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2~3세

내가 좋아하는 수업 들을래요

돌샘 2014. 6. 27. 21:32

내가 좋아하는 수업 들을래요

(2014.6.24)

아침에 고속버스터미널로 가는 지하철을 타러 걸어가면서 준모에게 전화를 하였더니

기분이 좋은지 ‘하부(할아버지)’라 부르고는 큰소리로 많은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준모야! 오늘 요미요미 가니?’하고 물으니 ‘한기(할머니) 차’라고 대답하였습니다.

할머니 차를 타고 같이 갈 예정이라는 말이지요.

세 살(28개월) 손자와 통화를 하고나니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졌답니다.

일행들과 점심을 같이하고 일어서려는 무렵 ‘카카오톡’ 신호음이 연달아 요란하게 울려대었습니다.

내용을 보지 않고도 요미요미에서 찍은 준모 사진이 전송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지요.

짬을 내어 사진을 훑어보니 준모가 2개의 교실에서 수업을 받는 장면이 들어있었습니다.

문자에는 ‘오늘은 요리수업 반에 들었는데 준모가 옛날 미술반으로 들어가네요.

정적인 수업보다 동적인 수업이 맞는 가 봅니다.’는 내용이 있기에

‘준모가 하고 싶어하는 수업을 받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답신을 보냈답니다.


퇴근을 하여 준모 할머니로부터 오늘 있었던 이야기를 자세히 들었습니다.

오늘은 수업을 같이 듣는 아이들의 월령을 고려하여 준모를 요리수업 반에 들어가도록 하였더니

처음에는 가만히 앉아있었으나 조금 지나자 지루해하고 이윽고는 교실을 나오더니

전에 수업을 받았던 선생님의 교실을 스스로 찾아 들어가서 신나게 수업을 받았다고 합니다.

할애비가 생각할 때도 준모의 활동적인 기질을 감안하면 앉아서 꼼지락거리며 작업을 하는 요리 반은

적성에 맞지 않을 것 같고 활동적이며 자유 분망하게 수업을 하는 미술반이 제격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준모가 자기를 귀여워해주는 선생님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그 또한 아이, 어른 구분할 것 없이 본능적이지 않을까 생각되었습니다.

세 살배기 아이들에게 교육이라 해서 대단하게 생각할 것까지야 없고

비슷한 또래 아이들끼리 장난치면서 어울려 놀다가 상대를 배려하는 것을 배우고,

선생님 말씀을 잘 듣고 그 말뜻을 이해하여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준모야! 오늘 네가 좋아하는 선생님을 스스로 찾아가서 좋아하는 수업을 즐겁고 신나게 들었나요?

그래, 할애비도 준모가 어른들의 말과 지시에 순종만하는 착한 어린이가 되기보다는

본인의 뜻을 떳떳하게 밝히고 행동으로 옮기기도 하고

때로는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인성이 좋은 어린이로 자라기를 바란단다.

우리 도련님. 오늘 정말 잘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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