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15) 10

겨울 용문사

겨울 용문사 (2015.12.26) 3일 연휴 중 어제는 유리 출입문과 창문에 보온 시트를 붙이는 일로 소일했고 내일부터는 날씨가 추워진다고 한다. 우면산이나 서리풀 공원으로 나가 바람이나 쐴까했는데 집사람이 용문사에 가자고했다. 용문사라면 일주문에서 절까지 오르는 소나무 숲길과 계곡도 좋지만 아랫동네 진흙구이 약 오리찜이 유명하다. 나 역시 대찬성이지만 밤에 집으로 돌아올 때 운전을 할 수 있겠느냐고 확인을 했다. 좋은 음식이 있으면 술 한 잔을 곁들여야 제격이고 음주운전을 할 수는 없으니... 팔당대교를 건너고 양수리를 지나 용문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의외로 주차된 차량들이 많았다. 포근한 날씨지만 겨울인데 부부와 연인, 가족끼리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꽤 많았다. 일주문을 지나 절로 올라가는 중간에 계..

인왕산 자락길

인왕산 자락길 (2015.11.15) 오전에는 하늘정원 월동준비를 하고 오후에는 말로만 듣던 ‘인왕산 자락길’ 산책에 나섰다.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조금 걸으니 사직단(社稷壇)이 나왔다. 조선시대 토지 신(社)과 곡식 신(稷)에게 제사를 지내던 곳이다. 인왕산으로 오르는 갈림길 옆에는 조촐한 규모의 단군성전이 있었다. ‘자락길’ 초입에 들어서 조금 걷자 조선시대 무사들이 궁술 연습을 하던 ‘등과정 터’가 남아있고 아래쪽에는 황학정이 있었다. 황학정 앞 사대에는 국궁 애호가들이 활을 쏘고 있었다. 시위를 떠난 화살이 과녁에 부딪히는 둔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자락길 주변 산비탈에는 붉거나 노랗게 단풍이 든 나뭇잎들이 유난히도 고운 색깔을 뽐내었다. 인왕산의 웅장한 바위 자태를 느긋하게 감상하고 있는데 ..

서울 성곽길(혜화문~흥인지문)

서울 성곽길(혜화문~흥인지문) (2015.11.1) 어제 오후와 오늘 오전은 실내에서 월동할 화분들 목욕(?)시키느라 분주했다. 좋아서 하는 일이지만 한 가지 일에만 집착하면 싫증이 나는 법. 오후에는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을 산책하기로 했다. 서울 성곽길 중에서 접근이 쉽고 별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는 있는 혜화문에서 흥인지문(동대문)까지 가보기로 했다. 지하철 4호선을 타고 한성대역에서 내리니 곧 혜화문이 나타났다. 문루에 올라가 구경을 하고 차도를 건너 목재데크를 따라 올라가니 성곽길로 연결되었다. 성곽 안쪽에 심겨진 큰 나무들은 가지를 길게 드리우고 잎은 곱게 단풍이 들었다. 성곽이 여러 시대에 걸쳐 축조되었고 최근에 복원된 관계로 성을 쌓은 돌의 모양과 색깔이 다양했다. 군사적 방어 목..

속초, 강릉 가을여행

속초 강릉 가을 여행 (2015.10.9~10) 평소 계절을 가리지 않고 여행을 좋아하지만 올 가을엔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생각이 유난히 많이 든다. 나이가 가을을 타는 남자로 만든 모양이다. 연휴를 맞아 동해안으로 가 젊은 날 뿌려놓았던 추억들을 줍기로 했다. 도로가 정체될 것을 예상하여 서둘러 집을 나섰건만 양평까지 가는데 4시간이 걸렸다. 정체가 계속되면 용문사에나 들러 숲길을 산책하고 돌아갈까 했지만 양평을 지나니 의외로 정체가 풀렸다. 인제 부근에서 막국수로 늦은 점심을 먹고 고성 왕곡마을로 향했다. 한적한 시골 전통 한옥마을에 들어서니 시간이 정지한 듯하였다. 안동 하회마을이나 경주 양동마을에는 비할 바 아니었으나 소박한 마을 정경이 색다른 정취를 자아내었다. 북쪽지역의 추운 날씨를 고려..

부산 감천 문화마을, 송도 암남공원, 다대포

딸과 함께한 부산 감천 문화마을, 송도 암남공원, 다대포 여행 (2015.9) 아침 일찍 집을 나서 경부, 영동, 중부내륙, 경부, 중앙 고속도로를 번갈아 타며 오전 11시경 감천 문화마을에 도착했다. 감천 문화마을이 부산에 있는 산동네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방문은 처음이다. 최근 입소문을 타고 관광명소가 되어 중국관광객들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감천 문화마을은 전통공예가의 작업실, 스토리 텔링, 조형물 등이 이채로웠다. 6.25 직후 조성된 판자집 산동네가 현재는 양철 지붕과 콘크리트 블록 담으로 개량되어 있었다. 마을에서 내려다 본 감천항 바다와 하늘빛, 지붕과 벽에 칠해진 페인트 색이 모두 파랗다. 마을에서 식사할 곳이 마땅치 않아 부근에 있는 송도로 향했다. 암남공원으로 가는 해안도로는 드라이브..

