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들의 계곡 물놀이
(2018.6.23.)
손주들과 모처럼 야외놀이를 하고 저녁식사는 여름 건강식을 먹기로 하였습니다.
할머니는 하루 전부터 준모의 축구공과 지우에게 줄 과자 등 가져갈 물건들을 챙겨놓았습니다.
오전에는 새아기와 다시 연락을 하여 오늘의 세부일정을 조정했습니다.
경기도 민물고기 생태학습장에서 만나 민물고기 구경을 하고
용문사 계곡에서 놀다가 저녁이 되면 ‘촌장골’에서 황토구이 오리찜을 먹기로 하였습니다.
준모와 지우가 생태학습장에 먼저 도착하여 구경을 시작했습니다.
아범이 실내 물고기수조 앞에서 지우를 목말태우고 사진을 찍을 때,
할머니가 준모를 발견하고는 ‘준모야! 와~ 우리 준모 멋있구나.’하며 안아주었습니다.
할애비도 준모가 안경 쓴 모습을 처음 보며 ‘와~ 우리 준모.
안경을 쓰니 더 멋있구나.’하며 어깨를 두드려주었습니다.
준모도 미소를 지으며 조부모를 반갑게 맞이하였습니다.
할머니가 아범에게 안긴 지우에게 관심을 돌리며 ‘지우야! 할머니한테 와~’하며
손을 내밀었지만 지우는 고개를 반대쪽으로 획~ 돌려버렸습니다.
오빠부터 먼저 안아주고 살갑게 대했다고 토라진 모양입니다.
나도 양손을 벌리며 ‘지우야! 할아버지한테 와~’하였지만 외면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준모는 조부모에게 자기가 먼저 관람한 2층 전시관을 구경시켜 주겠다고 나섰습니다.
2층 수족관을 관람하고 야외 대형 수족관의 물고기를 구경할 때까지도 지우의 서운함을 풀리지 않았습니다.
‘지우야! 지우가 좋아하는 과자 많이 사왔어. 할머니가 지금 차에 있는 과자 가지러 갔어.’하며
공을 들이자 겨우 마음이 풀려 ‘할머니가 과자 가지러 갔어?’하며 나에게 안겨왔습니다.
과자를 건네주자 할머니에게도 순순히 안겼습니다.
서운했던 마음이 풀리고 서먹함이 사라지자
야외수족관 여기저기를 휘젓고 뛰어다녀 아범이 돌보느라 정신없이 바빴습니다.
준모는 조부모 차를 타고 용문사로 이동했습니다.
주차장에 내려 상가를 지나 매표소로 이동하는데 지우가 언제 봤는지
할머니에게 풍선과 바람개비가 달린 장난감을 사달라고 하였습니다.
원하는 장난감을 사주니 기분이 좋아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며 바람개비를 돌렸습니다.
용문사 관광지를 들어서자 공원에 설치된 호랑이와 각종 조형물에 호기심을 보이며 만지고 사진도 찍었습니다.
용문사 계곡 쪽으로 향하는데 해가 뉘엿뉘엿해지며 더위도 한풀 꺾인 듯했습니다.
일주문 앞쪽에 위치한 공원 계곡부에 아이들이 떠들며 물놀이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늘이 지고 계곡물도 맑으며 수심이 깊지 않아 준모와 지우가 놀기에 좋을 것 같았습니다.
계곡 가장자리에 돗자리를 깔고 아이들은 물놀이 옷으로 갈아입히고 비치볼에는 바람을 넣었습니다.
준모는 비치볼을 들고 할머니와 물이 조금 깊은 곳으로 가서 놀이를 시작하고,
지우는 얕은 곳에서 놀며 아범의 보살핌을 받았습니다.
새아기와 나는 스마트 폰을 들고 준모와 지우의 물놀이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준모는 주변 아이들과 어울려가며 할머니와 비치볼을 던지고 손으로 치면서 재미있게 놀았습니다.
지우는 먼저 와서 놀던 아이로부터 송사리 2마리가 든 플라스틱 컵을 받아 고기도 관찰하고,
아빠에게 물을 뿌리는 장난도 치며 신나게 놀았습니다.
