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3~4세

올림픽 공원에서 놀았어요

돌샘 2015. 9. 21. 22:15

올림픽 공원에서 놀았어요

(2015.9.12)

오늘은 준모 할머니 생일이라 가족이 모여 올림픽 공원이 내려다보이는

음식점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오후에는 올림픽 공원에 놀러가기로 하였습니다.

준모는 고모를 오래간만에 만나니 좋아하며 옆자리에 앉도록 하였습니다.

고모를 보고 ‘이모’라 부르는 둥 고모는 ‘남자라서 안됐다’라고 하는 둥 능청스럽게 놀리기까지 하였습니다.

주문한 음식이 차례로 나와 식사에 꽤 긴 시간이 소요가 되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준모가 장시간 자리에 앉아있지 않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려고 했을 텐데

의젓하게 자리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같이 나누는 수준이 되었으니 많이 자랐습니다.

생일 축하노래는 다른 손님들을 배려해 준모 혼자서 불렀습니다.

할머니도 누구보다 어린 손자가 축하노래를 불러주니 흐뭇한 모양입니다.

 

준모는 고모 손을 잡고 올림픽 공원 입구 세계 평화의 문 광장으로 가서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기둥 뒤에 몸을 숨기기도 하며 신이 났습니다.

광장 한쪽에 진열된 6인용 자전거를 발견하더니 자전거를 타겠다고 올라앉았습니다.

할머니와 아빠 엄마가 오면 같이 타자고 했더니 안장에 앉아 기다렸습니다.

먼저 도착한 할머니가 ‘준모야! 오늘은 자전거 타지 말고 가족이 같이 놀아야지’하니

조금전 자전거를 타겠다는 굳은 의지와는 달리 쉽게 수긍을 하고 금방 자전거에서 내렸습니다.

할애비가 그 말을 했다면 계속 타겠다고 주장할 분위기였는데...

올림픽 회관 쪽 나무그늘에 들어가 공놀이를 하려는 차에

많은 애들이 놀고 있는 미끄럼틀을 발견하고는 그곳으로 달려갔습니다.

여러 아이들과 뒤엉켜 이리저리 비집으며 미끄럼틀을 탔습니다.

호수주변 산책을 할 때 준모는 ‘우리가 1등 하자’며 고모와 같이 앞장서 뛰어다니며 좋아했습니다.

 

산책로 주변 잔디밭 그늘진 곳에 돗자리를 깔고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가져온 과자와 음료수를 먹는데 준모는 일찍 일어나 할애비더러 공놀이를 하자고 하였습니다.

공놀이 중에 준모의 입술 위쪽에 빨간 반점이 보이더니 손으로 눈 주위를 문지르자 눈 아래도 붉어졌습니다.

풀벌레에 물렸나 생각하며 모두들 걱정스런 마음으로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러나 준모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를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야외에 여럿 모였으니 한껏 들떠 뛰어다녔습니다.

수돗가에서 손을 깨끗이 씻기고 주차장으로 향했습니다.

주차장 가는 길에 아까 놀았던 미끄럼틀이 나타나자 아이들과 놀려고 올라갔습니다.

아범이 준모에게 ‘집에 간다. 내려와’하니 ‘여기서 놀 거야’ 했지만

다시 내려오라고 재촉하자 갑자기 눈물을 흘리며 울면서 내려왔습니다.

할애비는 준모가 말 몇 마디에 울음을 터뜨린 경우를 처음 보았답니다.

준모가 아범의 지시는 어길 수 없다고 판단한 모양입니다.

준모를 달래어 그늘에서 공놀이 하자고 하니 금방 눈물을 훔쳐내고 밝은 표정을 지었습니다.

 

풀이 없는 그늘을 찾아가 공을 던져주면 준모가 손과 팔등으로 쳐내는 놀이를 하였습니다.

준모는 또봇 'Z'를 하고 자연히 할애비는 악당 역할을 하게 되었지요.

준모가 고모 앞에 서서 ‘고모! 내가 악당이 던지는 공을 막아 줄게’하고는 공을 던지라고 하였습니다.

던져주는 공이 고모에게 날아가지 않도록 앞에서 열심히 쳐내었습니다.

공놀이를 하는 동안 다행히 얼굴에 생겼던 붉은 반점들은 가라앉은 듯 보였습니다.

꽤 시간이 지나서 집에 돌아가자고 하니 계속 공놀이를 하겠다고 하여

그럼 한강 시민공원에 가서 더 놀자는 조건으로 주차장으로 향했습니다.

주차장으로 가면서 준모가 고모에게 자기가 타는 차에 같이 타도록 권유를 했습니다.

고모가 탈 자리가 없다고 하니 엄마는 할머니 차에 타면 된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공도 자기가 가지고 차에 타겠다고 했습니다.

조금 전에 어른들이 이야기를 나눌 때 준모가 차를 타면 피곤해서 곧 잘 것 같으니

준모가 잠들면 바로 집으로 가고 깨어있으면 시민공원에서 만나자고 한 말을 들은 모양입니다.

할머니가 운전을 하려고 차에 타니 준모가 ‘왜 할머니 차가 다르지?’하고 물어 왔습니다.

평소에 할머니가 타고 다니던 차가 아닌 것을 발견했나 봅니다.

‘할아버지 차인데 오늘은 할머니가 운전할거야’했더니 그제야 수긍을 했습니다.

 

토요일이라 시내에는 교통정체가 발생하였습니다.

아범으로부터 준모가 차를 타자 곧 잠들었다는 문자가 왔습니다.

'휴~'하며 안심을 하고 모두들 편안한 마음으로 집으로 향했습니다.

준모가 어른들이 하는 언행을 보고 듣고 한창 배우는 시기라

깨어있었다면 피곤하더라도 어른들이 반드시 약속을 지켜야 했겠지요.

 

준모야! 할머니 생신도 축하해드리고 올림픽 공원에서 재미있게 잘 놀았니?

네 얼굴에 갑자기 붉은 반점이 생겨 모두들 걱정했는데 곧 없어져 정말 다행이란다.

안녕~ 우리 도련님. 건강하세요.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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