미황사, 불갑사, 백제 불교 최초 도래지

미황사, 불갑사, 백제 불교 최초 도래지 (2015.9) 아침식사를 마치고 해남 미황사로 향했다. 입구에 들어서자 절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달마산의 산세가 예사롭지 않았다. 평일 아침이라 그런지 관광객들은 눈에 띄지 않고 고즈넉한 산사가 우리를 맞이했다. 일주문을 들어서자 자연석을 깔아 조성한 아담한 산길과 돌계단이 길게 이어졌다. 묵언수행중이라는 팻말이 보여 자연히 목소리가 낮아졌다. 누각 밑을 통과하니 대웅보전이 높은 기단위에서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여느 절과는 다르게 올라가는 계단이 중앙부에는 없고 양쪽 옆에 설치되어 있었다. 대웅보전의 외부는 단청을 하지 않고 나무의 결이 그대로 드러나 소박해 보였다. 달마산의 기암과 전각의 지붕이 묘한 조화를 이루는 듯하였다. 내부 장식과 목조각들은 문..

백운호수 나들이

백운호수 나들이 (2015.8.15) 평소에는 별 느끼지 못했지만 여름에 바다로 피서가기에는 무언가 어울리지 않는 나이인 것 같다. 시원한 계곡 물에 발을 담그고 더위를 씻는 탁족지유(濯足之遊)가 제격이리라. 며칠 전부터 서울근교의 적당한 장소를 물색해 보았다. 어제 딸아이가 관악산 계곡에 다녀왔는데 가뭄으로 물이 말랐더라고 했다. 그렇다면 시원한 호수를 바라보며 저녁을 먹을 수 있는 곳이 대안이 될 것 같다. 먹고 싶은 음식을 물어보니 집사람과 딸아이 모두 민물매운탕을 먹어 본지 오래되었다고 한다. 집에서 가까운 의왕 백운호수에 가기로 했다. 우면산 터널을 지나 과천~의왕 도로를 타니 금방 백운호수에 도착했다. 호수 변 숲길을 따라 한 바퀴 드라이브를 하고 음식점에 들어서니 제법 손님들이 많았다. 창가..

춘천 공지천 산책

춘천 공지천 산책 (2015.5.4) 오늘은 월요일이지만 징검다리 연휴라 춘천 공지천변에 가서 산책도 하고 저녁에는 춘천 닭갈비를 먹기로 했다. 지하철을 타고 상봉역으로 가서 춘천행 전철을 갈아탔다. 남춘천역에서 내려 공지천으로 가는 버스노선을 물으니 걸어가도 된다고 한다. 36년 전 시외버스를 타고 춘천에 놀러와 공지천 주변에서 데이트를 할 때는 택시로 모셨(?)는데 오늘은 두 사람 모두 택시 탈 생각은 하지 않았다. 긴 교량위로 전철이 지나고 아래에 조성된 풍물시장을 따라 걸으니 곧 공지천이 나타나고 멀리 이디오피아 집 건물이 보였다. 공지천을 횡단하는 도로교 옆에는 아기자기한 조명등이 설치된 인도교가 있고 중간에는 황금 물고기상이 설치되어 있었다. 예전엔 그 자리에 정자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

태릉 배 밭과 숯불갈비

태릉 배 밭과 숯불갈비 (2015.4.26) 화창한 봄날 일요일 오후. 프로야구 중계방송을 보며 소일하기에는 뭔가 아쉽다. 4월 하순이니 태릉으로 드라이브 가서 하얀 배꽃도 구경하고 저녁엔 숯불갈비를 먹으면 어떻겠느냐는 의견에 집사람도 쉽게 동의했다. 태릉과 인연을 맺은 지는 4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은 관악캠프스로 이전하였지만 나의 학창시절에 공대는 공릉동 지금의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자리에 있었다. 입학하던 해 어느 봄날 선배들이 베풀어주는 신입생 환영회가 학교 부근인 태릉 솔밭에서 열렸다. 이름이 환영회지 실상은 막걸리를 반강제적으로 먹이는 행사였다. 봄, 가을이면 여대생들과 단체미팅을 하기에도 좋은 장소였다. 봄에는 꽃구경을 겸하고 가을에는 먹골 배를 먹으면서 대화를 나누었다. 결혼 후에는..

남산 둘레길 꽃구경

남산 둘레길 꽃구경 (2015.4.12) 어제는 하늘정원에 여러 가지 꽃모종과 방울토마토, 상추 모종을 심었다. 많지 않은 모종을 심는 일이야 별일 아니지만 대형화분과 스티로폼 박스에 있는 작년 그루터기를 뽑아내고 기존의 흙과 거름을 잘 섞어 기반을 조성하고 배치와 뒷정리를 하는 과정이 간단치 않아 저녁까지 일이 이어졌다. 오늘은 겨우내 실내에서 월동한 화분 분갈이를 하려다 벚꽃놀이가 이번 주말을 지나면 끝물이라는 말에 마음이 동하여 꽃구경을 나섰다. 남산 둘레길 중 북측 순환로를 따라 산책을 하며 꽃구경을 하고 저녁에는 산책로 부근에서 식사를 하는 것으로 계획하였다. 남산도서관 입구에서 하차하여 남산을 올려다보니 벚꽃사이로 N타워가 한 눈에 들어왔다. 안중근 의사 기념관으로 올라가는 길 양편에는 벚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