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건 꽃밭이야
(2018.5.12.)
오늘은 동창 자녀결혼식이 두 군데나 있어 집사람과 한 곳씩 나누어 다녀왔습니다.
다녀온 후에도 비가 계속 와 특별히 하는 일 없이 빈들거리고 있었습니다.
‘딩동~’하며 벨이 울리자 집사람이 ‘아범이 오는 모양이다. 어~ 지우도 같이 오네...’하였습니다.
집사람이 적이 놀란 듯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방문하는 상대에 따른 나의 행동 때문입니다.
아범과 딸 외에 누가 집을 방문하면 실내에서 입고 있던 차림을 고쳐 입기 때문이지요.
사전에 연락을 받았지만 아범만 오는 줄 알고 나에게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가
화면의 지우를 보자 아차~ 싶었던 모양입니다.
허겁지겁 옷을 갈아입고 엘리베이터 앞에 나가서니 다행히 이제야 위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문이 열리자 지우가 환하게 웃는 얼굴로 할애비에게 안겨왔습니다.
지우가 거실에 있다가 부엌으로 가서 냉장고를 유심히 쳐다보았습니다.
할머니가 콘을 주려고 했지만 감기 기운이 있다하여 쌀과자를 주자 좋아하며 맛있게 먹었습니다.
오늘도 장난감 자동차가 있는 컴퓨터 방으로 올라가 이리저리 신나게 탔습니다.
비가 내리는 창밖을 가리키며 ‘지우야! 저기 꽃 많이 피었지.’하자 지우도 창밖을 내다보았습니다.
그러고는 ‘꽃 아니야. 저건 꽃밭이야!’하였습니다.
할애비는 활짝 핀 꽃들만 보았는데 지우는 꽃이 만발한 꽃밭을 본 모양입니다.
‘근데, 꽃에는 벌이 있어! 벌은 팔랑팔랑하며 날아.’하고 할애비에게 가르쳐주었습니다.
거실에서 놀면서 지난번에 지우가 초콜릿 빵을 좋아한다고 한 이야기가 화제가 되었습니다.
‘지우야! 지난번에 좋아한다고 한 초콜릿 빵이 어떤 빵이니?’하고 물으니
‘난 뽀로로 패티 초콜릿을 좋아하는데...’하였습니다.
아범이 지우에게 충치가 생겼다는 이야기를 하자,
지우가 ‘이빨이 썩었어. 치과에 가야 해!’하고 부언설명을 했습니다.
대화를 나누고 놀면서 서서히 흥을 돋우어주자
드디어 테이블에 올라가 음악에 맞추어 신나게 춤을 추었습니다.
아빠가 ‘어떤 음악을 틀어줄까?’하고 물으니 망설이지 않고 ‘엄지 척’이라 하였습니다.
지우와 이야기하는 중에 ‘준모야! 그러다가 잘못하면 다쳐~’하고 말이 헛나가자,
‘나 준모 아니야~’하며 바로 반박이 돌아왔습니다.
오늘도 지우는 조부모와 더 놀고 싶어 집에 돌아가는 것이 아쉬운 모양입니다.
주차장까지 따라 내려가 잘 가라며 손을 흔들어주자,
웃는 얼굴로 ‘또 올게요. 우리 집에 놀러오세요. 빠이빠이~’하며 인사를 했습니다.
이번엔 닷새 만에 만났으니 조부모와 더욱 친근감이 드나봅니다.
종일 비가 내려 축~ 처지는 느낌이 들었는데
애교만점 손녀가 찾아와 분위기를 띄워주고 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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