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2~3세

화분에 물도 주었어요

돌샘 2014. 4. 22. 23:17

모종삽으로 흙을 옮기고 화분에 물도 주었어요

(2014.4.19)

준모가 오는 날이라 집안 청소를 하고 샤워를 한 후에 머리를 말리고 있는데 준모가 도착하였습니다.

머리 손질을 마치고 준모를 보려고 하였는데 준모가 도착하자마자 2층으로 올라가서 이방 저방 문을 열어보기에

할머니가 ‘준모야! 무엇 찾니?’하고 물었더니 ‘하부’라고 대답하더랍니다.

‘하부’는 준모가 ‘할아버지’라는 발음이 아직은 어려워서 쉽게 부르는 명칭입니다.

준모가 올 때마다 할애비가 현관 밖 엘리베이터 앞에서 맞이하였는데

오늘은 현관을 들어와도 보이지 않으니 찾아 나섰던 모양입니다.

안방 다용도실에 들어와서 할애비가 머리를 말리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는 입가에 가득 미소를 지으며 반가워하고

끝날 때까지 기다리다 안방으로 나오니 두 손을 뻗어 살갑게 안기어왔습니다.

 

준모가 하늘정원으로 나가기에 지난겨울에 모종삽을 사러갔을 때 예쁜 어린이용 모종삽이 눈에 띄어

준모가 좋아하겠다는 생각이 나서 구입하여 보관해두었다가 손에 쥐어주었더니 흐뭇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바닥에 매트를 깔고 흙이 든 화분 2개를 올려놓으니 모종삽의 용도를 잘 알고 있는 듯

삽으로 화분의 흙을 퍼서 밖으로 옮기며 함빡 웃음을 지었습니다.

외출 중에 간혹 길가 흙을 만지려고 하면 만류를 하곤 하였는데

오늘은 삽을 주고 흙장난을 하도록 하였으니 좋기도 하고 재미도 있는 모양입니다.

화초에 물을 주는 분사기를 발견하고는 물을 뿌려대기도 하고 꽃에 물을 주기도 하였습니다.

물뿌리개도 찾아내어 분사기로 물을 담아 화분에 물을 주었습니다.

작은 물뿌리개를 가져다주었더니 큰 물뿌리개를 가리키며 ‘하부~하부’하며 불렀습니다.

할애비는 큰 물뿌리개, 준모는 작은 물뿌리개를 들고 조손이 다정하게 물을 주니 꽃들도 기뻐하는 것 같았습니다.

 

거실에 내려와 있을 때 아범과 새아기가 외출을 하려고 현관문을 여니

준모가 현관으로 뛰어가 ‘나도~’하면서 같이 나가려고 하였습니다.

할머니가 ‘준모는 예술의 전당에 놀러가야지’했더니 그제야 손을 흔들며 순순히 배웅을 하였습니다.

오늘은 준모 외출에 할애비와 고모가 따라나섰습니다.

장난감 자동차를 가지고 가면서 준모에게 타도록 권유하여도 타지 않고 직접 방향을 조절하며 밀고 가겠다고 하였습니다.

비탈길에선 자동차를 밀면서 뜀박질도 하며 상당히 먼 거리를 밀고 가서는 말없이 자동차에 올라탔습니다.

준모가 자동차 방향을 잡느라 힘도 쓰고 먼 거리를 뛰기도 하고 걸었으니 다리가 아픈 모양입니다.

할애비가 밀면서 예술의 전당에 도착하니 내려서는 높은 산책로 계단도 올라가고 홀과 광장 여기저기를 휘젓고 다녔습니다.

음료수 자판기를 발견하고는 다가가서 여기저기를 눌렀지만 작동이 되지 않으니

할애비와 고모를 돌아보며 하는 행동이 작동을 시켜달라는 것 같았습니다.

고모가 건네주는 동전을 받아 투입구에 넣고 음료수를 뽑아 고모에게 전해주고는

‘나 요거~’하면서 자기가 먹고 싶은 음료수를 가리켰습니다.

캔 음료수들이 준모가 먹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 같아 다음에 또 하자고 하였더니

준모가 몇 번 재촉을 하였으나 할애비와 고모의 거듭된 설명을 어느 정도 이해한 듯 순순히 발길을 돌렸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준모가 안아달라고 팔을 벌리기에 ‘준모야! 자동차를 타고 가야지’했더니

자동차에 얼른 올라앉았는데 얼마 되지 않아 목이 뒤로 젖혀지는 것을 보니 잠이 몰려오는 모양입니다.

오늘은 아직 낮잠도 자지 않은데다 하늘정원과 예술의 전당에서 활동적으로 놀고 많이 걸었으니 잠이 올 때가 되었지요.

할애비가 준모를 안고 고모가 자동차를 밀면서 천천히 집으로 향하였습니다.

상당히 먼 거리라 쉬지 않고 걸으니 팔은 조금 아파왔지만

준모의 따뜻한 체온이 가슴으로 전해져오니 할애비는 어느덧 행복감에 젖어들었습니다.

 

준모야! 다음에도 할머니 댁에 놀러온다는 연락이 오면 할애비가 재미있는 놀이감을 준비하고 기다릴 터이니

건강하게 잘 지내거라. 알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