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손녀/3~4세

소민이의 시계 자랑

돌샘 2022. 7. 15. 10:07

소민이의 시계 자랑

(2022.7.9.)

소민이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며 손목을 내밀어 시계 찬 걸 뽐내었습니다. 거실에 들어와서도 할머니께 시계 자랑하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했답니다. “소민아~ 선물 받아야지...”하는 소리를 듣고서야 평상심으로 돌아왔습니다. ‘1,000개 숨은 그림 찾기란 책을 전하자 엄마에게 읽어 달라고 했습니다. 엄마가 찾을 물건을 말하면, 소민인 많은 그림들 속에서 보물찾기 하듯이 숨은 그림을 찾아내었습니다. 숨은 그림을 찾을 때마다 잘 했다고 칭찬을 하면 미소를 지으며 좋아했답니다.

 

물놀이 할 때 수돗물이 찰 것 같아 오전부터 비닐 풀에 물을 받아 찬 기운이 가시도록 해두었습니다. “소민아! 물놀이 할 거니?”하고 묻자, 웃으며 내게로 와 손을 잡고 2층으로 올라갔습니다. 시계 자랑과 숨은 그림 찾기 하느라 물놀이를 깜박 잊었나 봅니다. 엄마가 놀이용 삽과 그릇, 애기 인형, 물뿌리개와 물총 등을 한 보따리 들고 따라왔습니다. 소민인 풀 밖에서 놀다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들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물에 첨벙거리며 놀다가 물속에 앉아 소꿉놀이를 했습니다. 시원한 느낌이 들자 장난감 물뿌리개에 물을 넣어 꽃에 물을 주었습니다.

할애비가 장난스럽게 먼저 물총을 쏘며 반응을 살펴보았습니다. 소민이가 처음엔 웃으며 피하더니 곧 생각을 바꾸어 그릇에 물을 담아 내게 뿌렸습니다. 물을 뿌릴 때 사정을 감안해 주는 듯 피할 시간적 여유를 주고 정면 겨냥도 하지 않았습니다. 물놀이를 하는 동안 더위가 가시자 다른 놀이를 하고 싶은 모양입니다. 물놀이를 끝내고 옷을 갈아입혀 거실로 내려갔습니다. 할머니가 삶은 옥수수를 건네주자 TV를 보면서 들고 앉아 맛있게 먹었답니다.

 

엄마와 숨은 그림 찾기를 하고 TV 프로 뽀로로엘리를 보면서도 연신 손목에 찬 시계를 만지작거렸습니다. 선풍기를 틀었지만 거실은 후덥지근한 느낌입니다. 소민이가 하늘정원에 다시 올라가겠다고 했습니다. 정원에 나가 서리풀 공원 쪽을 바라보니 어느덧 저녁노을이 붉게 물들고 있었습니다. 어디선가 한줄기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한낮의 열기도 물러난 듯했습니다. 소민이도 덥지 않은 듯 풀 안에 들어가지 않고 물뿌리개로 꽃에 물을 주었답니다.

저녁을 먹을 땐 소민이가 좋아할 만한 음식을 준비했지만 소민인 콩나물과 맛김을 좋아했습니다. 옥수수를 먹은 탓에 밥맛이 없나 생각했지만 자기 밥은 다 먹었답니다. 소민이가 틈만 나면 시계를 보고 만지는 걸 보니 애착이 대단한 모양입니다. 집에 돌아갈 준비가 되었지만 소민인 TV 보기에 열중입니다. 소민이가 오늘 착해 하나만 더 보라고 했더니 좋아하며 따랐답니다.

 

소민아! 예쁜 시계를 가지게 된 걸 축하한다. 시계 보는 방법을 잘 배우면 좋겠구나. 한여름 더위에 지치지 않도록 건강 조심하거라.

안녕~ 또 만나요. 우리 공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