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윷놀이 했어요
(2017.1.28.)
명절은 귀성하여 본가에서 쇠는 것이 관례였는데 이번 설은 건강상 문제로 부득이 집에서 쇠게 되었습니다.
설빔을 차려입은 준모와 지우가 도착하자 온 집안엔 웃음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정유년 설날에 세배를 받고 덕담과 세뱃돈을 건네는 흐뭇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조부모가 먼저 세배를 받고 아범과 어멈이 준모의 세배를 받도록 하였습니다.
준모는 방석 위에 서서 차분하고 안정된 자세로 의젓하게 세배를 잘 하였습니다.
세뱃돈을 건네면 ‘감사합니다.’며 인사를 하고 두 손으로 봉투를 받았습니다.
봉투 속에 지폐가 몇 장 들어있는지 궁금한 듯 직접 확인을 하였습니다.
평소 물건 개수를 헤아리는 학습 성과가 실생활에 잘 활용되었습니다.
금액과 가치는 정확하게 모르지만 종류가 다른 각각의 지폐로 무엇을 살 수 있는지 엄마에게 물어보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뜻밖에 지우가 방석 위에 엎드려 절하는 자세를 취하여 모두들 어리둥절하였답니다.
월령을 감안해 세배시킬 생각조차 하지 않았는데 오빠가 세배를 하고
덕담을 들으며 귀여움을 받는 모습을 지켜보고는 자기도 세배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나봅니다.
절하는 모습이 귀여워 모두들 다시 한 번 해보라고 권했지만 그때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습니다.
지우도 내년쯤이면 세배를 잘 하고 공손하게 세뱃돈을 받을 수 있겠지요.
준모가 ‘하부! 바둑알 어디 있어?’하고 물었습니다.
‘알까기’ 놀이를 하고 싶은 모양입니다.
할머니가 깨끗하게 손질해 둔 바둑판을 거실에 펼쳐놓고 조손이 마주 앉았습니다.
바둑알로 진영을 펼치고 차례로 상대를 공격하며 통쾌한 웃음소리와 아쉬운 탄성이 번갈아 터져 나왔습니다.
할애비와 맞서 일진일퇴를 벌이며 놀이하는 듬직한 손자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니
온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행복이 끊임없이 샘솟는 화수분을 앞에 둔 셈이지요.
알까기 놀이 도중에 ‘준모야! 윷놀이 해봤니?’하고 물었습니다.
‘손으로 잡고 이렇게 던지는 거?’하며 되물었습니다.
‘노리안’ 체육시간에 윷놀이를 해보았다고 하였습니다.
할머니가 미리 찾아놓은 윷과 말판을 이용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윷판을 벌렸습니다.
준모가 윷놀이에도 깊은 관심을 보여 여러 판을 계속하였습니다.
지우는 오빠 옆에 앉아 알까기 놀이를 할 때는 통에 든 바둑알을 모두 바닥에 쏟고
윷놀이를 할 때는 자기도 윷을 잡고 던지려 하였습니다.
오빠가 하는 놀이를 자기도 해보고 싶은 모양입니다.
그러다가 바둑알을 입에 넣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하였지요.
모두들 앞으로도 눈여겨 보아야 할 내용인 것 같습니다.
지우도 주위의 관심과 사랑을 듬뿍 받고 싶은 모양입니다.
윷놀이를 중간에 고모에게 인계하고 지우와 놀다가 다시 윷판에 끼어들기를 반복했습니다.
준모는 알까기 놀이와 윷놀이를 계속하여도 지치지 않는 모양입니다.
준모의 끈기와 집념이 보통 수준을 넘는 것 같습니다.
준모가 모처럼 숨바꼭질 놀이를 제안하여 고모와 지우도 동참을 했습니다.
술래는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맡고 지우는 술래와 같이 신나게 뛰어다니며 찾기에 나섰습니다.
지우가 숨은 사람을 발견하면 얼굴 가득 미소를 띠고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큰소리로 ‘찾았다! 찾았다~’를 연발하였습니다.
조손이 여러 가지 놀이를 하는 사이에 시간이 꽤 흘렀습니다.
‘준모야! 저녁에 외갓집에 가서 재미있게 놀려면 지금 집에 가서 조금 쉬어야한다.’고 했더니
‘아니야! 알까기 놀이 더할래.’하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설득을 하였지만 더 놀고 싶은 마음이 쉽게 바뀌지 않는 모양입니다.
외갓집에서 ‘알까기’ 놀이를 할 수 있도록 바둑알을 챙겨주는 조건으로 타협이 이루어졌습니다.
준모가 요즘 알까기 놀이 재미에 흠뻑 빠졌나 봅니다.
복덩이 손주들 인사와 세배를 받고 알까지 놀이와 윷놀이를 즐기면서
3대가 함께 어우러져 설날을 즐겁게 보냈답니다.
준모야! 지우야! 정유년 새해가 밝았구나.
아침 해처럼 싱그럽고 해맑게 자라는 너희들을 지켜보면 힘이 절로 솟는구나.
올해도 가정엔 행복을 가져오고 주위 사람들에겐 기쁨을 나누어 주는 어린이로 건강하게 잘 자라거라.
이 세상은 너희들 것이란다.
우리 도련님! 우리 공주님!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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