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손녀/3~4세

소민이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돌샘 2022. 4. 24. 10:50

소민이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2022.4.17.)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안아주려고 기다렸는데, 소민이가 내게 과자를 얼른 건네고는 급히 현관으로 들어가 할머니에게도 전했습니다. 뭔가 했더니 젤리가 든 봉지로, 조부모 준다며 차타는 내내 손에 쥐고 있었다고 합니다. 가져온 초콜릿 상자도 엄마에게 달라고 하여 받아서 내게 직접 건넸습니다. 소민이가 이제 선물을 받는 즐거움은 물론 주는 즐거움도 느끼나 봅니다.

소민이의 요청으로 컴퓨터 방에 올라가 자동차를 타며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놀다가 문득 할아버지! 나 공부할 거야.”했습니다. 컴퓨터를 켜달라는 얘기인 모양입니다. 두더지 게임을 하려나 생각하며 컴퓨터를 켰는데, 소민이가 요즘은 유아 스트레칭프로를 즐긴다고 합니다. 화면에 나오는 움직임을 빤히 쳐다보면서 다양한 자세의 몸동작을 따라했습니다. 본인은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지만 할애비 눈에는 귀여운 재롱으로 보였답니다.

 

거실에서 한글 , , 스티커를 붙이다가 할머니가 주신 과자도 맛있게 먹었습니다. 하늘정원에 올라가 예쁜 꽃구경을 하기로 했습니다. 정원에서 노는 모습을 찍으려고 예쁜 꽃 앞에 서도록 부탁했지만, 한사코 얼굴을 돌리며 응하지 않았습니다. 한참 실랑이 후 어쩌다가 설득이 된 듯 소민이가 미소를 지으며 집게손가락을 볼에 대거나 양손으로 V자를 그리는 포즈를 취했습니다. 시작은 어려웠지만 마음이 내키자 다양한 포즈를 잡아 주었답니다.

거실에 앉아 얘기를 나누던 중 소민이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하자!”고 했습니다. 뛰는 발자국 소리가 날 테니 아랫집을 고려해 전 식구가 2층으로 올라갔습니다. 술래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하면 움직이다 움칠하며 부동자세를 취했습니다. 소민인 몇 번만에 움직이는 모습이 적발돼 술래에게 잡혔습니다. 놀이가 더 진행되면서 잡힌 손을 떼어주자, 도망가면서 동네가 떠나가도록 깔깔대며 웃었답니다. 술래에 잡혔다가 도망치는 순간이 가장 재미있나 봅니다.

 

소민이가 내 손을 잡고 옆방으로 끌고 가 루미큐브블록을 내려달라고 했습니다. 거실 보료 위에 풀어 놓고 블록을 판 위에 정리하도록 권했지만, 듣지 않고 자기 의향대로 놀았습니다. 블록을 숫자 순서대로 찾으라고 하면 아는 숫자도 모르는 양 엉뚱한 블록을 놓기도 했습니다. “잘한다!”며 칭찬하고 격려하자 블록을 1부터 13까지 순서대로 잘 찾아 나열했답니다.

TV 어린이 프로를 보다가 저녁식사를 하러 갈 때는 프로를 정지시켜 달라고 했습니다. 화면이 정지된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식탁으로 향했습니다. 식사 중에 내가 맥주를 마셨는데 일반 음료수가 아닌 것을 직감적으로 느꼈나 봅니다. 할머니가 소민아! 할아버지가 마시는 이게 뭐지?”하고 물으니 할아버지 음료수!”하고 대답했습니다. 오늘은 할머니 집에 올 때부터 차를 타고 떠나는 순간까지 늘 즐거운 마음으로 장난과 재롱을 부렸답니다.

 

소민아! 오늘은 유아 스트레칭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구나. 건강하게 어린이집 잘 다니고 다음 만날 때에도 신나게 놀이해요.

안녕~ 또 만나요. 우리 공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