에 옮겨 심는 작업을 했다. 화사한 봄날인데 오후에는 특별한 일정이 없으니 어디 산책이나 갈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까운 양재천을 둘러볼까 생각하다가 이왕이면 근래 가보지 않은 석촌호수를 찾기로 했다. 지하철 2호선 잠실역에서 내려, 롯데월드타워를 지나 호숫가 둘레길로 들어섰다. 벚꽃이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호수를 찾는 방문객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벚꽃이 만개한 지난 주말에 방문했더라면 호숫가를 걷기조차 힘들었을 것 같다. 현수막에 안내된 대로 시계반대방향으로 걸으니 사람들과 마주치는 불편함이 적었다. 꽃잎이 바람에 힘없이 흩날리는 가운데 이제야 꽃을 활짝 피운 늦깎이 벚나무도 ..

응봉산 개나리꽃 구경

응봉산 개나리꽃 구경 (2024.3.31.) 응봉산 개나리 축제는 지난주에 개최되었지만 날씨 변동으로 금주쯤에나 만개할 것이라는 소식이다. 일요일 오후 정원에서 화분에 꽃씨를 심다가 문득 노란 개나리꽃이 떠올랐다. 응봉산은 멀지도 않고 높지도 않으니 산책하듯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는 곳이다. 마을버스에서 내려 계단을 따라 언덕을 오르는데, 샛노란 개나리꽃이 만발했다. 개나리꽃은 연둣빛 새싹이 나기 시작하면 한물간 셈인데 지금이 한창이었다. 중랑천과 한강이 바라보이는 남쪽 능선을 따라 팔각정으로 향했다. 바위 틈 척박한 땅에 뿌리를 내리고 암벽 곳곳에 무성하게 자란 모습이 대견해 보였다. 능선의 데크 계단을 오르며 저 아래 유유히 흐르는 한강 물줄기와 넓은 시가지 전경을 바라보니 가슴이 툭 트이는 듯했다..

국립중앙박물관 세계문화관 관람

국립중앙박물관 세계문화관 관람 (2024.2.13.) 설 연휴가 끝났지만 회사 단체 휴무일이라 오전에는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빈둥대었다. 내일은 오랜 연휴 끝에 출근을 하게 되니, 오후엔 몸을 좀 움직이는 ‘워밍업’이 좋을 것 같다. 공원에 나가 산책을 할까 하다가 어제처럼 중앙박물관에 가서 산책 겸 유물 관람을 하기로 했다. 날씨가 포근한 탓인지 평일임에도 관람객들이 꽤 많아 보였다. 상설전시장 2층에 있는 ‘사유의 방’에 잠시 들렀다. 올 첫 일요일에 관람했던 곳이지만, 국보 ‘반가사유상’ 두 점의 신비로운 미소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2층 기증관에 전시된 손기정 기증 그리스 청동투구를 관람하고 3층에 있는 그리스 로마 전시관에 들렀다. 그리스 로마의 신화, 혼종 생물, 복제작, 장례문화 등에 대한 이..

오랜만에 찾은 서리풀 공원

오랜만에 찾은 서리풀 공원 (2024.2.4.) 모처럼 ‘서리풀 공원’ 산책에 나섰다. 예전엔 가파른 비탈길을 올라 서리풀 공원을 찾았는데, 근래 들어서는 건너편 평지에 있는 몽마르뜨 공원만 들렀다. 근 10년 만에 서리풀 공원에 오르니 산책로는 물론이고 경관도 몰라보게 변했다. 가파른 흙길과 계단이 있던 곳에는 목재 데크와 쉼터가 설치돼 있었다. 데크가 완만한 갈지(之)자 형이라 유모차나 휠체어도 오를 수 있다고 한다. 데크 중간 중간에는 위로 향하는 계단이 따로 설치돼 각자 체력에 알맞은 길을 선택할 수 있었다. 쉼터 의자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거나 운동기구를 이용해 체력을 단련하는 방문객들도 보였다. 갈지(之)자 산책길을 이리저리 한참 오르자 한강과 인도교가 바라보이는 전망대가 나왔다. 길은 다시 반..

철원 한탄강 물위길 트래킹과 래프팅 체험

철원 한탄강 물위길 트래킹과 래프팅 체험 (2024.1.20.) 철원 한탄강에 ‘얼음 트레킹’ 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물위길’ 걷기와 구경거리를 찾아 집을 나섰다. 동부간선도로와 국도 3호선을 타고 북진하다가 한적하고 낯선 지방도로를 거쳐 철원 은하수교 주차장에 도착했다. 물위길은 직탕폭포에서 시작해 태봉대교, 은하수교, 승일교, 고석정을 거쳐 순담계곡까지 이어졌다. 은하수교는 한탄강 유역 탐방로를 이어주는 보도용 현수교로 경치를 구경하는 전망대 역할도 했다. 다리를 건너 강가로 내려가니, 플라스틱 블록을 엮어 강물에 띄우고 떠내려가지 않도록 고정시킨 물위길이 조성돼 있었다. 일단 경관이 좋은 ‘송대소’와 직탕폭포가 위치한 상류 방향으로 걸으며 겨울 풍광을 감상하기로 했다. 강 가운데 서서 은하수..

반가사유상, 경천사 십층석탑, '스투파의 숲' 관람

반가사유상, 경천사 십층석탑, ‘스투파의 숲’ 관람 (2024.1.7.) 새해 첫 일요일에 ‘반가사유상(半跏思惟像)’ 관람을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았다. ‘사유의 방’이 별도로 마련돼 있고 국보로 지정된 반가사유상 두 점만 어둠속에 나란히 전시돼 있었다. 오른발을 왼쪽 무릎에 얹고 오른손을 살짝 뺨에 댄 채, 싶은 생각에 잠겨 있는 반가사유상. 입가에 잔잔히 번지는 미소를 바라보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왼쪽에 놓인 상(像)은 6세기 후반에 제작되었다고 하는데 장신구와 옷 주름 등이 화려하고 세밀하게 표현되었고, 오른쪽 상은 7세기 전반에 제작된 것으로 간결하고 절제된 형식을 보였다. 사유하는 조각상이라 하면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을 빼놓을 수 없다. 우람한 체격의 사내가 오른손으로 턱을 고이고 고..

광화문 월대와 피맛골 탐방

광화문 월대와 피맛골 탐방 (2024.1.1.) 새해 첫날을 맞아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 중인 ‘반가사유상(半跏思惟像)’을 관람하려 했는데, 1월 1일은 휴관이라 한다. 연말 연휴에 눈과 비가 번갈아 내려 바깥출입을 하지 못했으니, 건강관리를 위해서라도 나들이를 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박물관대신 야외 유적지인 광화문 ‘월대’와 종로의 옛 ‘피맛골’ 일대를 둘러보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경복궁 지하철역에서 광화문으로 향하는 길엔 한복을 입은 관광객들이 눈에 띄었고, 그 중엔 외국인들도 제법 많았다. 월대(月臺)는 조선시대의 주요 건축물 앞에 지상보다 높게 조성한 공간으로 계단과 난간 등으로 구분해 놓았다. 광화문 월대는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전차 선로 설치와 도로 확장 등으로 훼손되었다. 이번에 복원된 유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