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민이의 하늘정원 꽃구경
(2022.4.2.)
소민이가 오랜만(4주)에 할머니 집에 왔습니다. 올 때 배가 아팠다고 하더니 조부모를 보고도 별 반가운 표정을 짓지 않았습니다. “소민아! 할아버지를 보고도 좋아하지 않으니 책 선물은 못 받겠네~”했더니, 당장 쪼르르 다가왔습니다. 탁자에 올려놓았던 책을 건네자 손을 내밀어 악수를 하며 활짝 웃었습니다. 책이 할애비와 손주 사이를 가깝게 이어주나 봅니다.
포장 안에 책과 펜 그리고 지우개가 함께 들어 있었습니다. 그림과 숫자를 펜으로 쓰고 지우개로 닦는 과정이 신기한 듯 반복했습니다. 어린이집 친구가 가지고 있던 것이라며 흡족한 표정이었습니다. TV 어린이 프로를 잠깐 보다가 다시 책을 탁자에 펴놓고 문제를 풀었습니다. 개수를 헤아려 숫자를 따라 적고 동일한 분량만큼 표시를 했습니다. 엄마가 한두 문제 요령을 가르쳐주면 다음엔 자기가 나름대로 풀었습니다.
옥상 하늘정원에 꽃구경 가기로 했습니다. 소민이가 외투를 입고 와, 내가 양말을 신겨주겠다고 하니 계단에 걸터앉았습니다. 외출 준비를 마치고 옥상으로 나가 꽃이 심겨진 화분에 다가섰습니다. 은근히 자랑하듯 손가락으로 꽃을 가리켰지만, 소민이는 그저 바라만 볼 뿐 별 흥미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빨리 여름이 와 하늘정원에서 물놀이를 해야 흡족할 모양입니다.
장난감 자동차가 있는 컴퓨터 방으로 갔습니다. 어릴 때부터 자동차 타는 것을 좋아하더니 여전히 재미있나 봅니다. 이젠 클랙슨을 힘껏 누르고 핸들도 이리저리 쉽게 돌릴 수 있습니다. 소민이가 문득 ‘주유구’를 가리키며 이게 뭐냐고 물었습니다. 기름 넣는 곳이라고 했더니 차를 타고 놀다가 내게로 와 기름을 넣어달라고 했습니다. 소민이가 아빠 차를 타고 이동하다가 주유소에서 기름 넣는 것을 본 모양입니다.
전화놀이를 하고 싶다며 엄마부터 시작해 할아버지, 할머니를 지정해 전화를 걸라고 했습니다. 예전엔 전화기에 목소리가 들리면 신기한 듯 모든 주의력을 집중하더니, 이젠 여유 있는 태도로 통화를 했습니다. TV를 보던 중에 점심 준비가 끝나 모두들 식탁에 둘러앉았습니다. 소민이가 식사를 하려다 뒤늦게 생각난 듯 내게 TV를 정지시켰냐고 물었습니다. 그냥 껐지만 식사를 마치면 보던 프로를 켜주겠다는 약속을 받고야 밥을 먹기 시작했답니다.
식사를 마치고 할머니와 아빠, 엄마랑 빵집 나들이를 했습니다. 가는 도중 페인트가 소민이 옷에 묻어 ‘신나’로 지웠나 봅니다. 빵집에 갔을 때 옷에서 냄새가 나고 얼룩이 보이자, 소민이가 옷을 못 입게 되었다며 울상을 지었다고 합니다. 소민이는 내 부탁으로 두 사람이 먹을 빵을 직접 골랐습니다. 함께 빵을 먹을 때 조손은 소민이가 고른 빵만 맛있게 먹었답니다.
소민아! 건강하게 어린이집 잘 다니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놀아요. 다음 만날 때는 공원에 봄나들이 가자구나.
안녕~ 또 만나요. 우리 공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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