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와 짧은 만남
(2014.9.23)
동창회에 가면서 차를 준모네 아파트에 세워두고 집사람이 집에 갈 때 이용하도록 하였습니다.
도착하여 주차장소를 알려주려고 전화를 했더니 준모가 낮잠을 자고 일어나 외출할 예정이라고 알려주었습니다.
동창회야 늦어도 문제없는 모임이니 당연히 기다렸다가 준모를 보고 가야겠지요.
조금 지나자 할머니와 준모 모습이 보여 출입문 계단에 다가서며
‘준모야!’하고 부르니 할애비를 발견하고는 환하게 웃으며 안겨왔습니다.
준모를 유모차에 태우고 길을 가다가 할머니는 저녁밥 짓는 스위치를 누르고 오겠다며
‘천천히 가고 있어요. 곧 올게요.’하고는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단둘이 호젓하게 길을 가고 있는데 준모가 ‘천천히 가! 천천히 가!’하면서
할머니가 남기고 간 말을 할애비에게 환기시켜주었습니다.
조손이 잠원동 지하철역 부근에 이르러 길가 벤치에 앉아 기다리기로 의견일치를 보았습니다.
준모가 벤치에 앉아 왔던 길을 되돌아보며 ‘한기(할머니) 왜 안 오지?’하며 기다리는 마음을 표현하기도 하고
‘코가 막힌다.’면서 감기가 걸려 불편한 상태를 할애비에게 알려주었습니다.
준모가 ‘하부(할아버지) 집에 같이 가. 하부 집에 같이 가!’하고 반복해서 말했습니다.
‘할아버지는 오늘 친구들 만나기로 약속이 되어 있으니 다음에 만나
오랫동안 재미있게 놀자~’하고 얘기했더니 아무 대답이 없었습니다.
‘준모야! 아빠 엄마에게 하부 집에 놀러가자고 해서 놀러와.
하부와 재미나게 놀게~’했더니 그제서야 ‘예’하고 대답했습니다.
할머니가 다시 합류하여 세 사람이 길을 가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이제는 준모가 상대방의 말을 잘 이해하고 표현도 곧잘 합니다.
할머니와 둘이 있을 때는 준모가 특유의 싱긋이 웃는 표정을 지으며
할머니를 놀리는 이야기도 서슴없이 한다고 합니다.
어느덧 버스정류장 부근에 이르러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준모야! 잘 가.’하면서 손을 흔들어 주니 준모도 손을 흔들어주었는데 다소 힘이 빠진 듯했습니다.
할애비와 만나 재미있게 놀지도 못한 채 곧 헤어지게 되니 서운한 모양입니다.
준모야! 감기 빨리 나아 건강해야 한다.
다음에 할아버지 집에 놀러오면 그 때는 만사를 제쳐두고 실컷 같이 놀도록 하마.
안녕... 우리 도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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