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과 가족모임
(2018.3.18.)
할애비 생일날 기쁘게(?) 해주느라 손자, 손녀 모두 내생일 하루 전날 태어났습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나는 음력, 지우는 양력을 따르다보니 올해는 내생일이 이틀 빠르답니다.
두 사람의 생일을 기념해 일요일 올림픽 공원 부근 음식점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가벼운 가족나들이를 하기로 했습니다.
음식점 의자에 앉았다가 손주들이 도착한다는 연락을 받고 엘리베이터 앞에서 기다렸습니다.
문이 열리고 준모가 웃으며 먼저 내리자 반가워 덥석 안아 올렸습니다.
뒤따라 나오던 지우는 할아버지가 오빠를 안아주는 모습을 보고 표정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아뿔싸~ 오늘은 지우의 생일 축하모임인데 무심결에 준모를 먼저 안았으니 큰 실수를 저질렀나봅니다.
지우에게 뒤늦게 애교(?)를 부리며 손을 내밀고 안기도록 사정했지만 고개를 획~ 돌리며 섭섭함을 표했습니다.
고모가 생일선물로 사온 반지세트를 전하자 그제야 흡족한 표정으로 미소를 지었습니다.
준모는 ‘할아버지 생신 축하드려요.’라고 쓴 생일축하 그림카드를 준비해왔습니다.
그림을 그리고 색칠을 하는데 정성을 들이느라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고 합니다.
식사가 끝나자 테이블에 케이크를 올려놓고 촛불을 켜 생일축하노래를 불렀습니다.
두 사람의 생일축하니 촛불을 켜고 불어 끌 기회가 두 번 주어졌습니다.
준모와 지우는 서로 촛불을 불어서 많이 끄려고 경쟁이 치열했습니다.
지우에게 생일축하봉투를 건네자 봉투를 받아 열어보았지만 아직 돈에 대한 특별한 관심은 없었습니다.
준모가 케이크를 같은 크기로 8등분하여 한 사람씩 나누어주었습니다.
준모와 나 그리고 고모는 앞장서 음식점을 나와 손을 잡고 올림픽공원으로 걸어갔습니다.
기온이 높지는 않았지만 뛰어놀기에는 적당한 수준이었습니다.
공원광장에는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여러 가지 종류의 놀이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공원입구의 난간을 잡고 장난을 치던 준모가 다인승 자전거를 발견하고는 타고 싶다 하였습니다.
자전거를 빌려 준모와 나 그리고 고모부가 같이 타다가 내가 아범과 교대를 하자 지우도 타려고 하였습니다.
지우를 자전거 앞 칸에 태우고 안전벨트를 매었습니다.
오늘은 고모부가 계속 페달을 밟아야 하는 힘든 사역을 맡았답니다.
준모는 조부모와 같은 차를 타고 할머니 집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안전시트가 있는 아빠 차를 타도록 권했지만 굳이 조부모와 같은 차를 타겠다고 고집했답니다.
지우는 차를 타고 집으로 오는 동안 잠이 들었습니다.
일단 안방에 눕혀 재우고 가족들이 놀다가 지우가 깨면 장난감도 사고 장보러 마트에 가기로 했습니다.
준모는 고모부에게 빙고놀이를 하자고 하여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나중에는 나도 합류하여 과일이름을 적고 게임을 하는데 준모의 글쓰기 능력이 한결 향상된 느낌입니다.
아범도 합류하자 네 명이 놀이종류를 바꾸어 ‘정글탈출게임’을 하기로 했습니다.
할애비는 처음 해보는 놀이라 어벙해하는데 준모는 숙달이 된 듯 익숙하게 리드를 하며 게임을 이끌었습니다.
지우가 잠을 깨자 ‘지우야! 장난감 사러 가자.’고 했더니 미소를 지으며 일어나 앞장을 섰습니다.
마트에 도착하여 준모와 지우는 다소 들뜬 기분으로 활짝 웃으며 장난감가게에 들어섰습니다.
지우는 일찌감치 ‘아이스크림 가게’라는 소꿉놀이 장난감을 고르고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매장을 돌아다녔습니다.
준모는 아빠와 상의를 해가며 팽이 장난감 ‘베이블레이드’ 2개와 ‘도전 골든벨’을 골랐습니다.
준모와 지우는 원하는 장난감을 사들고 나오면서 흡족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긴 줄을 선 피자 가게에서 치즈피자와 베이크 그리고 음료수를 사 간단한 요기를 했습니다.
