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3~4세

고모야 선물 고마워요

돌샘 2015. 3. 31. 16:50

고모야 선물 고마워요

(2015.3.28)

오늘은 주말이지만 아범의 회사행사가 있어 출근 전에

준모를 할머니 댁에 데려주기로 하여 이른 아침부터 손자 맞을 준비를 하였습니다.

준모가 도착하자 고모가 준비해두었던 어린이용 학습교재 두 박스를 가지고 나와 함께 포장을 풀었습니다.

큰 박스라 준모의 기대가 컸는데 로봇이나 좋아하는 장난감이 아니자 순간적으로 실망하는 표정이 살짝 스쳐지나갔습니다.

학습용 교재인 블록을 꺼내 숫자와 시계놀이를 하고는 아침식사를 했습니다.

아빠가 출근할 때는 ‘아빠! 어디가?’하고 물어 ‘아빠 회사에 간다.’고 하니 ‘회사는 어제 갔잖아~’하였습니다.

아빠하고 떨어지지 않으려 할까봐 약간 긴장하며 ‘하부하고 재미있게 놀고 있으면 아빠 회사에 다녀 올꺼야.’했더니

아빠와 하이파이브를 하며 잘 다녀오도록 하였습니다.

준모가 2층에 올라가 화장실에 물이 담긴 페트병을 가리키며 ‘하부 이거 뭐야?’하고 물어왔습니다.

‘화분에 심은 꽃에 물주는 거야.’했더니 ‘하부 내가 물 줄게.’하고는 들고 나와 화분에 조심스럽게 물을 주었습니다.

한두 병 주고는 재미없어 그만 둘 줄 알았는데 20개 쯤 되는 병을 차례로 모두 들고 나와 하나씩 꽃에 물을 주었습니다.

처음 해보는 일이라 재미가 나는 모양입니다. 바닥에 물이 떨어지면 할애비가 따라 다니면서 걸레로 닦으니

나중에는 일부러 바닥에 물을 흘리고 깔깔대고 웃으며 신나했습니다.

하늘정원에 나가서는 지난번과 같이 모종심기를 하고는 바닥에 떨어진 흙을 쓸어 담았습니다.

 

거실 소파에 앉아 가져온 빵을 꺼내어 먹기에 ‘하부는 안주고 준모 혼자 먹니?’했더니 얼른 할애비에게도 하나 꺼내주었습니다.

거실 테이블에 올려져있는 화분에 빨간 꽃(만데빌라)이 핀 모양을 신기하게 쳐다보며 ‘하부 이거 뭐야?’하고 묻기에

‘예쁜 꽃인데 준모하고 지난번에 심은 모종에도 물을 주면 나중에 꽃이 필거야.’했더니

준모는 지난번에 함께 심은 모종이 많이 커서 벌써 꽃이 핀 것으로 이해를 했나 봅니다.

‘하부 꽃에 물주면 많이 커?’ ‘그래, 화분에 물 잘 주면 꽃이 피고, 준모도 골고루 먹고 잘 놀면

무럭무럭 키가 클꺼야.’했더니 ‘하부도 많이 먹으면 키가 커?’하고 물었습니다.

‘하부는 나이가 많아서 이제 키는 더 커지 않아.’했더니 준모가 아쉬운 듯 할애비를 쳐다보며 잠시 침묵이 흘렀습니다.

준모가 안마기에 앉아 장난을 치고는 조손이 본격적인 블록놀이에 착수했습니다.

블록으로 숫자놀이와 시계놀이를 하기보다는 블록으로 탑과 피라미드를 높게 쌓아 올린 후 무너뜨리고

길게 일렬로 연결하여 기차놀이도 하고 넓게 펼쳐 침대놀이도 하였습니다.

할머니도 곁에서 훈수를 하였지만 준모 나이에 무엇을 억지로 가르치기보다는

본인이 가지고 놀고 싶은 대로 두고 옆에서 거들어주면 나름대로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하는 것 같습니다.

처음 포장을 풀었을 때는 다소 실망하는 느낌이 있었지만 장시간 블록을 쌓고 무너뜨리고

던지고 발로 차고 공으로 맞추고 정말 좋아하며 실컷 장난치며 놀았습니다.

그리고 비닐 공을 가지고 놀 때 준모가 오늘은 새롭고 재미있는 방법을 또 고안해내었답니다.

전에는 공을 발로써 차거나 던진 공을 손으로 받거나 2층에 올라가서 아래로 공을 던지는 놀이를 하였는데

오늘은 준모가 시키는 대로 할애비가 들고 있던 공을 준모 쪽으로 던져주면 준모가 가지고 있던 공을 던져

공중에서 공을 맞추는 놀이였는데 나이에 비하여 운동신경이 발달하여 제법 잘 맞추었습니다.

 

아범이 퇴근하여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는 집으로 돌아가려고 하였지만

준모가 ‘하부하고 더 놀꺼야. 여기서 잘꺼야.’하고 ‘하부! 같이 놀아~’하는 바람에

블록놀이와 공을 공중에서 맞추는 놀이를 더 하였습니다.

아범은 부득이 안방에 들어가 조손간의 놀이가 끝나도록 기다려야했습니다.

한참을 더 놀고는 ‘준모야! 아빠 집에 가야하니까 다음에 또 놀자.’했더니 ‘하부 내일 또 올께.’하였습니다.

헝겊으로 만든 블록 싸개에 조손이 협력하여 블록을 하나하나 챙겨 넣고 준모가 지퍼를 올려 가져갈 준비를 완료하였습니다.

할머니가 만들어 주신 미역국과 전 종류를 챙겨 넣고는 할머니께 ‘내일 또 올게~’하며 인사를 하였습니다.

할머니가 ‘준모야! 내일 어떻게 오는데?’하고 물으니 ‘아빠가 부릉 부릉 하면서 온다.’고 하였습니다.

오늘은 조손이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여러 가지 놀이를 즐겁게 하면서 신나게 잘 놀았습니다.

준모가 집으로 돌아간 후에 할머니도 ‘준모가 오늘 정말 잘 놀았다.’고 감탄하였습니다.

오늘은 고모가 사준 교재용 블록을 본래 의도와는 다른 방법으로 가지고 놀았지만 정말 유용한 장난감이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어린이용 장난감은 특정 방법으로만 가지고 놀 수 있는 완제품보다는

어린이들이 본인의 생각과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이 상상력을 키우고 창의력을 발휘하는데 좋은 것 같습니다.

 

준모야! 오늘 재미있고 신나게 잘 놀았니? 할애비도 재미있고 흐뭇한 마음으로 잘 놀았단다.

너의 언어 구사능력이 볼 때마다 눈부시게 발전하여 깜짝 놀라곤 한단다.

대화로 서로의 뜻을 전달할 수 있게 되니 네 뜻도 잘 이해할 수 있고

때로는 잘 설명하여 납득을 시킬 수가 있으니 정말 좋구나.

우리 도련님! 좋은 성품 잘 간직하며 건강하게 자라세요. 안녕~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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