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21년) 45

눈 내리는 두물머리에서

눈 내리는 두물머리에서 (2021.12.19.) 겨울 날씨가 포근하다고 했더니, 기온이 갑자기 곤두박질쳐 온몸을 움츠러들게 한다. 하늘이 잔뜩 찌푸린 휴일. 집에서 뒹굴면 몸과 마음이 찌뿌듯해지기 쉬울 테니 오후엔 바람 쐬러 나가기로 했다. 한동안 발길이 뜸했던 두물머리의 겨울 정취나 구경할까? 차량은 어느새 팔당댐 공도교를 넘고 정약용 유적지를 지나 양수리로 접근하고 있었다. 주말 상습 정체 구간인 팔당댐 부근의 교통이 원활하니 마음마저 툭 트이는 듯 상쾌했다. 두물머리 입구 ‘세미정’으로 통하는 배다리는 통행이 금지돼 인적이 끊겼다. 연못에 푸르던 연잎은 간 곳이 없고, 말라 앙상한 줄기만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추운 날씨에도 나루터로 향하는 산책길은 연인과 가족들의 다정한 발길이 이어졌다. 눈발이 ..

경복궁 향원정 탐방

경복궁 향원정(香遠亭) 탐방 (2021.12.11.) 경복궁 ‘향원정’ 복원공사가 완료됐다는 뉴스를 접했다. 예전에 경복궁을 방문했을 때 공사 중이라 관람하지 못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날씨가 포근한 주말을 맞이하여 향원정을 포함한 경복궁 탐방에 나섰다. 광화문에서 건청궁에 이르기까지 경복궁의 중심축을 따라 설치된 궁궐의 대문과 전각 등을 관람했다. 대궐 문과 전각의 명칭들은 한결같이 좋은 뜻과 의미를 담고 있었다. 광화문(光化門)과 흥례문(興禮門), 근정문(勤政門)을 차례로 지나 근정전으로 들어섰다. 광화문과 근정문에는 전통복장 차림의 수문장이 지키고 있어 고궁을 찾은 실감이 났다. 근정전(勤政殿)은 언제 보아도 외관은 웅장하고 내부는 화려해 조선의 대표적인 궁궐로 손색이 없었다. 궁궐너머로 보이는 북악..

덕수궁과 청계천 탐방

덕수궁과 청계천 탐방 (2021.12.4.) 그간 덕수궁을 여러 번 찾았지만 산책을 하거나 ‘석조전’을 구경하는데 그쳤다. 오후 덕수궁에 나들이를 가 여러 전각들을 두루 살펴보았다. 정문인 대한문(大漢門)을 들어서 돌다리인 금천교를 건너자 덕수궁 전체에 대한 안내문이 보였다. 개략적인 내용을 훑어보고 중심 건물인 중화전부터 탐방했다. 중화문을 들어서자 넓은 마당 양쪽으로 ‘품계석’이 줄지어 섰고, 2단으로 축조된 월대 위에 중화전(中和殿)이 자리했다. 계단 중앙부에는 임금을 상징하는 용 문양이 정교하게 돌에 새겨져 있었다. 중화전은 경복궁이나 창덕궁의 정전에 비해 규모가 작았으나, 임금이 앉는 옥좌와 ‘일월오봉도’ 병풍이 펼쳐져 있고 천정도 화려하게 장식돼 있었다. 원래 중층 건물이었으나 1904년 화재..

영주 소수서원, 부석사 탐방

영주 소수서원, 부석사 탐방 2021년 서남해안, 내륙여행 여섯째 날-2(2021.11.5.) 계획된 일정상의 여행은 오전에 끝났다. 국내여행으로 5박 6일은 결코 짧지 않은 기간이지만 막상 끝났다고 생각하니 아쉬웠다. 상경하는 길에 영주 ‘소수서원(紹修書院)’에 들리기로 했다. 두세 번 방문했던 곳이지만 서원에 관한 기초지식이 없던 때라 이번엔 찬찬히 살펴볼 생각이었다. 소수서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으로 풍기군수 주세봉이 1542년 고려시대 유학자인 안향을 배향하기 위한 사당을 세우고, 다음 해 백운동 서원을 건립한 것이 시초라고 한다. 1549년 풍기군수로 부임한 이황이 명종에게 건의하여 ‘소수서원’이라는 친필 현판을 하사 받았다. 서원 자리는 통일신라시대 사찰인 ‘숙수사’가 있던 곳으로 절..

안동 군자마을, 예끼마을, 도산서원 탐방

안동 군자마을, 예끼마을, 도산서원 탐방 2021년 서남해안, 내륙여행 여섯째 날-1(2021.11.5.) ‘월영교’에 도착하니 흐린 날씨에 안개까지 자욱했다. ‘월영정’으로 걸어가는 도중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다. 안개가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가운데 강가에 늘어선 은행나무는 노란 단풍이 절정을 이뤘다. 상류에 있는 안동다목적댐을 잠시 돌아보고 ‘오천리 군자마을’을 방문했다. 1974년 안동댐 건설로 수몰지역(구 예안면 오천리)에 있던 건물을 집단 이건하여 보존한 마을이다. 몇몇 건물은 국가지정 문화재와 경상북도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었다. 종택, 정자, 재사, 사당 등 다양한 종류의 오래된 한옥을 한곳에서 살펴볼 수 있어 좋았다. ‘선성수상길’과 ‘선성현문화단지’가 있는 ‘예끼마을’을 찾았다. 골목길..

