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손녀/2~3세 성장기록

소민이의 빵 사러 가기

돌샘 2021. 4. 23. 20:48

소민이의 빵 사러 가기

(2021.4.21.)

소민이는 도착하자마자 할머니가 주신 바나나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컴퓨터 체크를 부탁하느라 2층에 올라갔더니, 소민이가 하찌~” 부르며 찾았습니다. 2층 복도에서 소민아~”하고 불렀습니다. 목소리가 들려온 곳을 찾아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다 나를 발견하고는 반갑게 웃었습니다. 소민이가 내 손을 잡고 계단을 올랐습니다. 컴퓨터 방에서 아빠를 발견하고는 좋아하며 자동차에 올라탔습니다. 자동차에 앉아 핸들을 이리저리 부지런히 돌리면서 방안을 오갔습니다. 소민이가 거실에서 종이에 여러 가지 색상의 물감을 칠하며 놀 때였습니다. 할머니가 소민아~ 빵 사러 갈래?”하고 물으니, “! ~”을 반복하며 가겠다고 나섰습니다. 할머니가 제과점 상품권을 이용해 빵도 사고, 소민이와 오가며 나들이도 하려나 봅니다. 할머니와 엄마, 소민이 그렇게 여성 3대가 외출하는 틈에 할애비도 합류를 했습니다. 후문 놀이터를 지나면서 소민아~ 놀이터에서 놀고 갈거니?”물었지만 아무 대답이 없었습니다. 지난주 밖에~ 밖에~”를 반복하며 놀이터에 나가 놀자고 울먹이던 때와는 완전 달랐습니다. 지금 놀이터보다는 빵 사러 가는 일이 더 중요한 모양입니다.

 

아파트 뒷문을 나서며 할머니가 소민이 손을 잡으려했지만, 혼자 걸어가려고 했습니다. 자동차가 다니고 위험해서 손을 안 잡으면 밖에 못나간다고 했더니, 그제야 손을 잡았습니다. 손을 잡고 걷다가 할머니가 업어줄까?”물으니 좋아!”하고는 등에 업혔습니다. 제과점에 도착해 세 사람은 가게 안으로 들어가고 나는 밖에서 기다렸습니다. 유리창 너머로 살펴보았더니, 소민이는 어른들 곁에 붙어 따라 다녔습니다. 소민이가 문득 유리창 밖을 쳐다보다가 나를 발견하고는 반가워하며 뭐라 얘기를 했습니다. 말이 들리지는 않았지만 나더러 안으로 들어오라는 것 같았습니다. 소민이는 진열대에 놓인 빵들 중에서 뽀로로빵을 발견하고는 직접 골라 들었습니다. 맛이야 알 수 없겠지만 눈에 익은 포장 그림을 보고 골랐나 봅니다. 가게를 나와 집으로 돌아갈 때는 내가 안았는데, 목을 꼭 끌어안으며 좋아했습니다. 후문을 들어서서도 소민이는 놀이터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은 채 빵을 들고 앞서 걸었습니다. 집에 도착해 조손이 함께 빵을 먹을 때, 소민인 자연히 카스텔라로 보이는 뽀로로빵을 먹고 나는 팥빵 종류를 먹었습니다. 먹던 중, “소민아~ 이거 먹어볼래?”하면서 팥빵을 내밀었더니, 한입 먹었습니다. 그러더니 자기가 먹던 빵은 팽개치고 내가 먹는 빵을 먹겠다고 달려들었습니다. 맛을 느끼는 미각은 아이들이 어른보다 덜하지 않은 모양입니다.

 

소민인 야구장난감 놀이를 하고 전기 모기체를 흔들며 장난을 쳤지만, 세발자전거 타는 놀이가 제일 마음에 드는 모양입니다. 루미큐브 블록을 꺼내 자전거 뒤 짐칸에 싣기도 하고, 다른 놀이를 하다가도 틈이 나면 자전거를 탔습니다. 오늘따라 자전거를 밀어주지 않아도 페달을 밟고 양발을 돌려 앞으로 쭉~ 나아갔습니다. 그동안 자전거를 자주 탔지만 큰 진전이 없어 보였는데, 오늘 어떤 전환점을 맞은 듯했습니다. 소민이가 자전거 타는 것을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소민어멈이 집에 가져가느냐 그냥 두느냐 망설여지는 듯했습니다. 그러다가 소민아~ 자전거 우리 집에 가져갈까?”하고 물으니, 소민이가 망설이지 않고 좋아~”하며 대답했습니다. 어멈이 그럼 자전거를 가져가자고 했습니다.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소민이가 자전거를 직접 끌어 현관에 갖다 놓았답니다. 소민이의 자전거 타는 능력이 서서히 향상되다가 오늘 밖으로 드러난 모양입니다. 소민이가 밤중에 집에 도착했지만, 가져간 자전거를 다시 타보고 잠자리에 들었다고 합니다. 매사가 그러하듯, 어떤 일이 이루어지려면 적합한 때와 계기가 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