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23년) 46

겨울바다(4)를 떠나던 날(능파대와 백섬 해상전망대, 대진항 해상공원, 화진포)

겨울바다(4)를 떠나던 날(능파대와 백섬 해상전망대, 대진항 해상공원, 화진포) (2023.12.20.) 3박 4일간 겨울바다 여행의 마지막 날이 되었다. 집으로 돌아간다는 안도감보다 아쉬운 마음이 앞서는 걸 보니 겨울바다 여행이 나름대로 괜찮았나 보다. 설악산의 설경을 뒤로하고 고성 문암항 ‘능파대’로 향했다. 능파대 한쪽은 데크 공사 중이었지만, 바위 해안으로 나가 파도가 기암괴석에 부딪혀 하얗게 부서지는 광경을 지켜보았다. 능파(凌波)란 아름다운 미인의 걸음걸이를 형용한 말이란 것을 생각하면서... 추암 촛대바위 일대도 능파대였지! 송지호 해변을 거쳐 ‘백섬 해상전망대’에 들렀다. 차가운 바닷바람이 불었지만, 갯바위와 암초 위에 조성된 해상전망대는 겨울바다 여행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한적..

겨울바다3(정동진항, 하조대, 속초아이 대관람차)

겨울바다3(정동진항, 하조대, 속초아이 대관람차) (2023.12.19.) 해안도로를 타고 금진항과 심곡항을 지나 정동진항으로 향했다. 동해 여행을 몇 차례 경험한 덕분에 곳곳에 뿌리내린 추억들이 새로워 심심할 틈이 없었다. 썬크루즈 호텔과 리조트 아래 해변에 도착하니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이란 안내판이 보였다. 몇 년 전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을 탐방했을 땐 ‘정동진 해돋이공원’ 아래 해안 절벽에서 심곡항으로 연결돼 있었는데, 연장이 늘어난 모양이다. 매표소 문이 닫혀 있는 걸 보니 아직 정식 개통은 하지 않았나 보다. 우린 교량 데크를 걸어서 개방된 구간만 산책했다. 바다 경치도 좋았지만, 언덕 위 독특한 모양의 호텔과 리조트 건물 그리고 해변절벽이 조화를 이루어 별천지 같은 느낌이 들었다. 강릉 남대천..

겨울바다2(삼척 해상케이블카, 추암 촛대바위, 묵호등대)

겨울바다2(삼척 해상케이블카, 추암 촛대바위, 묵호등대) (2023.12.18.) 창문을 열고 겨울바다에서 붉게 떠오르는 일출을 맞았다. 실로 오래간만이었다. 울진을 떠나 ‘삼척 해상케이블카’를 타러 장호항을 찾았다. 여름철 그토록 붐비던 모습은 간데없고 다소 어색할 정도로 한적한 분위기였다. 왕복 티켓을 끊어 장호역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용화역으로 향했다. 경치가 뛰어났던 장호항 전망대 일대는 온통 갈매기들 차지였다. 발아래 항구에는 인적이 끊기고 방파제 위 빨간 등대와 하얀 등대만 눈에 들어왔다. 용화역에서 내려 바위 언덕 위에 서서 기암괴석과 파도가 밀려와 부서지는 광경을 구경했다. 물결은 어제보다 조금 잦아들었지만 아직도 거친 숨을 몰아쉬는 모습이었다. 암초와 연결된 높다란 해상인도교를 건너가 보고..

겨울바다(1)로 가는 길(분천역 산타마을, 봉평 신라비, 죽변항)

겨울바다(1)로 가는 길(분천역 산타마을, 봉평 신라비, 죽변항) (2023.12.17.) 일상을 벗어나 눈이 시리도록 푸른 바다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가 넘실거리는 겨울바다를 만나러 길을 떠났다. 중앙고속도로 영주 IC에서 국도 36호선을 갈아타고 한적한 협곡 사이를 달렸다. 울진 대변항으로 가다가 봉화 ‘분천역 산타마을’에 잠깐 들렀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주말이라 행사가 있다고 했지만, 추위가 엄습한 탓인지 방문객들이 많지 않았다. 중무장(?)을 하고 차에서 내렸지만, 얼굴과 사진을 찍느라 장갑을 벗은 오른 손가락부터 엄청 시려 왔다. 혹한 속에서도 놀이기구를 타며 마냥 즐거워하는 어린이들 모습이 신기해 보였다. 동심은 엄동설한도 녹일 수 있는 마력이 있는 모양이다. 예쁘게 몸단장을 한 ‘알파카’도 ..

대구 앞산공원 케이블카와 전망대

대구 앞산공원 케이블카와 전망대 (2023.11.19.) 마산에서 서울로 가는 도중에 고령 ‘대가야 유적지’에 들릴까 하다가 대구 앞산공원 케이블카를 타기로 했다. 주차장 검문소에서 무릎이 불편하다고 얘기하여 승용차를 탄 채 승강장 건물이 있는 곳까지 올랐다. 케이블카를 설치한 지 꽤 오랜 세월이 지난 듯 박스형의 대형 케이블카가 운행되고 있었다. 산정 승강장에서 내려 전망대로 걸어갈 때는 기온이 산록보다 낮고 바람까지 불어 모두들 종종걸음을 쳤다. 능선에서는 시야가 나뭇가지에 가려 산 아래가 잘 보이지 않았으나, ‘앞산 전망대’에 나서니 사방이 툭 트였다. 빨간 목줄을 한 노란 토끼(?) 조형물이 인기인 듯 모두들 그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대구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왔으나, 지리에 어두워 사방을 둘..

