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의 일상사/어머님

어머님 미수(米壽)

돌샘 2013. 5. 23. 15:35

어머님 미수(米壽)

(2013.5.19)

올해는 어머님 생신이 5월 19일(음력 4월 10일)로 3일 연휴의 마지막 날입니다. 연세가 여든 여덟이시니 미수(米壽)가 되십니다.

‘미수’라는 말은 한자의 쌀 미(米) 자(字)가 88의 한자 ‘八十八’을 모은 것과 같은 데에서 유래하였습니다.

미수가 되는 해 생신날에는 미수연(米壽宴)이라는 잔치를 베풀고 축수(祝壽)를 하는 것이 자식된 도리이겠지요.

당초 계획은 미국에 계시는 큰형님 내외분도 귀국하고 직계 자손들이 한자리에 모두 모여 미수연(米壽宴)을 개최하기로 계획하였으나

어머님께서는 작은 형수 건강이 좋지 않아 마음이 편치 않으시다며 미수연 개최를 한사코 반대하십니다.

미수연 개최여부는 최종적으로 어머님의 뜻에 따라야 하겠지만 자식 된 도리를 다하지 못하면 불효가 막심할 것입니다.

어머님의 뜻도 받들고 자식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도 이행할 수 있는 방안을 궁리한 끝에

자손들이 한자리에 다 모이지는 않더라도 개별적으로 축수하는 방법을 택하기로 하였습니다.

큰 여동생과 막내 남동생 가족은 어머님을 모시고 5월 초에 2박3일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우리내외는 3일 연휴를 이용하여 금요일 석가탄신일에 마산으로 내려가서 토요일은 어머님을 모시고 나들이를 하고

일요일 아침에는 간소하게나마 어머님 생신 상을 차려 인사를 올리기로 계획하였습니다.

마산으로 내려가는 날은 3일 연휴의 첫날이자 석탄일이다 보니 고속도로가 무척 혼잡하여

9시간 넘게 걸려 저녁 늦게야 본가에 도착했습니다.

 

창녕 큰 여동생 내외와 기차를 타고 온 작은 여동생은 이미 도착하여 저녁식사를 마친 상태에서 합류하였으며

어머님을 모시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밤늦게까지 나누다가 새벽 2시가 되어서야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다음 날 큰 여동생내외는 창녕장날이라 약국을 열어야 하기에 아침 일찍 돌아가고

우리내외와 작은 여동생은 어머님을 모시고 진해 수치해변 드라이브와 해양공원 구경을 하고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아담한 횟집에 들어가 생선회와 매운탕으로 점심식사를 한 후에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생신날에는 작은 여동생이 오전 10시 상경 기차표를 예매하였기에 아침 일찍 간단하게 생신 상을 차려 인사를 올리고

식사를 같이한 후에 설거지를 마치자마자 하직인사를 드리고 상경 길에 올랐습니다.

어머님께서 아들내외와 딸을 전송하러 아파트 주차광장으로 내려오셨는데

노모를 혼자 두고 떠나려 하니 눈가가 젖어드는 것 같아 얼른 운전석에 올랐습니다.

어머님은 기억력이나 자손들에게 항상 좋은 말씀을 들려주시는 것은 예나 다름이 없는데

기력은 뵈올 때마다 점점 떨어지는 것같은 느낌이 듭니다.

어머님은 시부모님을 효성으로 극진히 모시면서 4남 2녀를 정성껏 키우셨지만 자식들 효도는 제대로 받지 못하시니

자식들과 세태가 원망스러울 법도한데 항상 자식들과 손주들 걱정만 하고 계시니 안타까운 마음 그지없습니다.

집에 도착하여 어머님께 전화를 드리니 점심 때 작은 형수와 조카가 뵈오러 와서 점심을 사드리고 갔다고 합니다.

어머님 88회 생신은 어머님 뜻에 따르다보니 자손들이 한자리에 모여 축수를 드리지 못하고 아쉬움을 남기며 지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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