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19) 38

연말 해넘이와 신년 불꽃놀이

연말 해넘이와 신년 불꽃놀이 (2019.12.31.~2020.1.1.) 한해의 마지막 날에 해넘이 구경을 할 수 있는 것은 몇 가지 조건이 들어맞아야 누릴 수 있는 호사 중의 하나이다. 날씨는 인력으로 어쩔 도리가 없으니, 대개 12월 하순이 되면 날짜를 가리지 않고 맑은 날 휴일이면 집을 나서 일몰 구경을 해왔다. 올해 경인지방은 날씨가 계속 흐리다가 연말 하루 반짝 쾌청할 것이라고 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하늘을 올려다보니 과연 구름 한 점 없이 푸르렀다. 초지대교를 건너 강화도 남쪽 부속섬인 동검도로 향했다. 좁은 마을길 막다른 골목 ‘본사랑 미술관’을 찾아들자 예년과 달리 손님이 꽤 많았다. 일몰을 조망하기 좋은 장소야 많겠지만 서울 근교에서 한번 와보면 다시 찾을 만한 곳이다. 정원 앞의 넓은 ..

수원화성과 화성행궁

수원화성과 화성행궁 (2019.12.28.) 포근한 겨울날씨가 며칠째 이어진다. 오후엔 수원 화성 나들이에 나섰다. 널찍한 행궁광장과 주차장이 왠지 낯설었다. 그러고 보니 이곳을 찾은 지가 꽤 오래되었나 보다. ‘화성어차’를 타고 주변을 둘러볼까했는데 벌써 금일 티켓이 매진되었다고 한다. 건강을 위해 보도여행을 하라는 뜻인 모양이다. ‘북수문’인 ‘화홍문’을 찾아 나섰다. 큰 종이 매달린 ‘여민각’을 지나 수원천 쪽으로 걸어가는데 어디선가 통닭냄새가 솔솔 실려 왔다. 부근에 유명한 ‘통닭거리’가 있다고 한다. 수원천변을 따라 걸어가니 하천에는 무지개모양 수문(화홍문), 언덕 위에는 멋진 정자가 나타났다. 정자의 이름은 ‘방화수류정(동북각루)’이라 하였다. 팔작지붕이 다각형으로 연결되어 아름다운 형상을 이..

운길산에서 바라본 양수리

운길산에서 바라본 양수리 (2019.12.25.) 45번 국도를 타고 운길산역을 지나자 지난여름 연꽃 구경을 왔던 ‘물의 정원’이 나타났다. 곧, 좌회전하여 강변을 벗어나 운길산을 오르는 소로로 접어들었다.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좁은 도로 폭에 경사는 엄청 가팔랐다. 10여 년 전 한번 왔던 곳이지만 진입로에 대한 구체적인 기억이 남아있지 않았다. 차량 몇 대가 주차된 언덕배기 길옆에 주차를 하고 쉬엄쉬엄 언덕길을 걸어 올랐다. 나뭇가지사이로 얼핏 보이는 양수리방향 풍광이 예상외로 빼어났다. 가파른 산길이 곧 끝날 것이란 기대와는 달리 한참 이어졌다. 숨을 헐떡이며 산모퉁이를 두 번이나 돌아 오른 뒤에야 주차장이 보이기 시작했다. 등산이 건강에 좋다하니 감사(?)한 마음으로 맑은 공기를 마시며 걸었다..

두물머리와 두물경

‘두물머리’와 ‘두물경’ (2019.12.21.) ‘세미원’으로 들어가는 ‘배다리’ 입구를 지나서 석등이 늘어선 연밭 옆 흙길을 따라 두물머리로 향했다. 지난주 다산생태공원을 산책할 때 들릴 생각이었지만, 해가 예상보다 일찍 지는 바람에 그냥 돌아가야 했다. 연꽃이 피는 계절엔 관광객이 많았지만 겨울철이라 한적할 줄 알았는데 예상외였다. 출사를 나온 사진작가들도 보이고 ‘포토존’에는 차례를 기다리는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두물머리에는 새벽하늘에 신비롭게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절경을 이룬다.”고 했는데, 오늘같이 흐린 날 저녁안개가 피어나도 몽환적인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수령 400년의 느티나무 노거수와 고인돌, 호수 위 오리가족들이 한가롭게 저녁을 맞고 있었다. 호수 건너편 작은 섬 하나와 멀리 어스름 ..

