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유와 애교
(2016.8.21.)
오늘은 준모가 피부염으로 외가에 피병 나갔다가 돌아온 후에 처음 할머니 집에 오는 날입니다.
평소에도 손주들이 오는 날에는 집안 대청소를 하지만 오늘은 더욱 정성을 드려 깨끗이 청소를 했답니다.
준모 피부염이 장기간 재발하는 염증일 가능성도 있어 종합 피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마음이 안절부절 하여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서둘러 컴퓨터에서 관련 자료들을 검색해보고 최악의 경우도 가상해야 했는데,
일회성 피부염으로 진단되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준모의 얼굴을 쳐다보고는 ‘준모야!’하며 와락 안아주었습니다.
준모는 현관을 들어서며 할머니에게 ‘안녕하세요!’하며 의젓하게 인사를 했습니다.
곧이어 백에 든 장난감들을 거실바닥에 쏟아 붓고 ‘하부! 같이 놀자.’고 하였습니다.
자동차, 쌍안경, 도미노 게임 블록 등이 뒤섞여 있었습니다.
아빠에게 풍선을 불어 달라하여 풍선을 손으로 치고 발로 차서 공중에 띄우는 놀이를 하였습니다.
조손이 같은 방향으로 나란히 앉아 장난감 자동차를 굴려 목표물 앞에 멈추도록 하는 놀이도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준모가 옥상에 나가 놀려고 하자 아범이 만류를 하였습니다.
준모가 고집을 피우려고 하자, 아범이 ‘준모야! 그러면 피검사 또 해야 한다.’고 말하니
울먹이는 소리를 잠깐내고는 옥상에 나가는 것을 단념했습니다.
피검사를 위해 피를 뽑을 때 준모가 많이 울었다고 하더니 상당한 충격을 받았나 봅니다.
준모의 언행을 보며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지만
모든 병은 회복기에 더욱 조심해야 하는 법이니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준모는 고모 방에 들어가 고모가 준비한 작은 레고를 조립하는 일에 열중하였습니다.
지우는 오빠가 고모 방에 들어가 놀고 있는 틈을 타
얼른 오빠가 가지고 놀던 풍선과 농구공을 가지고 놀며 좋아했습니다.
고모 방에 있던 미키 마우스 인형도 들고 나와 관심을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거실 장식장에 놓여있는 필통에서 볼펜을 하나 집어 아빠에게 가져다주고
아빠가 ‘감사합니다.’고 하면 또 하나를 가져다주었습니다.
아빠가 ‘감사합니다.’하면 ‘예’하고 예쁜 목소리로 대답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필통을 들고 놀려고 하자, 발등에 떨어뜨려 다칠까봐
할머니가 치워버리자 안마기를 장난감 삼아 만지며 놀았습니다.
갑자기 할아버지 스마트 폰을 들고 와서 건네주고는 무릎에 올라앉았습니다.
자기가 나오는 동영상을 보여 달라는 의사표현인 모양입니다.
무릎에 가만히 앉아 동영상을 한참 보다가 여기저기를 눌러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동영상 내용을 보는 것이 관심사였는데 나중에는 여러 가지 버턴을 누르며 노는 것이 좋은 모양입니다.
준모가 고모 방에서 거실로 나오자 조손이 마주보고 앉아 도미노 게임을 하였습니다.
색깔별 블록을 길게 늘어세우고 손가락으로 첫 번째 블록을 살짝 밀어 넘어뜨려
블록들이 연달아 쭈르륵 넘어지는 모양을 지켜보았습니다.
할아버지와 오빠가 숨바꼭질 놀이를 시작하니 지우도 같이 하려고
커턴 뒤에 숨었다가 살포시 얼굴을 내미는 귀여운 몸짓을 했습니다.
오늘은 준모가 회복기에 있으니 옥상이나 놀이터에서 햇볕을 쬐거나 몸에 무리가 가는 행동을 자제했습니다.
평소보다 일찍 집에 돌아가도록 하니 준모는 더 놀고 싶어 아쉬움이 남는 눈치였습니다.
“준모야! 몸이 다 낫고 나서 하부하고 밖에 나가 재미있게 많이 놀자.”며 달래주었습니다.
준모야! 오늘은 밖에 나가 놀지 못해 아쉬웠겠구나.
몸이 완전히 회복된 후에 놀이터에서도 재미나게 놀고 공놀이도 하자구나.
몸의 쾌유와 더불어 혹시나 마음에 그늘진 것이 남아 있다면 모두 훌훌 털어버리도록 하여라.
안녕~ 우리 도련님.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하세요.
지우야! 이제 숨바꼭질을 할 수 있을 만큼 자란 모양이다.
할아버지 무릎에 앉아 네가 나오는 동영상을 함께 보니 좋았니?
귀여운 짓 많이 하여 여러 분들의 사랑 듬뿍 받으며 잘 자라거라.
안녕~ 우리 공주님. 오빠하고 다정스럽게 잘 노세요.
* 준모가 아픈 동안 외할머니께서 장기간 간병하시느라 정말 고생이 많으셨고
많은 분들께 걱정을 끼쳐드렸습니다.
그 동안 고생하고 걱정해 주신 모든 분들께 이 글을 빌어 다시 한 번 고마운 말씀을 전합니다.
또한, 준모의 병명을 정확하게 몰라 황망해하던 시기
준모의 빠른 쾌유를 마음으로 간절히 부탁드렸던 천지신명과 조상님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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