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민이의 하늘정원 꽃구경
(2021.9.11.)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소민이가 “할아버지~” 부르며 뛰어나와 덥석 안겼습니다. 요즘 자주 만나니 정도 더 들고 격의 없게 느껴지나 봅니다. 본인의 귀여운 행동으로 더 많은 사랑을 받는 것 같습니다. 손을 직접 씻기고 준비해 둔 스티커를 선물이라며 전하자 활짝 웃으며 좋아했습니다. “악수 해야지.”했더니 손을 내밀어 자연스럽게 응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포장을 풀고 롤에서 스티커를 뜯어내 책에 붙이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엔 자기의 동영상이 저장된 할애비 스마트 폰에 관심이 많았는데, 요즘은 선물 받는 것을 무척 좋아합니다. 자라면서 성향이나 좋아하는 대상이 변하니 할애비가 그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면, 인기는 사라져 버리겠지요.
계단에 공 던지기 놀이를 하다가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소민이는 음식에 입맛이 당기지 않는 듯 물만 반복해 마셨습니다. “밥을 많이 먹어야 많이 놀 수 있는데, 적게 먹는 걸 보니 많이 놀고 쉽지 않은 모양이지.”했더니, 소민이가 서둘러 음식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잘 먹으려나 생각했지만, 한입에 음식을 너무 많이 넣은 듯 결국 뱉어내고 말았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2층 컴퓨터방에 올라갔습니다. 소민이가 자동차를 타려다 곰인형이 생각난 듯 ‘곰돌이~’하며 찾았습니다. 평소 인형을 책꽂이에 올려두는데 어디에 치웠나 봅니다. 아빠가 인형을 찾아와 건네주자, “곰돌이 찾아줘서 감사합니다~”하고 인사를 했습니다. 지난번엔 할머니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더니... 어린 손주가 존칭을 쓰며 감사인사를 하는 모습이 기특해 보였습니다.
소민이가 하늘정원에 나가 꽃에 호기심을 나타냈습니다. 여름철엔 관심이 온통 물놀이에 집중됐는데, 더위가 물러가니 관심 대상도 바뀌었나 봅니다. 할애비와 정원 이곳저곳을 다니며 꽃구경을 하다가 관심이 가는 꽃 앞에 발걸음을 멈췄습니다. 풍선초 열매가 조롱조롱 방울처럼 매달려 있는 모습이 신기한 듯 한참 바라보더니 살짝 만져보았습니다. 그러다가 장난기가 발동하여 열매를 꽉 쥐어버리자 힘없이 쭈그러들었습니다. 소민이는 열매가 쭈그러든 모양을 보고 잘못했다는 것을 느끼는 듯 할애비를 보고 어색한 웃음을 지었습니다. 붉게 핀 ‘사피니아’와 하얀 설악초를 만지며 장난을 칠 때도 나를 힐끗힐끗 쳐다봤습니다. 꽃을 훼손하면 할애비가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 듯했습니다.
소민이는 곰돌이를 곁에 두고 스티커 붙이는 놀이에 열중했습니다. 자기 손에 스티커를 붙이더니 조부모 손등에도 붙여줬습니다. 곰돌이에게도 스티커를 붙이려는 걸 인형에 붙이면 더러워진다며 만류했습니다. 소민이가 소파에 앉아 ‘핑크퐁’을 보고 있을 때 엄마가 춤추라고 했습니다. 피곤한 듯 보였지만 선뜻 응해 거실에 내려섰습니다. 춤을 추려다 말고 바닥에 매트를 깔아 달라고 했습니다. 소음이 염려되는 모양입니다. 바닥에 보료를 깔아주자, 팔짝팔짝 뛰며 신나게 춤을 추었답니다. 엄마가 집에 가자고 하니, 소민인 조금 있다가 가겠다고 했습니다. 엄마가 “지금 가면 요구르트 줄 게.” 하자, 소민이가 “좋아!”하며 벌떡 일어났습니다. 다 큰 아이가 엄마와 타협하며 행동하는 모습처럼 느껴졌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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