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손녀/3~4세

할머니! 내 신발 예쁘지요~

돌샘 2022. 10. 3. 09:34

할머니! 내 신발 예쁘지요~

(2022.9.24.)

소민이가 내게 안겨 현관을 들어서며 할머니! 내 신발 샀어요. 예쁘지요~”라고 자랑했습니다. 꽃모양 장식이 붙은 분홍색 신발이었습니다. 할머니가 우와~ 우리 소민이 신에 꽃도 여러 개 붙었고 정말 예쁘구나!”하자 환하게 웃으며 좋아했습니다. “신발 누가 사주었니?”하고 물으니, 망설이지 않고 아빠가!”했습니다. 신발을 살 때 엄마가 고르고 아빠가 금액을 지불했다는데 누가 사주었는지 물으면 여태껏 아빠에겐 아빠, 엄마에겐 엄마라 말했답니다. 그런데 할애비에게 아빠라고 한 얘기가 진심인 모양입니다.

소민이에게 책을 선물하면서 네가 부탁한 스티커 북이야~”했더니 무척 좋아했습니다. 선물 초기엔 주로 스티커 북을 사 주었는데 어느새 숫자와 한글 배우는 책으로 변해 갔습니다. 어멈이 책 종류를 결정하면서 가르쳐 줄 내용을 반영하니 자연히 그렇게 되었나 봅니다. 소민이가 책을 받으면 항상 웃는 얼굴로 감사합니다~”하고 인사하는데, 지난번엔 할아버지! 다음엔 스티커 북 사 주세요~”라고 부탁했습니다. 스티커 붙이기가 숫자나 한글 배우기보다 재미있을 테니 흔쾌히 받아들였답니다.

 

소민이는 할머니와 엄마랑 빵을 사러 외출 준비를 했습니다. “소민아! 할아버지 빵은 소민이가 맛있는 걸로 골라 와했더니 ~”하고 대답하며 즐거운 듯 콩닥거리며 집을 나섰습니다. 제법 먼 가게까지 걸어갔는데 빵을 사서 돌아올 땐 다리가 아픈 듯 안아 달라고 했답니다. 할머니가 안아 주지는 못하고 업어주겠다고 하자, 그건 싫다며 엄마에게 부탁했습니다. 엄마도 안아 줄 수 없다고 하자 계속 걸어왔다고 합니다. 소민이는 오면서 놀이터에 잠깐 들렀지만 할아버지가 기다린다며 갈길을 재촉했답니다.

사온 빵을 펼쳐 놓고 마음에 드는 빵을 먹는데, 소민인 자기가 가게에서 직접 고른 빵을 먹었습니다. 할애비가 보기엔 썩 맛있어 보이지 않았지만 본인의 마음에 들었던 모양입니다. 내가 먹던 빵을 건네며 소민아! 이 빵 맛있으니 한번 먹어 봐~”했더니, 얼른 받아먹은 후 자기 빵을 마저 먹었습니다. 자기가 고른 빵에 대해 뭔가 책임(?)지는 행동처럼 보였답니다.

 

소민이가 2층 뒷방에서 할애비와 바둑알을 놓고 가위바위보를 하며 놀다가 문득 정원에 나가려고 했습니다. 새 신발을 갖다 주자 기분이 좋은 듯 야무지게 신었습니다. 많은 화분들 중에 자기 집에서 가져온 꽃에 더 많은 관심이 가나 봅니다. 화분에 물을 듬뿍 주고는 컴퓨터 방에 들어가 자동차를 탔습니다. 소민이의 행동을 쭉~ 지켜보니 자기 집에서는 할 수 없는 놀이를 골라 할아버지와 함께하는 듯했습니다.

거실 보료 위에서 한바탕 신나는 율동을 벌인 후 유튜브로 여러 공룡들을 시청했습니다. 모양이 괴상하고 이름마저 독특한 공룡들이 많았습니다. 소민이가 저건 타조처럼 생겼다. 저건 말하고 비슷하게 생겼네.”하며 생김새를 얘기했습니다. 할애비는 자막에 나오는 공룡 이름이 낯설어 소리 내어 읽기도 어려운데, 소민인 한번 듣고 곧잘 얘기했습니다. 오늘도 조부모 앞에서 예쁜 짓과 정감 어린 언행을 많이 남기고 내일 일찍 여행을 떠난다며 집에 갔답니다.

 

소민아! 아빠, 엄마와 함께 하는 가을여행 건강하게 잘 다녀오세요. 다음에 만나면 어딜 가서 무얼 하며 재미있게 놀았는지 얘기해 주세요.

안녕~ 또 만나요. 우리 공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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