겨울 다산생태공원 산책

겨울 다산생태공원 산책 (2019.12.14.) 자료를 펼쳐놓고 읽어보아도 돌아서면 머릿속에서 아물거리기만 한다. 기억력이 예전 같지 않은데다 정신적인 중압감을 받으니 더 한 것 같다. 오후에는 잠깐이라도 야외에 나가 머리를 식혀야겠다. 다산생태공원으로 향했다. 몇 번 다녀보니 거리도 가까운 편이고, 넓은 팔당 호반에 공원이 조성되어 산책하기 좋았다. 필요하면 오가는 길에 외식도 할 수 있으니 편하기도 했다. 팔당댐 공도교를 넘어 주차장에 이르니 빈자리가 쉽게 발견되지 않았다. 나들이객들이 꽤 많은가 보다. 겨울날씨치고는 포근하여 호수는 얼지 않았고 수면엔 잔물결이 일고 있었다. 건너편 낮은 산들이 ‘데생’처럼 선과 명암으로 물속에 어른거렸다. 나뭇잎을 모두 떨구어버린 나목과 강가의 하얀 억새꽃은 윤기를..

서울대공원 단풍놀이와 옛 생각

서울대공원 단풍놀이와 옛 생각 (2019.11.9.) 서울지역 단풍이 절정기를 맞고 있다하니 그냥 흘려보내기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서울근교에도 단풍놀이를 할 만한 장소가 많으니 방법부터 생각해 보았다. 산길과 계곡을 지나는 등산을 할 것이냐, 숲속 산책을 즐길 것이냐, 드라이브를 하며 ‘주마간산’식으로 구경할 것이냐... 나이도 어느덧 가을쯤(?) 되었으니 체력을 감안해 숲속을 걷는 단풍놀이를 선택했다. 장소는 접근 편의성, 지인들의 경험담 등을 감안해 서울대공원 숲으로 정했다. 점심을 먹고 출발하여 사당역에서 지하철 4호선으로 갈아타니 4번째 정류장이 대공원역이었다. 역 출구를 빠져나오자 멀리 화단이 끝나는 곳에 큰 건물이 보였는데, 공원입구인 듯했다. 대공원을 찾은 지 30년 가까이 되었으니 주변시..

괴산 산막이 옛길과 은행나무길

괴산 산막이 옛길과 은행나무길 (2019.11.1.) 오늘은 1박2일 일정으로 회사야유회 가는 날이지만, 사정상 참석을 하지 못하고 괴산 ‘산막이 옛길’ 나들이에 나섰다. 화양구곡을 구경한 지 이십여 년 만에 괴산 여행길에 나서나 보다. ‘산막이 옛길’이라는 곳은 예전에 들어보지 못했던 지명이지만 요즘 걷기 좋은 길로 이름난 모양이다. 평일 국도를 이용하니 교통은 원활했지만 안개가 자욱하여 터널을 지나는 듯 긴장하여 운전을 했다. 막상 옛길 주차장으로 진입할 즈음에는 안개가 걷히고, 차에서 내릴 때는 차양 모자를 챙겨야했다. ‘산막이 옛길’의 ‘산막이’란 주변 산이 장막처럼 둘러싸여 있는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름처럼 산들이 호수를 감싸고 있는 형국이니 절경을 이룰 수 있는 지형적 여건을 갖춘 셈이다. ..

가을 안산자락길

가을 안산자락길 (2019.10.26.) 토요일 오후 ‘안산자락길’ 걷기에 나섰다. 자락길로 접근하는 길목은 여러 곳이지만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으로 향했다. 숲길을 걸을 계획이니 이왕이면 독립공원도 둘러볼 생각이었다. 4번 출구를 나오자 바로 공원이었다. 독립문과 영은문 주초, 송재 서재필선생 동상, 독립관, 3.1운동 기념탑을 차례로 둘러보았다. 부근에 있는 옛 ‘서대문형무소’는 역사관으로 정비되어 있었다. 언덕길을 올라 숲속으로 들어서자 서늘한 느낌이 들었다. 자락길에는 완만한 경사의 ‘목재 덱’이 깔려있고 곳곳에 안내표지판이 설치되어 있었다. 주말을 맞아 가족 또는 지인들이랑 편안한 마음으로 나들이 하는 분들이 많았다. 홍제동 즉 시계반대방향으로 천천히 걸으며 단풍이 들어가는 가을 숲의 정취를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