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손녀/3~4세

고모가 구두 사 주었어요

돌샘 2022. 4. 30. 12:43

고모가 구두 사 주었어요

(2022.4.24.)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소민이가 활짝 웃으며 뛰어나와 안겼습니다. 할머니가 현관에서 신발을 벗겨주면서 소민이 구두 신었구나~”하자 ~”하며 좋아했습니다. 아빠와 함께 손을 씻고는 내게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할아버지! 선물 주세요.”했습니다. “그래, 소민이가 착해서 선물 많이 사놓았으니, 나도 주고 할머니도 주실 거야.”했습니다. 어린이날 선물로 주문한 장난감 중에서 먼저 도착한 것부터 전하기로 했답니다.

장난감 이름을 보니 플레이 도우’, ‘알록달록 송이 미용실’, ‘저울로 공부하는 꼬마 낚시왕이었습니다. ‘플레이 도우는 강아지 모형에 여러 색상의 점토를 넣고 눌러서 모양을 꾸미고 수의사 놀이도 겸하는 장난감이었습니다. 송이 미용실은 인형을 의자에 앉히고 머리카락 염색, 감기기, 빗기 등을 하는 미용 소꿉놀이였습니다. 낚시왕은 지정된 수만큼의 물고기를 잡고 저울에 넣으며 헤아리는 놀이와 셈을 겸하는 장난감이었습니다.

 

소민이가 장난감을 가지고 재미있게 노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하늘정원에 올라갔습니다. 조금 지나자 할머니와 소민이가 카랑코에꽃을 들고 정원에 나왔습니다. 소민이에게 빨간 슬리퍼를 건넸지만 자기 구두를 가져달라고 했습니다. 할머니가 구두를 신겨주며 소민이 구두 예쁘구나! 구두 누가 사 주었니?” 묻자, “고모가 사 주었어!”하며 자랑하듯 큰소리로 대답했습니다. 선물 받은 물건을 보고 선물한 사람을 기억하는 마음이 야무져 보였답니다.

소민이가 거실에서 스트레칭과 한발로 서서 균형 잡는 자세를 취했습니다. 스트레칭을 할 때 음악이나 동영상을 틀어주려고 했지만 그냥 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제는 몸동작과 리듬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나 봅니다. ‘유튜브를 이용해 선물 받은 장난감 놀이방법을 자세히 살펴보고는 다시 놀이 삼매경에 빠져들었답니다.

 

저녁식사 준비가 끝나 소민이에게 식사하고 놀아라!”했지만 더 놀겠다고 했습니다. 식사보다 장난감 놀이가 더 좋은 모양입니다. “소민아! 우리는 식사할 테니, 너는 장난감 가지고 더 놀아라.”했더니 그러겠다고 했습니다. 혼자 놀아보니 별 재미가 없는 듯 조금 지나 자기도 식사하겠다며 식탁으로 왔답니다.

소민아~ 조금 전에 식사 안 하고 장난감 가지고 놀겠다는 사람 어디 갔니?”했더니, 처음엔 어리둥절해 하였지만 곧 알아채고 아니야! 나 여기 있어~”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장난감 놀이를 다시 시작했지만 아빠, 엄마가 돌아갈 짐을 챙기자 소민이도 어쩔 수 없이 장난감을 챙겼답니다. 소민이가 집에 도착해서도 미용실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며 사진이 전송돼 왔습니다.

 

소민아! 장난감 가지고 노는 걸 좋아하니 선물한 보람이 있구나. 고모도 네가 구두 사 주었다고 자랑한 걸 알면 좋아하겠다. 건강하고 티 없이 맑은 마음으로 잘 자라거라.

안녕~ 또 만나요. 우리 공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