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자전거 선물 받았어요

어린이날 자전거 선물 받았어요

(2014.5.6)

준모가 어린이날에는 아빠 엄마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다음날 할머니 댁에 놀러오는 것으로 약속을 해두었지요.

할애비는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준모에게 선물할 자전거를 혼자 조립하면서

낑낑대기도 하였지만 준모를 직접 대하는 듯이 들뜬 마음으로 하루를 보냈답니다.

다음날 준모가 낮잠을 자고 난 후에 풍선을 들고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아범과 함께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할애비에게 살포시 안겨왔습니다.

거실에 들어와 자전거를 보자 다가가서 얼른 자전거에 올라앉았습니다.

처음에는 할애비가 자전거를 밀어주자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핸들을 잡고 가만히 앉아있었는데

조금 시간이 지나자 준모가 핸들을 좌우로 돌리며 ‘내가~내가~’하는 말을 연발하였습니다.

왜 그러나 했더니 자기가 직접 타겠다고 밀지 말라는 이야기였습니다.

나중에는 핸들을 좌우로 돌리는 것만으로는 자전거가 앞으로 나가지 않으니

안장 앞쪽으로 나와 까치발로 서서 자기 발로 바닥을 밀면서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요사이 준모는 도움이 꼭 필요한 일이 아니면 스스로 하겠다는 의사표현을 자주합니다.

매사를 본인이 주도적으로 처리하려고 하고

본인이 요청하지 않은 일을 도와주려고 하면 싫어하는 반응을 나타낸답니다. 

 

준모가 2층 하늘정원으로 나가려고 하여 양말과 신발을 신기고 잠바를 입혀주니

정원에 서서 사방을 한번 훑어보더니 꽃에 물을 주는 분사기를 뱔견하고는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할애비가 쉽게 알아듣지 못하는 말을 하였습니다.

분사기로 물을 뿌리는 장난을 하고 싶은가 봅니다.

할애비가 수도꼭지를 틀어주니 환한 미소를 지으며 분사기를 두 손으로 잡고는

꽃에 물을 주기도하고 벽과 바닥에도 물줄기를 분사시키며 깔깔대고 웃으며 좋아했습니다.

이윽고 준모의 장난기가 발동하여 할애비와 사진을 찍느라 곁에 있던 고모에게

번갈아가며 분사기로 물벼락을 날리고

당황하여 피하는 모습을 보고는 좋아라 하며 큰소리로 웃었습니다.

할머니 댁에 놀러오면 할애비와 여러 가지 놀이를 번갈아하며 놀지만

근래에는 분사기로 물 뿌리는 놀이가 가장 신나는 모양입니다.

오늘은 세 번에 걸쳐 하늘정원으로 나가 신나게 물장난을 하였고

결국은 준모바지도 젖어 드라이기로 말려야했답니다.

 

새아기 퇴근시간에 맞추어 아범이 마중을 나가서 같이 오는 모습이 멀리 보일 즈음

하늘정원에서 준모를 안고 있던 할머니가 큰소리로 불러 아범과 새아기가 손을 흔들자

그 모습을 발견한 준모가 ‘아빠~엄마~’하고 번갈아 부르며 손을 흔들며 좋아했습니다.

준모가 거실로 내려와 ‘엄마~엄마~’하고 부르며 현관 밖으로 나가서 마중을 하였답니다.

새아기가 휴일에도 근무하느라 피곤하였을 터인데 준모가 무척이나 반갑고 다정하게

엄마를 맞이했으니 피곤이 조금이나마 풀릴 것만 같았습니다.

저녁은 외식을 하기로 하고 식당에 들어가 식탁 밑에 있던 방석을 꺼내 제자리에 놓고

모두들 앉으려고 하는 순간 준모가 먼저앉아 손을 바닥에 대고 머리를 숙였습니다.

할애비는 혹시 준모 머리가 식탁에 부딪힐까봐

순간적으로 시선이 그쪽으로 가서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게 되었습니다.

그 순간 번쩍 떠오르는 생각이 아범과 어멈이 명절에 우리 집에서 절을 할 때

방석위에서 하도록 하였으며 오늘 준모와 같이 본 동영상 중에 할애비가 방석을 펴 놓고

준모에게 절을 가르쳐주려고 하는 장면이 잠깐 나왔습니다.

그렇다면 준모가 바닥에 방석을 깔아놓자 그 위에서 절을 한 모양입니다.

준모의 예기치 않은 행동과 할애비의 설명에 모두들 흡족한 미소를 지었답니다.

식사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는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준모의 상냥한 목소리를 들으며 무척이나 행복한 하루를 마감하였습니다.

 

준모야! 오늘 네가 보인 언행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대견하고 자랑스럽구나.

몇 번 보고 들으면 잘 이해하고 따르니 평소에도 그래야겠지만

우리 도련님 앞에서는 할애비가 언행을 각별히 조심해야 되겠구나.

안녕. 또 만나요...

(준모 고모가 같이한 날은 순간을 잘 포착한 사진과 동영상이 촬영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