해운대 달맞이공원과 송도 거북섬, 해상케이블카, 용궁구름다리

해운대 달맞이공원과 송도 거북섬, 해상케이블카, 용궁구름다리 (2023.11.17.~18.) 해운대 달맞이공원에서 청사포, 송정으로 이어지는 ‘블루라인파크 해변열차’를 타기 위해 서둘러 매표소로 향했다. 금요일 오후라 방문객이 많이 몰린 듯 두세 시간 후의 탑승권을 팔고 있었다. 다른 스케줄을 고려해 아쉽지만 철로변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바다 경치를 구경하기로 했다. 달맞이터널 간이역까지 산책로가 만들어졌는데, 바다를 바라보니 햇빛에 반짝이는 잔물결 건너 오륙도가 실루엣으로 시야에 들어왔다. 전망대에 오르자 오륙도에서 ‘이기대’ 공원, 광안대교, 동백섬, 해운대 시가지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해변열차는 타지 못했지만 먼 바다를 바라보면 설레는 가슴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저녁 무렵 송도에 도착해 바다..

용문사 은행나무와 단풍나무

용문사(龍門寺) 은행나무와 단풍나무(2023.11.4.)용문사관광지는 그간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찾아왔지만 단풍 구경을 위한 방문은 처음이다. 주말치고는 교통이 비교적 원활하다고 생각하며 진입로까지 쭉 달려왔는데, 주차장 진입에만 30분 이상 걸리는 정체가 발생했다. 주말 단풍놀이 인파가 구름같이 모여들자, 입구 음식점들은 모처럼 성시를 이루어 밝은 분위기였다. 용문산 입구 공원으로 들어서니 여기저기 붉은색과 노란색의 다양한 조합으로 곱게 물든 단풍잎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용문사로 올라가는 계곡 초입에 우뚝 선 일주문 주변에도 가을색이 깊어 가고 있었다. 계곡을 오르는 숲길 길가에는 노을보다 더 아름다운 단풍나무들이 줄지어 방문객을 맞았다. 지난여름 물가에 피서객이 그렇게도 많더니, 오늘은 계곡에 누구..

원주 폐사지(흥법사, 법천사, 거돈사) 답사

원주 폐사지(흥법사, 법천사, 거돈사) 답사(2023.10.28.)‘소금산그랜드밸리’ 경치를 구경하느라 폐사지 답사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다. 흥법사지(興法寺址)를 찾아들었을 땐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진 오후 늦은 시간이었다. 인기척 없는 밭 가운데 진공대사탑비(보물)와 삼층석탑(보물)이 덩그러니 놓여 있고. 밭 한쪽엔 경작 중 폐사지에서 나온 듯한 낡은 기와조각이 쌓여 있었다. 탑비의 비신은 넘어져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겼다며 귀부(龜趺)와 이수(螭首)만 제자리에 남아 있었다. 귀부는 등을 비롯해 거북 형상을 하고 있었으나 머리는 여의주를 물고 있는 용의 모습인 것이 독특해 보였다. 이수에 새겨진 용은 웅장하면서도 섬세하게 조각돼 있었다. 삼층석탑은 탑의 구성이나 조각기법으로 보아 고려 전기에 세워진 것으로..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와 간현관광지 '소금산그랜드밸리'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와 간현관광지 ‘소금산그랜드밸리’ (2023.10.28.)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잎을 바라보며 가을의 운치를 즐기기 위해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를 찾아 나섰다. 당초 홍천에 있는 은행나무 숲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단풍이 들기 전에 강풍으로 잎이 많이 떨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목적지를 바꿨다. 도로 한쪽으로 길게 주차된 차량들을 보고, 여기가 반계리구나 하고 짐작할 수 있었다. 은행나무로 가는 골목길에는 주민들이 농산물을 파는 모습이 보였다. 은행나무가 보이기 시작하자 먼저 그 웅장한 모습에 놀랐고, 주변에 모여든 방문객들이 엄청 많아 다시 한 번 놀랐다. 나무 주변의 잔디밭과 빈 공터는 구경 온 인파들로 넘쳐났다. 은행나무는 높이가 32m, 둘레가 16m에 이르며 수령은 대략 850년 ..

김포 장릉, 한강신도시 호수공원, 금빛수로

김포 장릉(章陵), 한강신도시 호수공원, 금빛수로 (2023.10.22.) 김포는 신도시가 개발되기 시작하면서부터 나들이할 기회가 없었다. 오랜만에 구경할 만한 곳을 검색해 예전에 갔던 곳을 제외하니, 장릉(章陵)과 신도시 호수공원 그리고 금빛수로였다. 집을 출발해 3곳을 둘러보고 돌아올 코스를 감안하니 첫 방문지는 장릉으로 정해졌다. 능(陵)은 김포시청 뒤편 울창한 숲속 구릉지에 위치했는데, 주변은 검단신도시 아파트들로 둘러싸인 형국이었다. 주말을 맞아 나들이 나온 시민들이 많아 주차하기가 쉽지 않았다. 신도시가 개발되면 새로운 공원이야 생기지만 자연 상태의 숲은 더욱 희소해지는 것 같다. 장릉의 주인공은 선조의 아들인 원종과 인헌왕후로 생전에 왕위에 오르지 못했으나, 아들인 인조가 왕위에 오르자 왕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