경주 옥산서원, 안동 만휴정 탐방

경주 옥산서원, 안동 만휴정 탐방 2021년 서남해안, 내륙여행 다섯째 날-2(2021.11.4.) 표충사에서 얼음골과 가지산도립공원을 통과하는 길이 예사롭지 않았다. 꼬불꼬불 급경사의 산길을 넘으니 산 전체가 붉은 사과밭이었고, 국도에 들어서자 높은 산악 교량과 긴 터널이 이어졌다. 높은 산과 뛰어난 풍광으로 흔히들 ‘영남알프스’라 부르는 곳인가 보다. 영남알프스를 지나고도 한참을 달렸다. 옥산서원(玉山書院)은 경주 시내에서 포항 쪽으로 멀리 떨어져 있었다. 서원 입구 계곡에는 너럭바위가 펼쳐져 있고 맑은 시냇물이 흘렀다. 바위에 퇴계 이황이 썼다는 세심대(洗心臺)라는 글씨가 남아 있었다. 마음을 씻고 자연을 벗 삼아 학문을 구한다는 뜻이란다. 정문인 역락문(亦樂門)을 들어서 무변루(無邊樓) 밑을 통과..

밀양 영남루, 표충사 탐방

밀양 영남루, 표충사 탐방 2021년 서남해안, 내륙여행 다섯째 날-1(2021.11.4.) 낙동강의 지류인 밀양강변 언덕에 자리한 영남루를 찾았다. 누각의 규모며 걸려있는 현판과 편액들을 살펴보니 과연 ‘영남제일루’라는 명성에 잘 어울렸다. 누각 중앙 처마 밑에는 영남루(嶺南樓), 좌우에 강좌웅부(江左雄府), 교남명루(嶠南名樓)라는 큼직한 현판이 걸려있었다. 누각 내부에는 영남제일루(嶺南第一樓), 또 다른 영남루(嶺南樓), 용금루(湧金樓), 강성여화(江城如畵)라는 큰 현판과 편액들이 여럿 걸려 있었다. 누각 아래를 바라보니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밀양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 영남루 입구 쪽에 ‘만덕문’과 ‘천진궁’이 있어 들러 보았더니 단군을 모신 성전이었다. 누각에서 밀양강으로 내려가는 계단 중간에..

사천 바다케이블카, 에어쇼 구경

사천 바다케이블카, 에어쇼 구경 2021년 서남해안, 내륙여행 넷째 날-2(2021.11.3.) 순천에서 광양을 지나 섬진강을 건너고 사천대교를 지났다. 처음 운전하는 길이라 잠시 지리적 혼동을 일으켰지만 곧 시가지에 접어들었다. 우선 주변 전망을 살펴볼 수 있는 케이블카 탑승장으로 향했다. 탑승장이 삼천포대교와 가까운 고지대에 위치해 남해로 건너가는 교량과 중간의 섬들이 빤히 시야에 들어왔다. 언제 다시 이곳에 올지 모르니 온 김에 ‘바다케이블카’를 타기로 했다. 탑승객이 많지 않아 8인용 케이블카에 2사람만 타고 편안하게 경치를 즐길 수 있었다. 케이블카 정류장은 3개소로 먼저 바다건너 ‘초양도’로 향했다. 케이블카의 운행 길이나 높이는 ‘목포 해양케이블카’에 미치지 못했지만 주변 경관만은 손색이 없..

순천 선암사 탐방

순천 선암사 탐방 2021년 서남해안, 내륙여행 넷째 날-1(2021.11.3.) 선암사 진입로에 들어서자 빨간 감이 매달린 감나무가 유난히 많았다. 가로수도 감나무인데 감의 크기가 작을 걸 보니 돌감나무인 모양이다. 큰 음식점들이 많은 아랫마을을 지나 주차장으로 들어섰다, 멀리 보이는 산등성이에는 단풍이 한창이었다. 안내도 앞에서 우연히 만난 문화해설사의 개략적인 설명을 듣고 절로 향했다. 숲길이 상당히 멀었지만 낙엽을 밟으며 걷는 가을길이라 지루하지 않았다. 누각이 보일 때쯤 계곡에는 돌을 쌓아 만든 무지개 모양의 승선교(昇仙橋)가 나타났다. 승선교 아래에는 많은 방문객들이 멋진 사진을 찍느라 고생을 마다하지 않았다. 강선루(降仙樓)를 지나자 일주문이 보이기 시작했다. 타원형의 ‘삼인당(三印塘)’ 연..

고흥 녹동 바다정원과 전망대, 우주발사 전망대, 미르마루길, 연육교와 연도교

고흥 녹동 바다정원과 전망대, 우주발사 전망대, 미르마루길, 연육교와 연도교 2021년 서남해안, 내륙여행 셋째 날-2(2021.11.2.) 벌교에서 부지런히 길을 달려 고흥 ‘녹동항 바다정원’이 있는 부둣가에 도착했다. 바다정원은 육지에서 아치형 교량으로 연결된 조그만 인공섬이었다. 정원에는 물고기, 사슴 등의 조형물과 소공연장이 설치돼 있었다. 멀리 소록도와 육지를 연결하는 현수교의 날렵한 형상이 햇빛을 받아 밝게 빛났다. 점심은 이곳 별미로 소문난 ‘장어탕’을 맛보기로 했다. 여태 먹어왔던 뼈를 추려내고 살만 갈아서 만든 장어탕과는 완전히 달랐다. 장어토막이 들어 있어 씹히는 느낌과 구수한 맛이 일품이었다. 별미로운 맛에 끌려 포식을 했다. 식후엔 ‘마리안느와 마가렛 기념공원’을 힘들게 찾아 전망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