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바이잔 바쿠, 고부스탄, 세키 관광 (두바이 경유 코카사스 3국 여행 셋째 날)
(2024.10.10.)
한국말을 잘하는 현지 여성 가이드의 안내를 받으며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 관광에 나섰다. 첫 방문지는 ‘카스피 해’에 접한 ‘불바르 공원’이었는데, 빈 공터에 커다란 체스 판이 차려진 모습이 이색적이었다. 멀리 시가지 언덕 쪽에는 바쿠를 상징하는 불꽃 모양의 푸른색 빌딩이 햇빛에 반짝였다. 바다와 맞닿은 곳에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를 닮은 큰 건물이 있어 용도가 궁금했는데, 그냥 백화점 건물이라 했다. 옛 성곽을 따라 걸으며 바쿠 ‘올드 시티’의 면모를 구경했다. 어느 건물에 이르자 벽에는 호랑이 얼굴, 맞은편 나무 둥치에는 여인의 얼굴이 그려져 있었다. 그림 기법이 독특해 보였는데, 이곳의 이름난 예술가 갤러리라 했다. ‘쉬르반샤’ 궁전 옆 좁은 골목길을 걸으며 다양한 그림과 조형물 그리고 예쁘게 꾸며진 가게들을 구경했다. 큰길과 만나는 지역에 독특한 요새 건축양식의 ‘메이든 타워’가 나타났고, 부근엔 옛 건물과 무덤 유적들이 있었다.
‘고부스탄’ 암각화 박물관으로 가는 길가엔 지하의 석유를 채취하는 채굴기가 여럿 설치돼 산유국의 면모를 드러내고 있었다. 박물관 문이 열리기를 기다려 실내에서 암각화 전반에 대한 개략적인 설명을 듣고, 야외 이곳저곳의 바위에 새겨진 암각화를 찾아 나섰다. 암각화의 특성상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나서야 그림의 형상이나 의미를 겨우 이해할 수 있었다. 여러 암각화 중에는 후대의 인류가 선대의 그림에 겹쳐 새긴 암각화도 보였는데, 그 이유가 궁금했다. 관람을 마치고 나오는 길 옆쪽 벼랑에 ‘치타’를 닮은 바위가 돌출돼 있었다. 방문객들은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암각화보다 동물 모양의 바위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세키 올드 시티 여름 궁전’을 방문했다. 궁전 안으로 들어서니 햇빛이 비치는 1층과 2층 전면 창문에 장식된 스테인 그라스의 빛깔이 무척 아름다웠다. 근래에 복원된 그라스보다 수백 년 전에 설치된 옛 그라스의 색이 더 은은하고 좋았다. 궁전 내 사진촬영이 금지돼 눈으로만 조용히 감상했다. 궁전 밖으로 나오니 뜰 양쪽에 노거수 2그루가 섰는데, 나무의 둘레와 높이가 놀라울 정도로 컸다. 낙타를 몰고 실크로드를 오가던 대상들이 묵던 숙소이자 상거래 장소였던 ‘카라반 사라이’를 방문했다. 시설의 규모가 상당히 크고 아늑한 느낌이 들었는데, 현재도 2층은 관광객들의 숙박 시설로 이용된다고 했다. 자유시간에는 길가에 늘어선 민속품 가게와 인근 모스크를 둘러보았다. 저녁에는 다양한 음악을 연주하는 민속풍의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며 코카사스 지역 첫날 관광을 마쳤다.
(바쿠 불바르 공원)
(바쿠 올드 시티)
(고부스탄 암각화)
(세키 올드 시티 여름 궁전)
(카라반 사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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