손주들과 나는 아범 차를 타고 먼저 집으로 가고 다른 식구들은 장을 보기로 하였습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준모와 지우는 장난감 포장을 풀고 아빠의 도움으로 조립을 하였습니다.
준모는 ‘도전 골든벨’을 틀고 할애비와 문제 풀기 경쟁을 하였습니다.
준모는 어려운 문제가 나오면 감이나 느낌으로 제법 적중률이 높게 O, X를 선택했습니다.
내가 어떤 문제를 틀리자 준모가 씩~ 웃으면서 ‘할아버지는 잘 알잖아요. 그런데 왜 틀려요!’하며 핀잔을 주었습니다.
지우는 옆에 다가와 ‘할아버지 뭘 드릴까요?’하고 물으며 아이스크림 가게 놀이를 시작했습니다.
내가 종류를 잘 몰라 망설이자 ‘오렌지 아이스크림도 있고 초코와 딸기 아이스크림도 있어요.’하였습니다.
‘오렌지 아이스크림 주세요.’하자 ‘예! 알았습니다.’하고는
한 스쿱을 퍼 담아주고 금전등록기를 열어 잔돈까지 내주었습니다.
아이스크림 가게 장사하는 모습을 어디서 자세히 관찰한 듯 실감나게 소꿉놀이를 잘 하였습니다.
마트에 갔던 식구들이 도착하고 할머니가 지우가 부탁했던 ‘햄버그 젤리’ 한 통을 내놓자 기분이 매우 흡족한 모양입니다.
젤리를 먹으며 오빠와 주위 분들에게도 나누어주었습니다.
할머니와 엄마를 상대로 아이스크림 소꿉놀이를 하며 주문을 받고 담아주는 연기를 실감나게 했습니다.
장난감을 일시적인 충동으로 산 것이 아니라 상당기간 생각하고 준비한 듯 했습니다.
분위기가 흥겨워지고 주위의 권유를 받자 지우가 탁자 위에 올라가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불렀습니다.
조용히 듣고 있던 관중들은 한 곡이 끝나자 우렁찬 박수와 찬사를 쏟아내었습니다.
지우는 관중들의 열광적인 반응에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다른 노래를 이어서 부르고 춤도 추었습니다.
기타연주와 노래 그리고 춤이 어우러진 무대 위 지우의 분홍색 치마와 기타도 춤을 추었습니다.
모든 시선이 탁자 위 지우에게 쏠리는 순간 할애비는 동영상을 촬영하다가 준모를 힐끗 돌아보았습니다.
늠름하게 앉아있었지만 행여나 소외감을 느낄까봐 준모 옆으로 다가가 앉았습니다.
준모가 나를 쳐다보며 ‘할아버지 우리 포켓몬 카드 놀이해요.’하였습니다.
카드놀이를 시작하자 탁자 위에서 노래하던 지우가 우리의 모습을 흘낏 쳐다보는 것 같았습니다.
신나게 노래하고 춤추는 흥을 깰까봐 ‘우와~ 지우 잘한다.’며 추임새를 넣어 분위기를 띄웠습니다.
준모가 많이 의젓해져 주위의 관심이 지우에게 쏠릴 때에도
예전처럼 서운한 감정을 직접 드러내지는 않지만 민감할 수밖에 없는 나이지요.
신명난 지우의 노래와 춤동작이 열기를 뿜어내는 사이 봄날 밤은 서서히 깊어만 갔습니다.
오빠를 먼저 안아주었다고 토라졌던 지우의 기분도 어느새 눈 녹듯 풀렸나봅니다.
힘찬 내일의 활동을 위해서 오늘은 아쉽지만 헤어져야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준모와 지우 모두 장난감을 들고 즐거운 표정으로 인사를 하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새봄은 한 해의 화려한 꿈이 시작되는 시기입니다.
우리 손주들도 새봄부터 몸과 마음이 무럭무럭 잘 자라는 한 해를 가꾸어 갔으면 합니다.
지우야! 너의 세 번째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한단다.
기타 치며 노래하고 춤추는 재능은 정말 대단하였다.
많은 분들의 귀여움과 사랑 듬뿍 받으며 무럭무럭 자라기 바란다.
우리 공주님! 사랑해요~
(생일모임)
(올림픽공원)
(집과 마트)
(지우의 재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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