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2018년

손주들과 함께한 제주도 여행(3)

돌샘 2018. 9. 1. 23:16

손주들과 함께한 제주도 여행(3)

셋째 날(카약 타기, 카페)

(2018.8.19.)

지난밤에 준모가 몸이 불편하여 모두들 잠을 설쳤지만 건강한 모습을 보이자 상쾌한 아침을 맞았습니다.

준모의 변함없는 다트 사랑으로 남자들 세 명은 아침부터 다트 게임을 하러 가고,

부득이 여성 세 명은 숙소 주변 산책에 나섰습니다.

준모가 다트 게임을 하며 화살을 던지는 동작에 불편함이 묻어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조금 지나자 팔이 아픈지 왼손으로 오른쪽 팔꿈치를 떠받히며 간신히 화살을 던졌습니다.

지난밤에 준모가 가슴이 답답하고 아프다며 고통을 호소했던 것은

다트 게임에 의한 과도한 화살 던지기가 그 원인임이 확실시 되었습니다.

준모를 설득하여 다트 대신 다른 오락게임(자전거 타기)을 하도록 권했습니다.

처음 보는 게임이라 아범에게 물었더니 ‘닌텐도’ 오락게임이라 하였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준모는 자전거타기 게임에도 열중하여 팔은 물론 온몸을 열정적으로 흔들어대었습니다.

준모는 공부나 운동이나 놀이 등 매사를 열심히 하고 승부욕이 강한 기질을 타고난 모양입니다.

 

숙소에서 짐을 챙겨 차에 싣고 미리 예약해 놓은 카약을 타러 바닷가를 찾았습니다.

방파제와 등대 안쪽에 수심이 얕고 물결이 잔잔한 호수같은 바다가 펼쳐져 있었습니다.

햇볕이 강하게 내려쬐었지만 옥빛과 쪽빛으로 구분된 바다는 수채화 속의 한 장면처럼 다가왔습니다.

준모는 나와 같이, 지우는 아범과 함께 카약을 타게 되었습니다.

카약 노젓기는 준모는 물론이거니와 나도 처음 해보는 셈입니다.

예전엔 마주보고 앉아 한 사람이 두 손으로 양쪽의 노를 젓는 보트가 일반적이었지요.

카약을 계류 장소에서 밀어내 노를 젓기 시작하자 앞에 탄 준모의 노와 내 노가 자꾸 부딪쳤습니다.

혼자서 노를 저으면 대충은 갈 수 있겠지만 매사를 직접 해보려는 준모에게는 통하지 않는 방법입니다.

준모는 이것저것 생각하지 않고 자기방식대로 열심히 노를 저었습니다.

잘못하면 할애비가 카약을 탈 줄 모른다고 망신을 당할 수도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경험상 구령에 맞추어 노를 저으면 부딪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준모야! 할아버지가 왼쪽~ 오른쪽~ 하면서 구령을 넣으면

박자를 맞추어서 노를 저어야 돼.’ 했더니 잘 따랐습니다.

방향을 변경할 때만 신경을 쓰면 카약이 파란 바다 위를 신나게 미끄러져 나갔습니다.

아범과 함께 탄 지우도 직접 노를 저으려고 했지만 아직은 역부족이었습니다.

관리인이 지우의 노를 회수하자 큰소리로 울음을 터뜨렸는데 얼마 후에는 조용해졌습니다.

노젓기를 단념하고 바닷물에 손을 담그고 물장난을 하며 해초도 건져 올리는 등 나름대로 카약 타기를 즐겼습니다.

 

점심은 제주도 별미인 '돔베고기'를 먹고 아름다운 바다경치로 이름난 ‘봄날 카페’를 찾았습니다.

음료수를 미리 주문하고 빈자리가 날 때까지 대기실에서 기다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차례가 되어 2층 카페로 올라가니 툭 트인 바다와 멀리 수평선까지의 전망이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바다는 맑고 투명한 에메랄드빛 부위와 짙은 코발트색 부위

그리고 멀리 검푸른 색 등 다양한 푸른색의 조합을 나타내었습니다.

해안절벽과 파도가 부서지는 하얀 포말, 스노클링 하는 사람들,

보트들이 떠있는 바다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어느 남국의 바닷가에 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느덧 마음 한 켠엔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아쉬움이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땡볕아래 한여름의 열기가 느껴졌지만 야외 전망대로 나가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해안을 따라 천천히 드라이브를 하며 바다경치도 보고 조용조용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여행이란 일상을 벗어나 자유롭게 생각하고 생활하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데 묘미가 있겠지요.

 

저녁 무렵이 되어야 김포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니 함께 식사를 하고 헤어지기로 하였습니다.

공항부근에 마땅한 식당을 알지 못하니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사 집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준모와 지우는 여행으로 쌓인 피로가 몰려와 차안에서 벌써 깊은 잠에 빠졌습니다.

할머니와 엄마가 별미인 ‘문어치킨’을 사왔지만 단잠의 달콤함을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준모와 지우의 몫은 챙겨 보냈는데 준모는 잠에서 깨자마자 ‘치킨 먹을 때 왜 깨우지 않았느냐?’고 했답니다.

손주들과 며칠간 쉴 새 없이 웃으며 떠들썩하게 지내다 우리 부부만 남으니 적막강산 같았습니다.

간간이 준모와 지우의 말소리와 웃음소리가 아득히 들려오는 듯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제주도 여행 자체도 좋았지만 가족이 함께하며

손주들의 재롱과 귀여운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점이 더없이 좋았습니다.

 

(오락, 산책)

 

 

 

 

 

 

 

 

 

 

 

 

 

 

 

 

 

 

 

 

 

 

 

 

 

(카약 타기)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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