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놀아도 재미나요
(2014.11.2)
준모가 놀러온다는 소식을 듣고 아침부터 모든 문을 열어놓고 대청소를 하고나니
바깥 날씨가 쌀쌀해서인지 실내온도가 올라가지 않아 올가을 들어 처음으로 난방을 했답니다.
준모가 엘리베이터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할애비를 보자마자 덥석 안고
실내로 들어와서는 가지고 온 장난감 보따리를 풀어놓았습니다.
대형 또봇 2개, 플라스틱 가위, 풍선 봉지, 대형 집게, 딱풀 등이 나왔습니다.
안마기 스위치를 조작하며 잘 노는 듯했는데 준모의 발걸음은
어느덧 2층으로 향했고 옥상으로 나가는 문을 열었습니다.
할애비가 얼른 안고는 ‘준모야! 추워서 물놀이는 못 한다.’고 했더니
외등을 가리키며 전등을 켜고 끄는 놀이를 하려고 하였습니다.
전등놀이에는 한 사람이 더 필요하기에 아범을 불러올리니 잠바를 입히는 것이 좋겠다하여
가지러 간 사이에 준모는 마음이 변했는지 컴퓨터 방으로 들어가 스위치를 켰습니다.
‘준모야! 또봇 볼래?, 코코몽 볼래?’물으니 ‘아니야’라며 자판과 마우스를 이것저것 눌러대었습니다.
본인이 스스로 컴퓨터를 작동시키고 싶은 모양입니다.
조금 기다렸다가 ‘준모야! 너 사진 볼래?’했더니 그제서야 ‘예~’하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사진을 한 장씩 보는 방법을 가르쳐주었더니 한참을 반복하여 보다가
갑자기 ‘하부(할아버지) 우리 집에 같이 가.’라고 하였습니다.
‘준모야! 다음에 또 하부 집에 놀러와야지.’했더니 ‘예~’하고 얌전하게 대답했습니다.
컴퓨터 놀이가 지루해지니 거실로 내려와 할애비와 공놀이를 시작했는데
어디서 봤는지 슬라이딩하는 자세를 취하며 공을 찼습니다.
‘준모야! 슬라이딩하면서 공을 차면 잘못하면 다친다. 안 넘어지고 공 잘 차자나.’했더니
그 말을 듣고나서는 예전처럼 서서 힘껏 공을 잘 찼습니다.
앉아서 공을 굴러주는 할애비 얼굴 정면으로 공이 날아올 때면 피하며 잡느라
할애비가 뒤로 벌러덩 넘어지니 준모가 좋아라고 깔깔대며 웃는 소리가 집안을 가득 메웠습니다.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자 이번에는 또봇을 변신시키는 놀이를 하였습니다.
변신한 또봇을 자동차로 다시 조립하는 과정은 할애비가 문외한이라 아범과 할머니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가위로 종이를 잘라 딱풀을 칠해 큰 종이에 붙이는 놀이도 했는데
종이 자르는 작업이 재미있는지 한참을 몰입하였습니다.
그러다가 ‘하부 숨어. 아니 내가 숨을게.’하더니 창문 커튼 뒤로 들어갔습니다.
‘준모 어디 갔지?’하면서 찾는 시늉을 하다가 ‘저기 보이는 발이 누구 발이지? 준모 발인가?’하면
깔깔대며 웃고, 빨리 찾지 못하면 커튼을 살짝 올려 자기가 숨은 곳을 알려주었습니다.
준모가 인터폰 화면은 가리키며 할애비가 현관 밖에 나가 벨을 누르라고 하였습니다.
벨을 누르고 ‘준모야! 할아버지 얼굴 보이냐?’고 물으니 ‘예~’하고는
웃으며 전화를 하듯이 ‘하부...’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였습니다.
이제는 준모가 밖에서 벨을 누르겠다고 하여 할애비가 준모를 안아 올려 할머니와 대화를 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다가 창문 밖에 보이는 중앙광장을 가리키며 ‘하부! 저기 가서 가위, 보 하자.’고 하였습니다.
‘준모야! 밖에 나가려면 추워서 잠바를 입어야 돼.’하였지만 그냥 내려가려고
엘리베이터 버턴을 누르고 문이 열리자 막무가내로 타려고 하였습니다.
겨우 만류를 하여 현관 안으로 들어오니 다시 또봇 변신놀이, 공차기,
가위로 종이 오리기, 숨바꼭질 등을 번갈아 하며 놀았습니다.
할애비 스마트 폰으로 동영상을 보려고 하여 켜주었더니 본인이 보고 싶은 것만 직접 골라가며 보았습니다.
동영상 중에 몇 달 전 준모네 집에서 할애비와 장난감 전자오르간을 가지고 노는 장면이 나오자
‘하부 우리 집에 가서 놀자.’고 반복하여 얘기하였습니다.
올 봄까지만 해도 시간이 나면 준모네 집에 가서 조손이 같이 놀기도 하였는데
할머니가 ‘당신이 다녀가면 준모가 산만해져 돌보기가 더 힘들어진다.’하여
어쩔 수 없이 간혹 밖에서 잠깐 만나 얼굴을 보거나 산책을 하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답니다.
아범이 어멈 전화를 받고 태워오려고 나가려하니 집에 가는 줄 알고 준모도 같이 가려고 했습니다.
‘준모야! 조금 기다리면 아빠가 엄마하고 다시 여기 온다.’고 말했더니
그제야 안심을 하고 계단에서 하던 공 던지기 놀이를 계속했습니다.
준모가 조금 전까지 하던 공 던지기 놀이의 역할을 바꾸어 놀자고 하였습니다.
이제 준모가 층계 중간에 앉아 할애비가 2개의 공을 건네주면 비닐공은 계단 아래로 던지고
탁구공은 톡톡 튕기면서 굴러가도록 반복하는 놀이였습니다.
그러다가 준모가 비닐 공을 할애비 얼굴을 향해 던져 당황하면서 피하자 준모의 웃음보가 터졌답니다.
같은 행동을 몇 번 반복하며 깔깔대고 웃는 준모의 큰 웃음소리가 오랫동안 이어지자
혹시 건강에 무리가 갈까봐 걱정이 될 정도였답니다.
아범과 어멈이 도착하여 둘째 손주 작명에 관한 이야기를 잠깐 나누고는 저녁을 먹으러 외출을 하였습니다.
차를 타고 가고 오는 중에는 '하부!...', '한기!...'라고 준모의 여러 가지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오늘 준모의 기분이 상당히 좋은 모양입니다. 집에 돌아가서는 곧 잠이 들었다고 합니다.
준모야! 오늘 재미있게 잘 놀았니? 할애비도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단다.
요즘 우리 준모가 친구들과 사이좋게 잘 지내는지? 할애비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란다.
인간관계의 친화력은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형성되기 때문이란다.
가을이 깊어가는구나. 씩씩하게 잘 놀며 건강 조심하세요.
사랑해요... 우리 귀염둥이.
(할애비가 찍다보니 같이 노는 사진이 없고 화질이 흐려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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