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민이의 두 번째 생일
(2021.2.11.)
소민이의 두 번째 생일은 설날입니다. 양력과 음력의 조합이 만들어낸 선물이지요. ‘코로나’로 인해 직계가족이라도 함부로 만날 수 없는 상황이니, 아쉽지만 축하만 전하고 규제가 풀리면 만나리라 생각했습니다. 설 전날 소민이네 가족이 산소에 성묘를 하고, 오후엔 외갓집에 들리겠다고 했습니다. 가까이 사는 직계가족이 오겠다는데... 말리지는 않았습니다. 소민이가 예쁜 꽃모양 머리핀을 매고 다소곳한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인사를 하고 2층 컴퓨터 방에 올라가 자동차를 타며 몇 바퀴 돌았습니다. 소민이가 손가락으로 컴퓨터를 가리켜, 전원을 켜주었더니 자판과 마우스를 누르며 놀았습니다. 거실에서 놀 때 아빠, 엄마가 생일케이크를 사러 외출한다고 하자, 잘 다녀오라며 손을 흔들어주었습니다. 실로폰과 작은 북을 두드리며 연주를 하고, 색연필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소민이가 오늘은 슬리퍼 신는 재미에 푹~ 빠진 듯합니다. 어른용 슬리퍼를 끌고(?) 다니며 뒤뚱거려, 넘어질까 불안한 마음에 벗기면 금방 찾아와 다시 신으며 좋아했습니다.
생일 케이크와 과일을 차리는 동안 할애비가 생일 축하금과 선물을 전하자, 두 손으로 받으며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습니다. 할머니가 방석 세 개를 겹쳐놓고 그 위에 소민이를 앉히니 균형이 잘 맞았습니다. 케이크에 초를 꽂고 불을 붙이는 광경을 소민이가 가만히 지켜보았습니다. 생일 축하노래를 부르는 동안에도 조용히 기다렸다가, 박수를 치자 그제야 촛불을 끄려고 나섰습니다. 한참동안 가만히 앉아 있는 행동이 쉽지 않았을 텐데, 생일축하 행사를 아는 양 행동했습니다. 후~ 하며 입김을 불어 촛불을 끄는 과정이 재미있는 모양입니다. 불이 꺼진 초를 가리키며 “또~ 또~”를 연발했습니다. 촛불을 켜고 끄는 놀이(?)를 세 번 거치고 나서야 케이크를 나누어 먹게 되었습니다. 소민이는 초콜릿케이크보다 위에 얹힌 딸기가 더 좋은 모양입니다. 평소에도 딸기를 좋아한다더니 케이크는 먹지 않고 딸기만 맛있게 먹었습니다. 소민이가 생일선물로 받은 “핑크퐁 자동차 스티커”를 가리키며 “이거 내 꺼?”하며 물었습니다. “그래~, 이 스티커는 소민이 꺼야!”했더니, 포장을 풀어 달라하여 엄마와 스티커를 붙이며 잘 놀았습니다.
아빠가 ‘장난감용’ 쇠구슬을 양손으로 흔들어 ‘주먹 쥐기’를 한 채 두 손을 내밀면 소민이가 구슬이 든 손을 알아맞히는 놀이를 했습니다. 소민이가 지정한 손 안에 쇠구슬이 들어있으면 좋아라 깔깔대며 웃었고, 빈손이면 얼른 다른 손을 펴보라고 했습니다. 할머니가 곁에 앉아있던 소민이의 손을 잡으며 안으려고 하니, 싫다는 듯 손을 뿌리쳤습니다. “소민아! 할머니 말씀 잘 들어야 ‘핑크퐁’도 볼 수 있고, 맛있는 음식도 먹을 수 있는데...”했더니, 소민이가 얼른 할머니에게 다가가 안기며 볼에 뽀뽀 세례도 날렸답니다. 소민이가 요즘 ‘호’, ‘불호’에 대한 표현이 분명해지고,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해준다면 하던 행동을 바꾸기도 한답니다. 그 동안 쭉~ 지켜보니 소민이가 자발적으로 조부모의 손을 잡을 때는 상당한 호감을 가졌거나 도움이 필요한 경우고, 조부모가 손을 잡아도 가만히 있을 때는 보통인 상태, 기분이 내키지 않을 때는 자기 손을 빼내어 가슴에 붙이거나 뿌리치는 행동을 한답니다.
소민이가 TV 율동체조를 바라보다가 신이 나자 몸을 우쭐거리며 춤을 추었습니다. “소민아! 쿵쿵 소리 나지 않게 보료 위에 올라가서 춤 춰~”했더니 곧바로 보료에 올라갔습니다. 평소에도 아랫집 소음에 신경을 쓰지만 요즘에는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소민이가 자기 집에서 춤을 출 때도 ‘매트’에 올라가라면 시키는 대로 잘 따라한다고 합니다. 저녁 준비가 끝나 “소민아~ 저녁 먹자!”고 했더니 얼른 식탁으로 갔습니다. 식탁에 앉히자 서둘러 밥을 먹으려 했습니다. 소민이가 말은 하지 않았지만 배가 고팠나 봅니다. ‘샤브샤브’를 먹을 때는 새우를 좋아했고, 국물에 끓인 우동도 맛있게 먹었습니다. 설날 하루 전날, 소민이는 조부모로부터 설날 덕담과 생일 축하를 받으며 즐겁게 놀았답니다.
소민아! 너의 두 번째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한단다. 올해도 건강하고 많은 분들의 사랑 듬뿍 받으며 재롱둥이로 잘 자라세요.
안녕~ 또 만나요. 우리 공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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