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번개 만남
(2018.7.21)
준모와 지우는 아직 어려 아빠와 엄마의 도움 없이는 조부모 집에 놀러올 수가 없습니다.
사전에 연락을 하여 가족이 만날 날짜와 시간 등 주요 사항을 미리 정한 후에 만나게 되지요.
평소와 같이 느긋하게 주말 저녁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범이 전화를 하여 사돈댁에서 보내주시는 채소도 전할 겸 들리겠다고 했습니다.
준모와 지우도 함께 온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조용하던 집안 분위기에 활기가 돌았습니다.
거실을 정리하고 나가 맞으니 엘리베이터에서 환한 얼굴로 뛰어나왔습니다.
인사는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앞을 다투어 2층으로 올라가 하늘정원으로 나갔습니다.
전등을 켜주자 준모가 수도꼭지를 틀고 의기양양한 자세로 분사기를 잡았습니다.
아범이 ‘여벌 옷 안 가져왔다.’며 주의를 줄 때는 이미 지우를 향한 물세례가 한번 지나갔습니다.
‘다음에 여벌의 옷을 가져와서 물놀이 하자.’고 타이르며 서둘러 수도꼭지를 잠갔습니다.
평소 물놀이를 좋아하던 성향을 고려하면 제안을 순순히 따르는 것이 의외로 느껴졌습니다.
할머니가 냉장고에서 아이스 콘을 내주자 하나씩 받아들고는 소파에 앉아 맛있게 먹느라 조용해졌습니다.
준모와 지우가 서로 자기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을 보겠다며 틀어달라고 하였습니다.
‘지우야! 오빠가 보고 싶은 것부터 한 편 보고 네가 보고 싶은 것 틀어줄게.’ 했더니 순순히 따랐습니다.
남매간에 서로 생각하고 주장하는 것이 다를 때 양보하고 기다릴 줄도 알게 되었습니다.
준모는 놀이터 나가 놀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밤이라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습니다.
주차장으로 내려가며 지우를 안았더니 준모가 그 모습을 보고는 할머니에게 자기도 안아 달라고 했습니다.
할머니가 준모를 등에 업자 지우가 그 모습을 빤히 쳐다보고는 자기도 업어달라고 하였습니다.
조부모 등에 나누어 업힌 오누이는 서로 상대방 얼굴을 쳐다보며 싱글벙글 웃었습니다.
조부모도 손주들과 예정에 없던 저녁 번개 만남을 하며 싱글벙글하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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