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정원/2020년 하늘정원 5

하늘정원의 가을과 월동준비

하늘정원의 가을과 월동준비 (2020.9~12월) 하늘정원 울타리에 빨간 꽃 몇 송이가 고개를 내밀었다. 뭔가 하고 들여다보니 때 아닌 덩굴장미였다. 가을이 한창인데 봄꽃이라니... 계절을 잊어버린 모양이다. 하긴 지난 주말에 손주들이 몰려와 철지난 물놀이를 즐기기도 했다. 옷이 젖는 차가움은 아랑곳하지 않고 마냥 즐거워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꽃송이 너머 푸른 하늘이 훌쩍 높아진 것 같다. 하늘정원엔 금송화, 설악초, 국화, 풍접초(쪽두리꽃)를 비롯해 나도 샤프란, 란타나, 엔젤트럼펫이 앞다투어 피었다. 나뭇잎에 노랗고 붉은 기운이 감돌기 시작할 무렵 철쭉과 군자란, 야래향, 긴기아난 등 분갈이를 했다. 박쥐란이 몇 년 사이에 몰라보게 무성해졌다. 가을비가 촉촉이 내리던 날 보리수 잎이 떨어지기 시작..

2020년 하늘정원의 여름

2020년 하늘정원의 여름 (2020.9) 여름의 초입에 들어설 때만해도 올핸 폭염이 심할 거라 했다. 긴 장마가 폭염을 씻어 내린 듯 지나고 보니 더위 고생을 덜한 것 같다. 여름 막바지에 태풍이 연거푸 지나가더니 어느 날 하늘이 깊은 바다처럼 파랗다. 짙푸른 하늘에 하얀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나자 하늘정원엔 어느새 가을이 가득하다. 올여름엔 비가 많이 내려 꽃밭에 물주는 수고를 덜어주었다. 덕분에 모기에 물리는 고통도 그만큼 줄었다. 태풍경보가 연이어 내릴 때는 살짝 불안하기도 했지만, 태풍이 비껴지나가고 나름대로 대비를 잘(?)한 덕분에 피해는 없었다. 기상이변이라 해도 계절은 어김없이 오가고, 꽃들은 철을 어기지 않고 제때에 피어났다. 긴 장마사이 언뜻언뜻 맑은 하늘이 보일 때면, 매미가 찾아와 하..

하늘정원의 봄

하늘정원의 봄 (2020.5월) 지난겨울 큰 추위가 없었던 덕분에 봄이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느낌이다. 뜻하지 않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봄꽃축제는 줄줄이 취소되고 말았지만, 꽃은 제철을 어기지 않고 피었다. 하늘정원에도 동백꽃, 자두나무, 보리수, 각종 철쭉과 영산홍, 병꽃나무, 불두화, 만리향나무(돈나무), 향정목이 차례로 꽃망울을 터뜨리고 매발톱꽃, 은방울꽃, 꽃잔디, 섬초롱꽃, 디기탈리스, 샤스타데이지, 바위취, 기린초, 끈끈이 대나물, 백화등, ‘부룬펠지어 쟈스민’이 앞을 다투듯 피어났다. 화원에서 사다 심은 화초는 크기에 비해 꽃송이가 많이 달리고 빛깔이 화려하지만 하늘정원에서 월동한 꽃은 모양이나 색깔이 소박하고 청초한 느낌이 든다. 품종 차이도 있겠지만 온도, 비료, 햇빛을 적기에 공급받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