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손녀(소민) 이야기/탄생 100일~1세

소민이가 곰국을 좋아해요

돌샘 2020. 1. 28. 19:51

소민이가 곰국을 좋아해요

(2020.1.18.)

소민이네가 시내 일을 보고 들린다며 오후 늦게 집으로 왔습니다. 소민이는 조부모가 번갈아 안았다가 보료에 내려놓자 얼굴을 빤히 쳐다보고는 인사를 하듯 옹알이를 했습니다. 집 환경에 익숙해지자 소파를 잡고 걷거나 기어 다니며 이것저것 만지고 흔들었습니다. 공이나 장난감을 잡으면 모두 입으로 가져가 귤을 씻어주었더니 공처럼 굴리기도 하고 깨물기도 하며 놀았습니다. 틈이 나면 부엌으로 기어가 얼굴을 빼꼼히 내밀고 할머니와 눈이 마주치면 웃곤 했습니다. 이윽고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발견하고는 자꾸 기어올랐습니다. 아직 제대로 걷지도 못하면서 계단을 기어오르는 방법을 아는 것이 신기합니다. 계단을 내려올 때는 위험하지만 올라가는 것은 옆에서 지켜보기만 하면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어떤 때에는 계단 중간까지 쉬지 않고 부리나케 기어오르기도 했습니다. 장난감 자동차를 가져와 태워주자 핸들을 좌우로 돌렸다가 흔들어대었습니다. 한참 자동차를 탄 후에는 내리고 싶은지 내가 양손을 앞으로 내밀자 얼른 안겨왔습니다.

 

작은 북과 실로폰을 두드려 소리가 나는 것을 보여주었더니 자기도 손이나 막대로 두드렸습니다. 악기가 소리 나는 것이 신기한지 딴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도 생각이 나면 다시 두드렸습니다. 소민이가 우유를 먹은 지 오래되어 엄마가 계란 노른자를 익혀 밥과 함께 먹였습니다. 이제 이유식이 아닌 밥도 먹나 봅니다. 할머니가 곰국을 데워 밥 먹는 도중에 조금 먹였더니, 입맛이 당기나 봅니다. 국을 받아먹고 입맛을 다시더니 할머니가 국물을 뜬 숟가락을 다시 입으로 가져오자 고개를 쑥 앞으로 내밀며 받아먹었습니다. 엄마가 주는 밥은 뱉어 내고 할머니가 주는 곰국만 먹으려고 했습니다. 맛에 대한 호, 불호의 느낌을 행동으로 분명히 나타내는 듯했습니다. 좀 있다가 어른들이 식사를 할 때는 어린이용 식탁의자에 앉아서 가만히 쳐다보기만 했습니다. 소민이에게 ‘만세~’, ‘빠이 빠이~’, ‘안녕~’하면 동작을 할 때도 있었지만 그냥 가만히 있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집에 돌아갈 때 안전시트 버클을 맨 상태에서는 할머니가 ‘빠이 빠이~’해도 손을 흔들고 내가 빠이 빠이~’해도 손을 열심히 흔들었습니다. 차를 타면 조부모를 두고 다른 곳으로 간다는 사실을 아는 듯했습니다. 이제 첫돌이 한 달도 채 안 남았습니다.

 

소민아! 추운 겨울 건강하게 잘 지내거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