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2017년

오늘은 팽이 놀이만 했어요

돌샘 2017. 1. 15. 12:38

오늘은 팽이 놀이만 했어요

(2017.1.8.)

오늘은 이사한 준모네 집을 처음 방문했습니다.

아파트의 실내배치나 전망이 어떤지도 궁금했지만

새해에 손주들이 잘 지내고 있는지 보고 싶었지요.

현관을 들어서자 깔깔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려와 쳐다보니

준모와 지우는 거실에 설치된 놀이용 울타리 안에서 웃고 뒹구는 행동으로 환영을 했습니다.

차려놓은 다과상 가운데 케이크를 올려놓고 촛불 끄는 놀이(?)부터 시작했습니다.

준모가 어릴 때부터 촛불을 붙여 끄는 놀이를 좋아해서

생일 등 특별한 날이 아니라도 케이크를 자주 사게 되었습니다.

아파트의 내부구조를 살펴보고는 거실과 준모방 그리고 공부방 창문 너머로 보이는 전망을 구경했습니다.

거실과 식탁, 방들이 편리하게 배치되어 있고 고층이다 보니

준모방과 공부방에서는 신사동 방향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와 좋았습니다.

어느새 준모는 고모를 붙잡아 팽이놀이에 빠져들었고 지우는 할애비와 함께 동영상을 보았습니다.

스마트 폰을 상의 안주머니에 넣자 ‘하부! 이거 줘~ 이거 줘~’하며

고사리 같은 손을 주머니에 넣어 스마트 폰을 끄집어내고 보고 싶은 동영상을 찾아보았습니다.

할애비가 동영상을 찾아주려고 해도 자기가 직접 찾겠다며 빼앗았습니다.

동영상 보기가 지루해지자 책장에서 그림책을 가져와 ‘하부! 읽어 줘! 읽어 줘~’하며 애교를 부렸습니다.

 

준모가 조부모와 아빠 엄마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식탁으로 와 심판할 사람을 뽑아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웬 심판인가 했는데 고모와 하고 있는 팽이놀이에 필요한 모양입니다.

내가 가겠다고 했지만 ‘가위, 바위, 보’를 해서 이긴 사람을 뽑도록 요구했습니다.

모두들 눈치를 주고받아 바위를 내고 내가 보를 내어 이기니 무언가 석연찮은지 다시 하라고 하였습니다.

다시 해도 똑같은 결과가 나오자 왜 같은 것을 반복해서 내느냐고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이제 준모에게 적당히 넘어가거나 편법을 쓰는 일은 통하지 않나 봅니다.

우여곡절 끝에 심판으로 선발되어 팽이놀이 하는 곳으로 따라가니 준모가 역할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준모와 고모가 팽이를 돌리기 전에 심판이 팽이놀이판의 스위치를 켜고 ‘배틀 하나!’하며 외치라고 했습니다.

다음은 ‘배틀 둘!, 배틀 셋!’을 외치고 어느 편이 이겼는지 판정하는 일도 부탁했습니다.

오늘은 준모가 완전히 팽이놀이에 몰입이 되었나 봅니다.

고모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나와 아빠를 번갈아 상대하여 팽이놀이를 계속했습니다.

‘팽이놀이’라 하지만 놀이기구도 예전과 다르고 놀이방법도 완전히 달랐습니다.

준모가 무척 좋아해서 인터넷으로 찾아보았더니

요즘 또래아이들이 ‘터닝 메카드’ 못지않게 ‘베이 블레이드(팽이놀이)’를 즐긴다고 합니다.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 방영되고 있어 아이들에게 더욱 인기를 끄는 모양입니다.

 

오늘은 지우가 ‘하부! 하부!’하고 부르며 할애비와 잘 놀았습니다.

그림책을 보다가 오빠 방에 갈 때 따라 들어가니

침대 밑 서랍장 손잡이 장식물을 하나하나 벗겨내었습니다.

만류를 했지만 웃으며 계속해서 재빠르게 벗기는 것을 보니 나에게 자랑을 하고 싶은 모양입니다.

거실로 나와 나에게 잠깐 안겼다가 아빠에게 안기더니 곧 잠이 들었나 봅니다.

우리가 집에 돌아가겠다고 하자 준모는 아쉬워 더 놀다가 가도록 권했습니다.

‘준모야! 다음에 만나 같이 놀면 되잖아’했더니

‘오늘은 팽이놀이만 했다.’며 서운해하며 다음에 만날 것을 기약했습니다.

주차장으로 내려가며 나눈 대화중에 ‘준모야! 그러다가 아파트 문 안 열어 주면 어쩌려고 그래?’하고 농담을 했더니

‘문 안 열어 주면 할아버지 집에 가면 되지!’하고 대수롭지 않은 듯 대답했습니다.

신뢰가 함축된 어린 손자의 말 한마디에 조부모의 마음은 한껏 흐뭇해졌답니다.

 

준모야! 지우야! 오늘은 너희들 집 내부배치와 어디서 무엇을 하며 노는지 잘 보았단다.

새해 새집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건강하고 행복한 나날을 맞이하기 바란다.

너희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뿌듯하고 즐거워지는구나.

우리 도련님! 공주님! 추위를 물리치며 건강하세요.

안녕~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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