준모와 지우는 더 놀려고 하였지만 해질녘이라 자칫 감기에 걸릴까봐
만류를 하여 옷을 입히고 용문사로 올라가는 숲길을 산책하였습니다.
산책을 마치고 저녁을 먹으러 가려고 하는데 준모가 공놀이를 하자고 하였습니다.
캠핑장 입구 잔디밭에서 공차기와 캐치볼을 번갈아하며 꽤 오랫동안 놀았습니다.
식당으로 갈 때 준모와 지우 모두 조부모와 같이 차를 타겠다며 정감을 나타내었습니다.
지우는 차를 타고 가는 도중에 ‘내가 왜 이 차를 탔지?’하며 능청맞고 깜찍한 애교를 부리기도 했습니다.
식당에서 앉을 자리를 정할 때는 준모와 지우 모두 조부모 곁에 앉겠다고 하여 흐뭇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준모는 기름기를 뺀 오리찜이 식성에 맞는지 망설이지 않고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지우는 오리고기와 찜에 든 잡곡밥은 먹지 않고 김만 먹으려하였습니다.
준모는 어릴 때부터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 먹지만 지우는 입이 조금 짧은 것 같습니다.
지우가 밥을 달라고 해, 잡곡밥대신 흰밥을 김에 싸주었더니 그제야 잘 먹기 시작했습니다.
준모는 오리찜을 다음에도 먹고 싶은지 식사가 끝나갈 무렵 남은 음식을 어떻게 할 것인가 물어보았답니다.
식사가 끝난 후에 준모는 공놀이를 더 하고 싶어 했지만 날도 어둡고 마땅한 장소가 없었습니다.
새아기가 집으로 가는 길에 두물머리에 들려보면 좋겠다하여,
아이들이 차를 타고 잠이 들면 그냥 집으로 가고 깨어있으면 들리자고 하였습니다.
손주들이 두물머리로 가는 도중에 차에서 잠들기는커녕 눈이 초롱초롱하였습니다.
차에서 내리자 지우는 ‘할아버지! 안아주세요.’하며 나에게 안겨 재잘거리며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았습니다.
준모는 계속 공놀이를 하고 싶어 했지만 어두워서 할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어둠이 내린 강가를 천천히 산책하고 돌아 나올 때에는
준모도 다리가 아픈지 아범에게 업혔고 지우는 할머니에게 업혔습니다.
지우는 할머니 등에 업혀 ‘뛰어! 멈춰!’를 반복하며 지시를 내렸습니다.
할머니가 지시대로 뛰거나 멈추면 깔깔대고 웃으며 야단이 났습니다.
할머니가 밤길 비포장도로에서 손녀를 업고 뛰다가 넘어질까 걱정이 되었지만 손녀의 지시에 잘 따랐습니다.
손주들과 모처럼 산책을 하며 웃고 장난도 치니 할머니도 기분이 좋은가 봅니다.
밤이 깊어지자 세미원으로 들어가는 배다리와 양수대교의 조명이 예쁘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조손이 야외에서 즐겁게 긴 시간을 함께 보내니 밤이 깊어가듯 조손의 정도 깊어갔습니다.
다음에 또 만나기를 기약하고 손을 서로 흔들며 헤어졌습니다.
준모와 지우는 집으로 가는 차안에서 곤히 잠이 들었다고 합니다.
준모야! 지우야! 야외에서 물놀이, 공놀이하며 재미있게 잘 놀았니?
준모는 안경을 써도 여전히 멋있고 총명해 보인단다.
지우는 토라진 모습도 귀엽기만 했단다.
평소에 아빠 엄마 말 잘 들고 각자 할 일을 부지런히 하면 신나게 놀 기회가 생긴단다.
우리 도련님! 우리 공주님! 다음에 또 만나 재미있게 놀아요. 안녕~
'남매 > 2018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원한 물싸움 (0) | 2018.07.20 |
---|---|
하늘정원 물놀이 (0) | 2018.07.06 |
웃음보가 터진 날 (0) | 2018.06.22 |
남매, 때로는 친구처럼 (0) | 2018.06.16 |
독일, 오스트리아 여행 (0) | 2018.06.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