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2016년

하부! 토마토 심었어? 딸기는?

돌샘 2016. 5. 14. 12:43

하부! 토마토 심었어? 딸기는?

(2016.5.6.)

오늘은 손주들이 놀러 오는 날. 아침부터 부슬부슬 내리는 봄비.

옥상에 올라가 함께 꽃도 심고 야외에서 킥보드와 자전거를 탈 수 있게

오후에는 비가 그치기를 바랐지만 하늘은 비를 기다리는 농부의 마음을 헤아렸나봅니다.

준모도 비가 오는 것을 알고 가방에서 낚시놀이 장난감을 끄집어내 낚시를 시작했습니다.

물고기 모양의 플라스틱 모형을 놀이판 홈에 집어넣고 전원을 켜면 입을 벌렸다 닫기를 반복하였습니다.

낚시 모양의 도구를 물고기가 입을 벌렸을 때 얼른 넣어 낚아 올리는 놀이였습니다.

비 오는 날 조손이 마주보고 앉아 낚시질을 하였습니다.

한 마리 잡을 때마다 ‘잡았다’하고 큰소리를 치며 상대방에게 자랑을 하였습니다.

우리는 육십갑자를 한 바퀴 더한 띠 동갑이지만 장난을 치며 놀 때는 그냥 동갑 수준이 되지요.

 

준모의 발걸음은 어느덧 2층으로 행했습니다.

준모가 ‘하부! 우리 꽃 심자’고 하였습니다.

‘준모야! 오늘은 비가 오니 다음에 날씨 맑은 날 같이 꽃 심자’고 했더니

이해를 하면서도 아쉬움이 남는 모양입니다.

‘하부! 내가 꽃에 물 줄게’하였습니다.

옥상으로 나가려는 줄 알고 만류하려 했지만 물이 담긴 페트병을 들고 왔습니다.

실내 화분에 물을 주겠다는 의미이지요.

물을 주고는 ‘하부! 토마토 심었어?’하고 물었습니다.

‘그래, 준모가 여름쯤 토마토를 딸 수 있도록 모종을 많이 사다 심었지’했더니

‘딸기는?’하고 다시 물어왔습니다.

작년마냥 옥상의 스티로폼 박스와 빈 화분에 준모가 좋아하던 방울토마토 모종만 잔뜩 심어놓았습니다.

준모가 노리안에서 딸기농장으로 현장학습을 갔다 온 후로는 딸기에 부쩍 관심을 가집니다.

‘준모야! 올해는 토마토만 심었는데 내년에는 딸기 모종도 사다 심을게’했더니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하부! 내가 토마토 심은 것 볼게’하고는 옥상 하늘정원으로 나갔습니다.

‘준모야! 지금 비가 오는데 다음에 봐’라고 했지만 기어코 보겠다는 기세였습니다.

보슬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손자의 의사를 너무 제약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것 같아

할애비도 따라나서 모종 심어놓은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여름쯤 토마토가 많이 열리면 같이 따자고 했더니 ‘예’하고 힘 있게 대답했습니다.

 

지우는 오늘도 전화기가 좋은 장난감입니다.

이제는 소리가 나는 버튼(스피커)을 알고 그곳을 반복해서 눌렀습니다.

수화기를 귀에 대고 이리저리 다니니 전화기가 바닥에 떨어지고

줄이 몸을 칭칭 감아도 좋기만 한 모양입니다.

오빠가 비닐공과 농구공을 가지고 놀면 자기도 공을 잡으려 달려들고

공을 잡을 기회가 주어지면 함박웃음을 지었습니다.

술래잡기를 할 때도 오빠가 숨어있는 곳으로 천천히 다가가는데 오빠가 갑자기 얼굴을 내밀며

‘지우야!’하고 부르면 까르르하고 웃음보를 터뜨렸습니다.

지우가 어른과 아이를 구분하여 어른과 노는 것보다 아이인 오빠와 노는 것이 더 재미있는 모양입니다.

요사이는 할애비에게도 잘 안기는데 안겨있는 것보다 마음대로 다니며 노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잠깐 안겨 있다가는 몸을 비틀어 내리려는 의사표현을 하지요.

 

준모는 이제 위험한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을 어느 정도 가릴 줄 알지만

지우는 하고 싶은 대로 가리지 않고 하려드니 돌보기가 가장 힘든 시기인 것 같습니다.

지우가 거실에서 놀다가 안방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얼른 따라갔더니 요 위에 누웠습니다.

잠을 자려나 생각했지만 몇 번 뒹굴고는 다시 거실로 나오는 행동을 반복했습니다.

졸음이 오지만 자기 집과 환경이 다르니 쉽게 잠들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주차장으로 내려갈 때는 꽤 긴 시간 할애비에게 가만히 안겨 있었습니다.

거실에서 안겼을 때는 금방 내리려고 했는데... 

 

준모야! 오늘은 짓궂게 비가 종일 내려 꽃도 심지 못하고 킥보드와 자전거도 타지 못했구나.

기회는 얼마든지 있으니 맑은 날 재미있게 하자구나.

내년에는 옥상에 모종 심을 때 준모의 의견을 들어 종류를 정하도록 하마.

안녕~ 우리 도련님. 또 만나요...

 

지우야! 오빠가 있으니 또래보다 일찍 배워 행동하는 것이 많은 것 같구나.

동기간 같이 자라면 서로에게 많은 도움이 될게다.

동생을 잘 보살펴주는 오빠와 그를 잘 따르는 여동생을 보면 모든 사람들이 부러워한단다.

안녕~ 우리 공주님.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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