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민이의 물총놀이와 신나는 외출
(2023.5.14.)
화창한 날씨를 감안한 듯 소민이가 물총과 물뿌리개 등 물놀이기구를 챙겨왔습니다. 소민이는 최근 배웠다는 마술을 한번 보여 준 후에 물총을 들고 서둘러 하늘정원으로 올라갔습니다. 화단엔 하얀 불두화와 빨간 덩굴장미가 활짝 펴 바람에 너울거리고 있었습니다. 물총으로 불두화에 물줄기를 쏘자 하얀 꽃잎이 눈송이처럼 떨어졌습니다. 소민이가 꽃에 물을 주다가 작년에 어린이집에서 받아 할아버지 집에 맡긴 화분이 생각났나 봅니다. 그 꽃은 다른 화분에 옮겨 심은 ‘카랑코에’로 지금 한창 꽃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화분에 꽂힌 이름표에서 ‘전소민’이라 적힌 글자를 보여주자 무척 반가운 눈치였답니다.
어멈이 주스 상품권이 있다 하여 소민이와 할아버지도 산책을 겸해 함께 가기로 했습니다. 보도를 따라 걷는데 간간이 자전거와 전동 보드가 다녔습니다. 어른 걸음으로 10분 정도 걸리는 거리니 소민이에게는 제법 멀 텐데 힘들다는 얘기 없이 잘 걸었습니다. 가게에 도착해 어멈은 주문하러 안에 들어가고 나는 길거리 의자에 앉았습니다. 소민이는 엄마와 할애비 사이를 오가며 주스가 빨리 나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소민이는 딸기주스, 엄마는 커피, 할애비는 망고주스를 주문해 가로수 그늘에 앉아 시원하게 마셨습니다. 어른들은 다 마시고 소민이는 주스가 조금 남았지만 컵을 들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소민이가 보도를 걷다가 자전거가 그려진 그림을 가리키며 “여긴 자전거 다니는 길이야!”라고 말했습니다. 조금 후 어멈이 건널목 부근에서 어린이가 어른 손을 잡은 그림을 가리키며 “어린이는 어른 손을 잡아야 해!”라고 얘기했습니다. 소민이는 그 말을 듣고 주스를 마시느라 놓았던 손을 얼른 잡았답니다. 집으로 가는 도중에 놀이터에 들러 미끄럼틀과 회전 자전거를 재미있게 탔습니다. 아파트 중앙광장을 지날 때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돌 조각상에 올라가 놀았답니다.
집에 도착해 할머니가 “소민아! 무슨 주스 마셨니?” 물으니, “딸기 쥬스 먹었어요.”라고 대답했습니다. “엄마는? 할아버지는?”하고 잇달아 묻자, “커피!”, “망고 주스!”하며 각자 마신 음료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소민이가 소파에 가만히 앉아 ‘카봇’을 보고 있으니 졸음이 몰려오는 모양입니다. 아침엔 새벽같이 일어나고 낮잠을 자지 않았다고 합니다. 여태껏 상냥하고 얘기를 잘 하던 소민이의 태도가 졸음 속에서 점점 무뚝뚝해 지는 느낌입니다. 저녁을 먹고 어멈이 설거지를 마치자 서둘러 집에 돌아가서 쉬도록 했습니다. 졸음 앞에선 장사가 없다고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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